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3n살의 시선

[이십대의 눈] 누가 총리를 할지 중요한 게 아니다.

권정선재 2016. 11. 11. 11:21

[이십대의 눈] 누가 총리를 할지 중요한 게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서 합의한 후 총리를 추천하라는 말을 한 이후 주변에서도 뭔가 이상한 말이 들린다. 그래서 총리를 누가 하면 좋겠느냐고. 김종인 씨야 이름만 민주당이었지 하는 행동은 새누리당과 다름이 없었으니 안 되는 거고, 손학규는 이미 은퇴한 사람이고 기회만 엿보는데 뭐가 되겠느냐. 그렇다고 유시민을 세울 수도 없고 누가 좋겠느냐. 이런 말. 이게 과연 지금 중요한 것일까 싶다.

정말 중요한 것은 박근헤 대통령이 총리에게 어떤 권한을 줄지. 그리고 뭘 얼마나 내려놓을지가 중요한 거다. 그리고 대통령이 총리에게 그 권한을 주는 것과 동시에 자신이 내려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아직도 박근헤 대통령은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내려올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그녀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권력이 오직 자신만 쓸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일부에서 생각을 하는 것처럼 그녀는 정말 자신이 여왕이라도 되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것은 나의 나라이고 국민들은 그녀의 백성이라는 생각 같은 거.


나는 그녀를 찍지 않았고 그녀를 좋아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기대 같은 것이 그래도 있었다. 적어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비해서 당을 장악하는 힘은 더 강할 거라고. 그렇다면 자신이 바라는 일을 옳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게 반대하는 사람들과 뜻이 다르기는 하지만 그래도 한 방향으로 갈 거라고. 하지만 지금 박근혜 대통령은 전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하루는 통일 대박이라고 했다가는 다음날 개성공단을 닫는 이런 식이니까. 그런데 이 모든 게 최순실이었다니. 대한민국 대통령이 마리오네뜨라는 것은 참 무서운 일이다.


지금도 박근헤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율이 얼마나 낮은 것인지 실감하지 못하는 거 같다. 최저 지지율 5%를 찍은 후 다시 12%까지 반등을 했으니 그래도 뭐가 달라졌을 거라고 믿는 모양이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은행 같은 곳에 설치된 텔레비전을 통해서 방송을 보는 어르신들을 보면 그런 게 아니었다. 단지 그녀가 불쌍할 따름이었다. 하지만 그네들도 이미 박근혜를 지지하지는 않는다. 그저 지금의 그림에서 그녀는 동정을 받는 것 뿐이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대통령으로 존중을 받는 것이 아니라 동정을 받는다면. 가여워서 지지를 받는다면 그것 또한 문제가 아닌가? 자신이 잘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너무 부족해서. 못나서 지지를 받는 것인데 말이다.


지금이라도 대통령이 자신의 자리를 내려놓을 수 있기를 바란다. 적어도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라는 이름을 가진 채로, 여성들의 대표라는 것을 하나도 하지 않은 그녀가 여성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은 올바르게 물러난 대통령이라는 것 정도일 거다. 적어도 이 정도로 망쳤더라면 수많은 멍청한 남성 대통령과 다르게 스스로 수습할 수 있는 것은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 그녀를 지지한 51.6%의 사람들에게. 그녀에게서 무엇을 보았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박근혜 대통령을 찍은 사람들은 지금 이런 상황을 전혀 생각한 것이 아니니까. 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중요한 것은 총리를 누구를 뽑을까가 우선이 아니다. 책임 총리는 이제 전혀 중요하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이 물러나지 않는 이상 그건 모두 다 같은 상황의 연속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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