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어쩌다 우리[완]

[로맨스 소설] 어쩌다 우리 2 [40장. 함께 하다. 4]

권정선재 2017. 6. 5. 23:30

40. 함께 하다. 4

제대로 묶였습니다.”

그래야지.”

 

총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대통령에게 한 방 먹으려던 상황이 불쾌하던 그였다.

 

아니 정치를 얼마나 했다고 말이야. 벌써 나를 그렇게 놀려먹으려고 하면 안 되는 거지. 안 그래?”

그래도 조심하셔야 할 겁니다.”

?”

 

보좌관의 말에 총리는 미간을 모았다.

 

내가 뭘 말인가?”

영부인께서 자기 나름의 꿍꿍이가 있으실지도 모릅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총리께서도 위험하실 겁니다.”

내가 무슨?”

 

총리는 코웃음을 치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아무리 힘을 가졌다고는 하나 모두 다 아버지의 힘을 휘두르는 사람이었다.

 

내가 영부인의 부친에게 은혜를 입은 사람이기는 하지만 내 뜻도 하나 제대로 못 펼칠 거라고 생각을 하는가?”

그런 게 아니라.”

별 것 아닌 여자야.”

 

총리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하며 서늘하게 웃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시게.”

알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말을 하면서 은근히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는 총리였다. 영부인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기도 한 상황이었다.

 

일단 오늘 일간지는 다 정리가 된 거지?”

그렇습니다.”

일단은 지켜봐야겠군.”

 

오늘은 일단 넘겨야 했다. 하루 하루 더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대통령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거였다.

 

그래야 대통령도 고개를 숙이지.”

 

총리의 입가에 서늘한 미소가 번졌다.

 

 

 

어디 아픈 건 아니죠?”

그런 건 아니에요.”

 

봄의 걱정스러운 물음에 윤태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혹여나 이들이 오해라도 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었다.

 

조난 당하고 나서 정말 열심히 움직였거든요. 그래서 그 피로가 한 번에 다 와서 잠이 쏟아진 모양이더라고요.”

하긴.”

 

봄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며 윤태의 말에 동의했다.

 

우리도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잠 좀 잤으면 좋겠어요. 조난 당하고 나서 하루도 제대로 쉬지도 못했으니까.”

누구나 마찬가지겠죠.”

그렇죠.”

 

봄은 진영의 손을 잡고 고개를 끄덕였다. 돌아선 두 사람을 보며 윤태는 한숨을 토해냈다. 일이 어쩌면 꼬일 지도 몰랐다.

 

 

 

무슨 병에 걸린 건 아니겠지?”

아닐 거야.”

 

진영의 물음에 봄은 고개를 저었다.

 

만일 그런 거라면 우리가 자는 모습도 보지 못하게 하겠지. 다만 지친 거라고 해도 걱정은 걱정이네.”

?”

나갈 수가 없잖아.”

그런가?”

 

진영은 입을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 한 사람이라도 더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지아가 저러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일어나겠지.”

그러겠지.”

 

봄은 아랫입술을 살짝 내밀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일이 어그러질 수도 있기에 더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숨기지 그랬어요?”

아니.”

 

윤한의 물음에 윤태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숨긴다고 해서 믿지 않을 거야. 그렇다면 오히려 우리 관계를 더 망칠 수도 있는 거지.”

그런가?”

어차피 저 두 사람은 우리랑 같이 가기로 한 사람들이니까. 믿어야지. 그리고 어차피 지금 숨긴다고 해서 달라질 것도 없고. 어차피 이렇게 공개하기로 한 상황에서 숨기는 것도 우스운 거고.”

그건 그렇지만.”

 

윤한은 입을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 세연이 과일을 들고 텐트로 왔다. 윤태는 텐트 안을 살짝 보고 고개를 저었다.

 

아직 자요.”

아직요?”

. 피곤했나 봐요.”

그러게요.”

 

세연은 무릎을 안고 앉았다. 그리고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혹시라도.”

아니요.”

 

세연이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윤태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세연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죠. 언니는 강하니까.”

강한 사람이죠.”

그럼요.”

 

윤태는 자신에게 다짐을 하듯 힘을 주고 말했다.

 

 

 

나갈 방법은 있습니까?”

없습니다.”

 

도혁의 물음에 지웅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도혁은 턱을 어루만지며 입을 살짝 내밀고 고개를 저었다.

 

속이는 것 아니죠?”

나갈 방법이 있으면 이 섬으로 들어왔을 거라고 생각을 하나요? 나갈 방법이 없으니까. 여기에서 고민하고 있는 거죠. 나갈 방법이 있으면 애초에 그쪽에 도와달라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렇습니까?”

 

도혁은 묘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태욱이 녀석이 나는 게 뭡니까?”

?”

뭔가를 아는 거 같은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지웅의 대답에 도혁은 머리를 긁적였다. 분명히 뭔가 숨기고 있는 것 같기는 한데 그에게 쉽게 알려줄 것 같지 않았다.

 

우리는 한 편이 아닙니까?”

한 편입니다.”

그런데 왜 숨기죠?”

다 말을 해야 할까요?”

뭐라고요?”

애초에 우리는 속이는 것도 없고요.”

 

지웅은 여유로운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우리가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고 생각을 하면 우리에게 물을 것이 아니라 친구인 정태욱? 그 사람에게 물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

 

도혁은 심호흡을 하고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지웅의 말은 틀린 것이 없었다. 그래서 더 불쾌했다.

 

뭘 하려는 겁니까?”

뭐가요?”

그쪽이 뭘 하려고 하는 건지. 그걸 모르겠습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 말이죠.”

나도 그렇습니다.”

 

지웅은 도혁의 말을 받아서 미간을 모았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도대체 뭘 바라고 있는 것인지. 나는 아무 것도 모르겠습니다.”

바라는 거라.”

 

도혁은 혀를 살짝 내밀고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심호흡을 한 번 한 후 고개를 끄덕이고 손뼉을 쳤다.

 

그러니까 나에게는 알려줄 생각이 없다는 거군요.”

. 그렇습니다.”

좋습니다.”

 

도혁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지웅이 이러는 상황이라면 절대로 알아낼 수 없을 거였다.

 

 

 

아무 것도 말해주지 않지?”

 

돌아오는 길에 만난 태욱에 도혁을 도발했다. 태욱의 입가에는 여유로운 표정이 떠올랐다. 도혁은 미간을 모았다.

 

뭘 하려는 거야?”

아니. .”

 

태욱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고 고개를 저었다.

 

그냥 네가 너무 안쓰러워서.”

뭐라고?”

아니 다들 네 편이 아닌 거잖아. 안 그래?”

 

태욱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저었다. 그것이 마치 자신을 놀리는 것 같아서 도혁은 주먹을 쥐었지만 마땅히 할 수 없는 방법도 없었다.

 

너는 아무 것도 쥐지 못했어.”

너도 마찬가지야.”

아니.”

 

태욱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저 사람들이 탈출할 때 너는 두고 가도 나는 두고 갈 수 없을 거야. 나는 무조건 데리고 가야 할 걸?”

?”

 

도혁의 목소리가 떨렸다. 떨리면 안 되는 거였는데. 도혁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뭘 아는 거야?”

비밀.”

뭐라고?”

비밀이라고.”

 

도혁은 그대로 태욱의 멱살을 붙잡았다. 하지만 태욱은 그 손을 피하지도 않고 그저 미소를 지을 따름이었다.

 

때리던가.”

뭐 하자는 거야?”

뭐가?”

도대체 무슨 꿍꿍이야. 석구도 그렇게 만들고. 도대체 뭘 하자는 거냐고. 너는 우리가 친구도 아니야?”

이제는 아니지.”

 

태욱은 도혁의 손을 밀어내며 씩 웃었다. 도혁은 이런 태욱의 말에 놀라서 뒤로 주춤주춤 물러났다.

 

뭐라고?”

이제 우리 더 이상은 친구라고 할 수가 없는 사이 아닌가? 이미 완전히 갈라진 사이인 거잖아.”

그게 무슨?”

아니야?”

 

도혁은 숨을 크게 쉬고 혀로 입술을 축였다. 가슴이 콱 막히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태욱은 오히려 더 여유롭고 기세등등한 표정이었다. 도혁은 숨을 멈추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겨우 정신을 차렸다.

 

네가 그런 생각이구나?”

몰랐어.”

알았지. 알았는데 모르는 척을 하고 싶었던 거지. 그런데 이제 모르는 척을 할 수도 없는 거네.”

그렇지.”

 

태욱은 씩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도혁은 혀로 이를 훑으며 미간을 모았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없을 거였다.

 

사람들에게 말할 거야.”

?”

뭐라고?”

뭘 말할 건데?”

그러니까.”

 

도혁은 할 말이 궁해졌다. 도대체 사람들에게 뭐라고 해야 하는 것일까? 그 역시 답을 찾을 수 없었다.

 

너도 이미 알고 있잖아. 우리는 끝이 났다는 거.”

끝이라.”

 

도혁은 한숨을 토해냈다.

 

끝이네.”

끝이지.”

 

태욱은 씩 웃으며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문도혁. 너는 실패한 거야. 너를 더 이상 믿는 사람이 없잖아. 안 그래? 친구들에게까지 믿음을 잃은 거고.”

그래.”

 

도혁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태욱의 말을 들으니 답답한 기분이었다. 도혁은 태욱을 노려봤지만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태욱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럼 알아서 잘 해봐.”

 

태욱은 이를 드러내고 식 웃었다. 도혁은 그런 태욱을 노려보며 크게 숨을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