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장. 낯선 곳에서
“뭐가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는데 확실히 섬의 이쪽은 우리가 있는 곳과 다른 거 같아요.”
“그러게요.”
지아의 말에 윤태는 입을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 바닥에서 나는 것이나 열매들도 달랐다. 신기했다.
“애초에 섬이 하나가 아닌 거 같아요.”
“맞네.”
지아는 손뼉을 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두 개네.”
“네?”
“섬이 다른 게 두 개가 생긴 거죠.”
“그럴 리가요.”
“그럴 수 있죠.”
윤한이 웃으면서 넘기려고 하자 지아는 그를 붙들고 고개를 저었다.
“대충 뉴질랜드만 봐도 북섬하고 남섬이 생긴 이유가 다르거든요. 그럴 수가 있는 거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어요?”
“아니.”
지아가 이렇게 칭찬을 하자 윤한은 어색하게 웃었다. 지아가 칭찬을 하자 괜히 부끄러운 그였다.
“그렇게 보지 말래요?”
“뭐라고요?”
“설레서 키스하고 싶으니까.”
윤태의 말에 지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손을 뗐다.
“하여간 이상한 사람이야.”
“솔직한 거죠.”
“솔직은.”
지아는 그런 윤태를 밀치고 앞섰다.
“같이 가요.”
윤태는 씩 웃음녀서 그런 지아의 뒤를 따랐다.
“한국에 가면 뭐 할 거예요?”
“기자가 할 일이 뭐가 있어요?”
“기자는 주 5일인가?”
윤태의 농에 지아는 미간을 찌푸렸다.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건데요?”
“데이트할 시간이 있나 싶어서요.”
“그쪽이랑은 안 해요.”
“하자는 소리 안 했는데?”
윤태의 능청스러운 대답에 지아는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윤태를 향해 단호히 검지를 들었따.
“안 그래도 이윤태 씨는 남자로 전혀 안 보였는데 지금 보니까 정말 그렇게 느끼면 안 되겠네요.”
“왜요?”
“사람이 너무 가벼우니까.”
“그게 매력이죠.”
“빨리 와요. 섬의 저편과 배를 타고만 움직이는 것은 싫으니까.”
원래 있던 쪽은 계곡의 위로 가기에는 덤불이 너무 무성했다. 하지만 이쪽에서 보니 그 무성한 곳만 조금 지나면 그리 무성하지 않은 곳이었다. 그리고 섬의 뒤편이 이어진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GPS에는 어떻게 떠요?”
“그냥 땅으로 뜨죠.”
“그렇겠네요.”
윤태의 말에 지아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져 있어야 하는데.”
지아의 간절함에 윤태는 입을 다물고 어색하게 웃었다.
“대단한 거 알아요?”
“뭐가요?”
“열정적이야.”
지아는 코웃음을 쳤다.
“뭐래?”
=================
“조금 위험하기는 해도 가능할 거 같죠?”
“그러게요.”
계곡까지 내려갈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물은 언덕 위에서부터 흐르고 있었는데 그렇게 많은 양이 아니었다.
“그날은 물이 왜 그렇게 불어난 거죠?”
“그러게요. 민물이었는데.”
비가 오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물이 많이 흐른 것은 의문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탐험을 그만 둘 이유도 없었다. 지아는 조심스럽게 계곡 아래로 내려갔다. 그리고 원래 있던 쪽 벽에서 물이 흐르는 계곡을 밟고 올라갔다.
“가능한 거죠?”
“네. 가능해요.”
내일 다시 탐험하면 될 거 같았다.
“왜 오고 그래요?”
“위험하니까 그러죠.”
윤태가 내려오자 지아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위험하게.”
“위험해도요. 어? 내 걱정한 거죠?”
“누가요?”
“지금.”
“아니에요.”
윤태가 뒤를 따르자 지아는 재빨리 계곡을 올랐다.
“걱정한 거 맞는 거 같은데!”
“아니라고요!”
지아의 대답에 윤태는 씩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하여간 귀여운 사람이라니까.”
“뭐라고?”
“아니에요.”
윤태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얼른 와.”
“알겠습니다.”
윤태는 지아의 뒷모습을 보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이런 식으로 같이 걸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
“두 사람은 또 어디에 간 거죠?”
“뭐 나름의 일이 있겠죠?”
기쁨의 물음에 지웅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대충 넘기려고 했다. 하지만 기쁨은 꽤나 단호했다.
“그런 게 아니잖아요.”
“네? 그게 무슨?”
“뭔가가 더 있는 거죠?”
“아니요.”
지웅은 헛기침을 하고 고개를 저었다.
“그러니까.”
“왜 사실대로 말하지 않는 거죠?”
“그게.”
지웅은 어색하게 웃었다. 이런 지웅의 반응에 기쁨은 더욱 단호한 표정을 지으며 지웅을 쳐다봤다.
“또 뭔가가 있는 거죠?”
“그러니까. 그게 말이죠.”
지웅은 어색하게 웃으면서 돌리려고 했지만 기쁨은 단호했다. 그녀 나름대로 생각이 있는 모양이었다.
“있기는 한 거네요. 지금 사무장님이 정확히 어떻게 말씀을 해주시지 않는 것을 보니까 말이에요.”
“있기는 하죠.”
지웅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기쁨은 입을 꾹 다물고 머리를 뒤로 넘기고 고개를 흔들었다.
“그런데 왜 숨기는 거죠?”
“그게.”
지웅은 쉬이 할 말을 찾지 못한 채 한숨을 토해냈다.
“마냥 쉽게만 말을 할 수는 없는 거니까요. 나름의 이유 같은 것이 있다고. 뭐 그래야 하니까요.”
“그래도 이건 아니죠. 다 같이 비밀을 공유하고 같이 살아남기로 했다고 했잖아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데요?”
지웅은 한숨을 토해내고 머리를 긁적였다.
“가능하면 모든 것을 다 공유하고 싶지만 때로는 무조건 모든 것을 공유하는 것이 좋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들이 이 섬에 있는 이상 가능하면 공유해야 하는 거잖아요. 그래야지 살아남는 거죠.”
“그렇죠.”
기쁨의 말에 지웅은 한숨을 토해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어떻게 하실 거예요?”
“말해야죠.”
“다른 사람들에게요?”
“네.”
지웅은 미소를 지으며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한기쁨 씨가 눈치를 챈 거면 다른 사람들도 이미 다 눈치를 챘을 테니까요. 뭐가 해결을 해야죠.”
========================
“그러니까 두 사람은 탐험을 간 거네요.”
“그렇죠.”
지웅은 어색한 미소를 지은 채로 사람들을 둘러봤다. 그리 많지도 않은 사람들이었지만 이들과의 대화는 늘 쉽지 않았다. 그리고 지웅의 대답과 동시에 소란이 일어나니 더욱 불편한 마음이었다.
“죄송합니다.”
지웅은 곧바로 허리를 숙였다.
“지금 이게 죄송하다고 될 일이 아니잖아요!”
시안은 곧바로 발끈하고 나섰다.
“아니 그렇게 비밀이 없자고 하더니 도대체 왜 이렇게 비밀이 많은 거야? 도대체 뭘 그렇게 숨기고 있는 거예요?”
“숨기는 게 아닙니다.”
“숨기는 거지 그게 아니면 뭐예요?”
“라시안 그만해.”
시인이 말리자 시안은 곧바로 그녀를 노려봤다.
“언니. 지금 이 상황에서도 지금 이 사람 편을 드는 거야? 그건 아니잖아. 뭐 정보 공유를 다 하자고 했잖아. 아무 것도 숨기지 말자고 했잖아. 그런 사람들이 지금 너무 많이 숨기고 있는 거 아니야?”
“맞습니다.”
지웅은 미소를 지으며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어 다시 한 번 어색하게 웃었다. 자신의 실수였다.
“이런 문제가 생길 줄은 몰랐습니다. 그저 그곳에서 아무 것도 발견하지 못했을 때 어떻게 생각을 하실까. 그것을 우선으로 했습니다. 그래서 더 정확하기 저에 말을 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잠깐.”
기쁨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손을 들었다.
“이틀 연속 갔잖아요.”
“그렇습니다.”
“그 얘기는?”
“네.”
지웅은 묘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두 사람이 오늘 다시 와봐야 정확한 것은 알 수 있지만 적어도 저쪽을 가서 뭔가를 발견한 것은 사실입니다. 이 근처에 다른 섬이 있을 수도 있을 거 같아서. 그래서 다시 간 겁니다.”
“왜 두 사람이 간 거죠?”
“두 사람이 가는 게 가장 쉬우니까요.”
“쉽다뇨?”
“다녀와봤으니까요.”
지웅의 말에 시안은 입을 내밀고 더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지웅은 모든 사람을 둘러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하지만 더 정확한 것이 확실해지기 전에는 아무 말씀도 드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
“저도 갈게요.”
“아니.”
재율의 말에 지웅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너무 위험해.”
“형. 이 섬에서 지금 나가고 싶은 사람은 저에요. 다른 사람도 아니고 형은 알 거 아니에요.”
“알아. 아는데.”
“그러니까요.”
재율을 대충 달래려고 하던 지웅은 아랫입술을 물었다. 그리고 한숨을 토해내고 고개를 흔들었다.
“왜 그러는 거야?”
“형.”
“안 그래도 지금 여러 문제가 생기고 있는 거 알고 있잖아. 지금 이 상황에서 너까지 그러면 어쩌라고?”
“저도 나름 고민을 하고 있어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을 해도 그게 맞는 거 같아요. 그냥 이 섬에서 기다리면서 누가 구해주기를 바라는 건 아닌 거 같아요. 나 스스로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죠.”
“그렇지.”
지웅은 크게 심호흡을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두 사람이 오면 뭔가 밝혀지겠지.”
“확실했으면 좋겠어요.”
재율은 조심스럽게 지웅을 보고 어색하게 웃었다. 지웅도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 소설 완결 > 어쩌다 우리[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로맨스 소설] 어쩌다 우리 [53장. 섬의 모든 것 2] (0) | 2017.03.20 |
---|---|
[로맨스 소설] 어쩌다 우리 [52장. 섬의 모든 것 1] (0) | 2017.03.20 |
[로맨스 소설] 어쩌다 우리 [50장. 그래서 당신 2] (0) | 2017.03.16 |
[로맨스 소설] 어쩌다 우리 [49장. 그래서 당신 1] (0) | 2017.03.15 |
[로맨스 소설] 어쩌다 우리 [48장. 달빛 아래 나란히 2] (0) | 2017.03.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