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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영화] 차일드 44, 원작을 그대로 살린 영화

권정선재 2016. 7. 13. 17:05

[맛있는 영화] 차일드 44, 원작을 그대로 살린 영화

 

Good - [차일드 44]를 재밌게 읽은 사람

Bad 아이를 대상으로 한 사건은 생각도 싫은 사람

평점 - ★★★★ (8)

 

동명의 소설을 영화로 옮긴 [차일드 44]는 잔혹하고 무거운 당시의 소련 분위기를 고스란히 살린 영화입니다. 아무래도 소설을 영화로 옮긴 만큼 많은 부분이 축약되기는 합니다. 다만 소설보다 그 분위기를 사실적으로 그려낼 수 있는 것은 분명한 강점입니다. 이렇게 잔혹한 것이었나? 싶을 정도로 러시아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그리거든요. 그리고 소설에서 지나칠 정도로 잔혹하게 묘사가 되었던 아이에 대한 살인 같은 것은 그리 세밀하게 표현하지는 않습니다. 아무리 영화라고 하더라도 그렇게 불편한 것을 사실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에 대해서 어떤 불편함 같은 것을 가질 수밖에 없기에 그런 거겠죠. 이런 무거움을 갖고 있는 영화이기는 한데 꽤나 매력적으로 볼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가 말로는 할 수는 없지만 모두 다 알고 있던 바로 그 시대를 표현하고자 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모두가 침묵을 해야만 했던 그 어두운 냉전 시대. 지금도 그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그때보다 나아진 지금이 되어서야 말을 할 수 있었던 시기를 스릴러의 형식을 지닌 채로 표현해냅니다. 인물 구조 같은 것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보니 영화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소설에 비해서 다소 급하게 이야기가 진행이 되는 것 같기는 하지만 그 덕분에 몰입도를 놓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소설 역시 잘 쓰인 소설이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너무 방대한 이야기에 다양한 인물들이 나오다 보니까 살짝 붕 떠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영화에서는 그런 아쉬움을 느끼지 않고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소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들을 고스란히 묘사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살인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 간단히 넘어갔다는 느낌. 당시 소련이 어떤 식으로 그것들을 해결을 했는지. 왜 연쇄 살인에 대해서 침묵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보여주는 것은 좋았지만 그래도 그것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더라면 더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더 빠르게 이야기가 진행이 되는 통에 한 순간에도 지루하지 않게 몰입하면서 볼 수 있는 영화가 되었습니다. 그 잔혹함 안에서 사람들이 무엇을 숨기려고 하는 것인지. 그리고 국가를 위한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생각인 것인지. 나의 정의라는 것이 다른 누군가에게 아픔을 주고 누군가를 탄압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것 등의 이야기는 더욱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부분이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꽤나 무거운 감정을 느꼈습니다.

 

톰 하디는 정부 요원 레오역을 맡았습니다. 자신이 하는 일이 정의라고 믿는 인물인데요. 그러면서도 개인의 고뇌 같은 것이 같이 존재하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아내가 배신자로 낙인이 찍히면서 그녀를 지키기 위해서 달아나고자 하는데요. 자신이 처하고 나서야 자신이 하던 일들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그리고 자신으로 인해서 얼마나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다쳐야만 했던 것인지를 알게 되는 인물입니다. 어떻게 보면 아무런 죄가 없는 사람인 것 같기는 하지만 국가가 시킨다는 이유로 그 말도 안 되는 짓을 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괴물이라는 점에서 무조건 그를 동정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가 누군가가 죽기를 바라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어쩔 수 없는 어떤 상황 같은 것이 있었다는 점에서 무조건 그의 탓을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영화는 레오가 천천히 변화하면서 연쇄 살인의 범죄자를 쫓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요. ‘레오의 이런 변화를 미리 알아차릴 수 있는 것은 초반에 아이를 죽이려는 동료를 말리는 장면을 유심히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는 성인에 대해서 국가의 명을 듣는 것은 크게 개의치 않지만 그게 아이가 된다면 꽤나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죠. 톰 하디특유의 연기력이 꽤나 돋보이는 캐릭터였습니다.

 

상상도 하기 싫은 잔혹한 살인, 그리고 그 당시 소련의 분위기 같은 것이 어우러지면서 [차일드 44]는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이 영화가 말하는 분위기는 단순히 어떤 여화에서 나오는 분위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알고 있지만 애써 외면하는 분위기이기도 합니다. 그 당시에 국가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던 폭력. 그리고 그 잔혹함. 그러나 우리가 외면을 하던 그 모든 것들을 말이죠. 소련의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비단 소련의 이야기라고만 생각을 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과거에 이와 비슷한 일들이 많이 있었으니까요. 당시 소련의 분위기 같은 것을 보여주면서, 소설에서 조금 더 집중이 되던 살인 같은 것은 그다지 비중이 크지 않으니 소설이 불편하셨던 분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소설에서 가장 주요하게 작용했던 반전 같은 것이 영화에서는 그렇게 선명하게 그려지지 않는 것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그 부분이 제대로 그려져야 영화를 더욱 제대로 이해하면서 모든 인물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을 텐데 말이죠. 얼음처럼 차가운 영화입니다. 화면도 매우 어두운 편이고 그를 표현하는 방식. 인물들의 대화도 다정하지 않습니다. 보는 동안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무거운 영화 [차일드 44]였습니다.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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