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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수다] 당신은 알고 있습니까? [죽여주는 여자]

권정선재 2016. 10. 14. 23:47

[영화와 수다] 당신은 알고 있습니까? [죽여주는 여자]

 

단순히 예고편만 보고 박카스 아줌마가 살인을 하는 영화라고 생각했던 [죽여주는 여자]는 너무나도 많은 사회적 의미가 있어서 놀랐다. 이토록 풍성한 사회에 대한 이야기라니. [죽여주는 여자] 안에는 성매매 여성, 노인 문제, 혼혈아 문제, 외국인 노동자 문제, 여기에 장애인, 성소수자 이야기까지. 정말 많은 이야기가 한 영화에 모두 몰려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평범하다.

 

[죽여주는 여자]가 가장 특별한 이유는 이 모든 문제를 특별하게 바라보지 않기 때문일 거다. 영화에서 그려지는 소수자의 문제에 대해서 이상한 사람들이라거나, 적은 수의 무언가로 그리지 않는다. 영화 속에서 윤여정이 연기한 윤소정민호를 찾기 위해서 동분서주할 때 세탁소 아저씨의 말이 영화의 가장 큰 의미일 거다. ‘그런 애가 한둘이야?’ 특별하지 않은 거. 평범하다.

 

너무나도 평범한 사람들처럼 그 모든 문제를 다루는 방법이 독특하게 그려지는데 이게 전혀 이상하게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가 그 동안 이런 사람들의 문제에 대해서 다루지 않았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또 어떻게 이렇게 착할 수가 있는 건지 궁금할 정도로 선하게 행동하는데, 삶의 가장 약한 위치의 사람들의 선함은 뭔가 묘하게 다가오는 지점이 있다. 너무나도 순수하니까.

 

가장 약한 존재들을 보듬는 존재인 윤소영윤여정배우가 연기했기에 이 영화가 더욱 풍성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만일 그녀가 아니었더라면 이 역할이 이렇게 이해가 갈 수 있었을까 싶은데, 모든 약자들의 마음을 다 이해하는 그녀는 뭔가 특이한 지점이 있다. 도대체 왜 그렇게 착하기만 한 걸까? 싶은 캐릭터는 노인의 성과 삶을 구원하고 약자들까지 구원한다. 너무 약하면서.

 

영화는 꽤나 긴 러닝 타임을 알차게 채우면서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들을 모두 건드린다. 특히나 조계사 장면에서 얼핏 지나가는 한상균 위원장의 문제라거나, 백남기 어르신 사건 같은 것까지 보여주면서 감독이 사회를 위해서 이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 같다. 우리가 쉽게 볼 수 없지만 우리 속에 늘 있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로 만든 [죽여주는 여자]. 꽤 괜찮은 영화다.

 

영화 보는 남자 권 군 ksjdow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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