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수다] 당신은 알고 있습니까? [죽여주는 여자]
단순히 예고편만 보고 박카스 아줌마가 살인을 하는 영화라고 생각했던 [죽여주는 여자]는 너무나도 많은 사회적 의미가 있어서 놀랐다. 이토록 풍성한 사회에 대한 이야기라니. [죽여주는 여자] 안에는 성매매 여성, 노인 문제, 혼혈아 문제, 외국인 노동자 문제, 여기에 장애인, 성소수자 이야기까지. 정말 많은 이야기가 한 영화에 모두 몰려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평범하다.
[죽여주는 여자]가 가장 특별한 이유는 이 모든 문제를 특별하게 바라보지 않기 때문일 거다. 영화에서 그려지는 소수자의 문제에 대해서 이상한 사람들이라거나, 적은 수의 무언가로 그리지 않는다. 영화 속에서 ‘윤여정’이 연기한 ‘윤소정’이 ‘민호’를 찾기 위해서 동분서주할 때 세탁소 아저씨의 말이 영화의 가장 큰 의미일 거다. ‘그런 애가 한둘이야?’ 특별하지 않은 거. 평범하다.
너무나도 평범한 사람들처럼 그 모든 문제를 다루는 방법이 독특하게 그려지는데 이게 전혀 이상하게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가 그 동안 이런 사람들의 문제에 대해서 다루지 않았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또 어떻게 이렇게 착할 수가 있는 건지 궁금할 정도로 선하게 행동하는데, 삶의 가장 약한 위치의 사람들의 선함은 뭔가 묘하게 다가오는 지점이 있다. 너무나도 순수하니까.
가장 약한 존재들을 보듬는 존재인 ‘윤소영’을 ‘윤여정’ 배우가 연기했기에 이 영화가 더욱 풍성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만일 그녀가 아니었더라면 이 역할이 이렇게 이해가 갈 수 있었을까 싶은데, 모든 약자들의 마음을 다 이해하는 그녀는 뭔가 특이한 지점이 있다. 도대체 왜 그렇게 착하기만 한 걸까? 싶은 캐릭터는 노인의 성과 삶을 구원하고 약자들까지 구원한다. 너무 약하면서.
영화는 꽤나 긴 러닝 타임을 알차게 채우면서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들을 모두 건드린다. 특히나 조계사 장면에서 얼핏 지나가는 한상균 위원장의 문제라거나, 백남기 어르신 사건 같은 것까지 보여주면서 감독이 사회를 위해서 이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 같다. 우리가 쉽게 볼 수 없지만 우리 속에 늘 있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로 만든 [죽여주는 여자]. 꽤 괜찮은 영화다.
영화 보는 남자 권 군 ksjdoway@naver.com
영화와 수다 http://blog.naver.com/ksjdoway/
'☆ 문화 > 영화와 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정우’는 먹방을 찍어도 사랑스럽다. (0) | 2016.11.28 |
---|---|
[영화와 수다] 1등이 아니어도 괜찮아. [걷기왕] (0) | 2016.10.21 |
[영화와 수다] 설리 허드슨 강의 기적, 누나는 뭐 했어요? (0) | 2016.10.14 |
[영화와 수다] 아수라장이라서 [아수라] 맞죠? (0) | 2016.10.06 |
[영화와 수다] 우디 앨런 표 주말 드라마 [카페 소사이어티] (0) | 2016.10.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