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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소설] 어쩌다 우리 [57장. 새로운 탐험 3]

권정선재 2017. 3. 22. 07:00

57. 새로운 탐험 3

올무네요.”

그렇죠.”

 

재율은 덤덤한 표정을 지으며 올무를 만졌다.

 

오래 되지 않았네요.”

그렇죠?”

. 누군가가 이 섬에 살지는 않더라도 주기적으로 이 섬으로 온다. 뭐 그런 의미 정도는 되겠네요.”

누가 그걸 모르나.”

 

윤한이 빈정거리자 지아는 그를 노려봤다. 지아가 자신을 노려보자 윤한은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내 말은 그게 아니라.”

너무 그러지 마. 아무튼 여기에 올무가 있다는 이야기는 큰 짐승이 있을 수도 있다는 이야죠.”

우리일 수도 있죠.”

? 그게 무슨?”

 

재율의 말에 지아는 미간을 모았다. 그냥 별 것 아닌 말이라고 생각을 하려고 했지만 그럴 수도 있는 거였다.

 

그러네요.”

뭐가?”

 

지아의 반응에 윤한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누나 뭐야?”

뭐가?”

아니 고작 이런 걸 가지고 그런 생각을 하는 건 너무 우스운 거잖아. 말도 안 되는 거지. 안 그래?”

왜 말이 안 되는 건데?”

그러니까.”

 

지아가 반문하자 윤한은 답이 궁해졌다. 왜 그렇게 생각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건 모르지.”

그러니까.”

 

지아는 미소를 지으며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왜 모르는 걸 가지고 그렇게 대답을 해.”

누나.”

일단 우리는 여기에서 올무를 발견했어. 그리고 이 근처에 동물의 변 같은 것을 발견하지도 않았어.”

멧돼지가 긁은 흔적도 보이지 않아요.”

그런 것도 알아요?”

 

일단 이 길이 멧돼지 같은 짐승이 다니는 길이니까 올무를 설치를 한 거잖아요. 그런데 일단 이 근처의 나무에는 아무런 표식이 없어요.”

 

재율은 나무를 만지작거리며 미간을 모았다.

 

그 말은 일단 이 근처는 짐승이 다니는 길이 아닌데 그것을 설치했다는 이야기죠. 뭐 전에는 짐승이 살았으니까. 혹시라도 그 짐승이 다시 나타나기를 바라고 올무를 설치했을 수도 있는 거고요.”

그렇겠죠.”

 

시우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설마 우리를 잡으려고.”

그래요.”

 

윤태도 미소를 지으며 끼어들었다.

 

이건 일단 가지고 가죠.”

 

윤태는 도끼로 올무를 끊어서 가방에 넣었다. 지아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머리를 뒤로 넘겼다.

 

일단 더 올라가보죠.”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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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보이지 않네요.”

그러게요.”

 

확실히 다른 경계로 와도 마찬가지였다. 짙은 해무는 섬의 바깥에 뭐가 있는지 알려주지 않았다.

 

배로 가지 않으면 알 수가 없을 거 같아요.”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을 가지고는 방향도 제대로 알 수도 없고. GPS만 가지고는 애매하니까.”

그래도 가야죠.”

이안류.”

 

윤한의 말에 재율은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그거 쉽지 않을 거예요. 두 분이 굳이 바다로 올 수 있는 쉬운 방법을 두고 저 계곡을 내려온 이유는 이안류가 심해서 그런 거 아니었어요?”

맞아요.”

 

지아는 순순히 인정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있는 해변에서는 그렇게 심한 정도는 아닌데 이상하게 섬의 옆으로 오면 그게 더 심하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러니까 우리가 뭘 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으니까. 그나마 확실한 것은 이쪽으로 올 수 있다는 것 정도죠.”

그렇군요.”

 

윤한은 입을 내밀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윤태는 주위를 둘러보더니 바닷가로 뻗은 나무에 오르기 시작했다.

 

뭐 하는 거예요?”

올라가려고요.”

이윤태 씨!”

 

지아가 새된 비명을 질렀다.

 

위험해요.”

이 정도 높이는 위험하지 않아요.”

 

윤태는 별 것 아니라고 말을 하며 더 높이 올라갔다. 그리고 눈을 가늘게 뜨고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저었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아요.”

여기.”

 

재율이 지아의 손에서 GPS를 가져가서 윤태에게 건넸다. 두 남자가 나무에 오르자 비스듬히 자란 나무는 살짝 쳐지는 모양새였다.

 

둘 다 와요!”

 

지아는 놀라서 입을 가렸다.

 

뭐 하는 거야?”

괜찮습니다.”

 

윤태는 조금 더 높은 곳으로 향했다. 이제 나무는 확실히 누가 보더라도 허리를 숙이는 모양새였다.

 

미쳤어.”

 

지아는 발을 동동 굴렀다. 윤태는 GPS를 팔을 쭉 뻗었다. 그리고 혀로 입술을 적시며 고개를 끄덕였다.

 

적어도 크기는 하네요.”

알았으니까 내려와!”

 

지아가 고함을 지르자 두 남자는 당황하며 뒤를 돌아봤다. 그리고 천천히 나무에서 내려왔다. 윤태가 지아에게 오기가 무섭게 지아는 있는 힘을 다해서 윤태의 뺨을 때렸다. 커다란 소리가 울렸다.

 

강지아 씨.”

미쳤어.”

미안합니다.”

정말 미쳤어.”

 

지아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그러다가 죽으면 어떻게 하려고?”

죽는 거죠.”

이봐요.”

죽지 않아요.”

 

지아를 달래면서 윤태는 미소를 짓고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살짝 무릎을 굽혀서 지아의 눈을 쳐다봤다.

 

그렇게 놀랐어요?”

아니요.”

아니긴.”

 

지아는 침을 꿀꺽 삼켰다.

 

어떻게 안 놀라요.”

미안해요.”

 

윤태는 지아를 품에 꼭 안았다.

 

정말 다시는 그러지 마요. 이윤태 씨가 내 눈앞에서 죽는 거. 나는 그거 진짜 보고 싶지 않으니까.”

알았습니다.”

 

윤태는 밝은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아는 아니라고 하면서도 그가 신경이 쓰이는 모양이었다.

 

그래도 이거 기분이 좋네요.”

무슨 기분이 좋아요?”

강지아 씨가 나를 신경을 쓴다는 거니까.”

 

윤태의 말에 지아는 그를 노려보고 가볍게 정강이를 발로 찼다. 윤태는 깽깽이를 뛰며 다리를 움켜쥐었다.

 

미쳤어.”

강지아 씨.”

정말 미쳤어.”

 

 

지아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그런 짓을 하면 내가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니까.”

 

지아가 울자 윤태는 당황했다.

 

그게 아니라.”

됐어요.”

 

지아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윤태를 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안 죽었으니까.”

당신한테 맞아 죽겠네.”

뭐라고요?”

둘 다 그만.”

 

대화가 길어질 것 같자 윤한이 끼어들며 미가늘 모았다.

 

일단 저곳이 섬이라는 거죠?”

.”

 

윤태는 고개를 끄덕였다. 윤태의 말은 그들에게 어떤 침묵을 불러왔다. 섬의 존재는 그들에게 긴장이 되는 또 다른 장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