[맛있는 영화] 어둠의 여인, 현실의 공포를 마주하다.
Good – 낯선 공포물을 좋아하는 사람
Bad – 이국적인 영화가 싫은 사람
평점 - ★★★☆ (7점)
공포 영화를 매우 싫어하는 편인데 [어둠의 여인]을 본 이유는 이란의 현실을 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사실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보다 훨씬 더 개방이 되어있던 사회. 모든 여성들이 자유롭던 그 나라가 이렇게 된 것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으니까요. 우리보다 훨씬 더 빠르게 서구의 문명을 받아들이고 그 자유를 느끼던 나라는 지금 그 어디에서도 그 모습을 살필 수 없을 정도로 어두워졌습니다. 여성은 더 이상 자유를 갖지 못하고, 그 시절 자유를 꿈꾸던 이들에게는 모두 다 차별적인 시선만이 존재하게 된 상황이죠. 이러한 상황에서 홀로 어린 딸을 지켜야 하는 여성이 나오는 영화라니 정말 궁금했습니다. 영화에서는 여성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존재하는 이란의 현실을 그려줍니다. 이라크와의 오랜 전쟁으로 인해서 모든 것을 잃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지금. 그리고 그 안에서도 사람들이 불안을 느끼면서도 쉬이 떠날 수 없는 현실 같은 것이 고스란히 그려져 있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약간 신경질적인 모녀의 모습을 보는 것이 답답하고 화가 나기는 하지만 그보다 더 이란의 적나라한 모습이 그려져서 좋았습니다. 우리에게 낯설지만 알아야 하는 나라 이란이 고스란히 그려지는 영화였습니다.
여성은 머리에 천을 두르지 않고 나가면 안 되는 현실 같은 것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어서 좋았습니다. 전쟁의 한 복판에서는 누구나 다 힘든 생활을 하겠지만, 그 중에서도 여성이 느끼는 억압 같은 것은 훨씬 더 큰 편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많은 것을 놓칠 수밖에 없을 거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그 많은 것들을 희생해야 할 테니까요. 특히나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 맞서 싸우다가 한 순간 그 모든 것을 잃어버린 주인공과 같은 입장의 여성이라면 더 억압이 되었겠죠. 영화의 전반부는 이런 이란의 현실을 보여주는데 집중하는 느낌입니다. 이란에 대해서 최대한 덤덤하게. 그리고 적나라하게 이야기를 한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리고 나머지 절반에 있어서는 이 영화가 도대체 왜 공포 영화인지를 말해주는데 할애하게 됩니다. 생각보다 그 공포의 수위가 높았거든요. 뭔가 계속 불안한 느낌을 선사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 이 묘한 불안 같은 것이 정말 영화를 공포스럽게 만들었거든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인지 쉽게 그려내지 않는 것이 영화를 더욱 무섭게 만드는 부분이었습니다. 영화는 너무나도 불친절했으며 그 어디에서도 관객들에게 그 상황에 대해서 설명을 한다거나 또렷하게 말을 하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느껴지는 공포. 그리고 무엇이 나올지 모르는 상황은 너무나도 공포스럽습니다.
특히나 신경질적인 주인공의 모습이 영화를 더욱 공포스럽게 만듭니다. 영화는 미리 어떤 것을 설정한 채로 관객이 그것을 두렵게 만들도록 만듭니다. 그리고 영화가 진행이 되면 될수록 더 많은 공포를 선사하면서 관객에게 쉽사리 그것을 빠져나오게 하지 않습니다.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떠나는 아파트. 그리고 그곳에 남아야만 하는 모녀는 점점 더 공포스러운 상황과 조우하게 됩니다. 어떤 존재. 그리고 그 존재에 대해서 이야기해준 이웃들은 더 큰 공포를 만들어내죠. 우리와 낯선 나라. 그래서 우리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나라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것. 그 모든 것이 어우러지기에 이란이라는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나라에서 벌어지는 공포인 데도 그리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은 채로 볼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영화 안에 담겨 있는 그 공포들. 그리고 거기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배우들의 연기도 너무 좋았고요. 특히나 어떤 공간에 갇힌 채로 빠져 나와야만 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진지한 시선으로. 그리고 공포스러운 시선으로 만들어냈다는 것. 그 분위기를 굉장히 짙게 표현했다는 것이 너무나도 좋았습니다. 이 낯선 영화는 공포를 보지 못한 관객까지도 푹 빠지게 만듭니다. 남성에 의해서 구원되지 않는, 이란의 현실을 반영한 공포 [어둠의 여인]이었습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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