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어쩌다 우리[완]

[로맨스 소설] 어쩌다 우리 2 [41장. 친구였던 사람들 1]

권정선재 2017. 6. 6. 17:56

41. 친구였던 사람들 1

강행하겠습니다.”

?”

 

대통령의 말에 총리와 장관들은 모두 멍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대통령은 여전히 단호한 표정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려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저는 할 겁니다.”

아니.”

그렇게 할 겁니다.”

 

대통령이 단호하게 말하자 다들 눈치만 살필 뿐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 결국 입을 연 것은 총리였다.

 

대통령님. 지금 우리는?”

아직 쪽지 못 받았습니까?”

?”

 

총리가 멍하니 있는데 그때 비서가 다급히 들어와서 그에게 쪽지를 내밀었다. 대통령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아니.”

위장전입. 논문표절. 아드님 군대. 어떻게 제가 그 모든 것을 하나도 몰랐던 건지 모르겠습니다. 이번에 그 갑질 하던 의원이 바로 총리셨다면서요? 도대체 그런데 왜 나에게 보고를 안 한 겁니까?”

그건. 다 할 말이.”

그만 두고 하시죠.”

 

총리는 주먹을 쥐었다. 이렇게 밀려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대통령은 그 어느 때보다 단호한 표정이었다.

 

저에게 더 할 말이 있습니까?”

그러니까.”

나가세요.”

 

대통령의 차가운 말과 함께 총리는 멍하니 있다가 그대로 나가버렸다. 대통령은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다.

 

국민을 구하겠습니다.”

 

대통령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그러니 저를 도와주십시오.”

 

 

 

얼마나 잔 거예요?”

괜찮아요.”

 

지아가 놀라서 자리에서 일어나자 윤태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이 정도를 가지고 뭐라고 할 사람은 없었다.

 

그 동안 강지아 씨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다 알고 있는데요.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요.”

그래도 이제 날이.”

괜찮아요.”

 

윤태는 다시 미소를 지으며 힘을 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지아는 한숨을 토해내며 미간을 모았다.

 

그래도 이러면 안 되는 거죠. 다들 하루라도 더 급하게 뭐라도 하려고 하는 건데. 내가 도움도 못 되고.”

에이.”

?”

그러지 마요.”

 

윤태는 지아의 손을 꼭 잡았다.

 

뭐든 다 혼자 하려고 하지 마요.”

아니.”

그러니까 지친 거잖아요.”

 

지아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윤태의 말이 옳았다. 자기가 혼자 다 하려고 하다 이렇게 된 거였다.

 

조금 더 사람들하고 나눠요.”

. 알겠어요.”

 

지아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윤태의 말은 너무 고마웠다.

 

 

 

여기는 이세훈 씨.”

안녕하세요.”

구지웅입니다.”

이세훈입니다.”

 

키는 170을 겨우 넘을 것 같은 사내였다. 하지만 인상이 서글서글하고 비율이 좋아서 그리 작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이쪽은 제 여자 치구인 박은주입니다.”

 

지웅은 은주와도 악수를 나눴다. 이렇게 사람들을 알아가는 것은 일단 그들에게 서로 유리한 거였다.

 

그럼 우리 할 이야기를 좀 해볼까요?”

 

 

 

그러니까 그쪽은 지금 완전히 나뉜 거죠?”

. 그렇죠.”

 

지웅의 물음에 봄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다들 서로를 원망하면서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니까요. 일단 이 상황이 뭔지도 이해가 안 가고.”

그렇죠.”

 

지웅은 한숨을 토해내며 미간을 모았다.

 

일단 여기 사람들은 잘 모르실 테니까 설명을 해드리겠습니다. 정확히 말을 하자면 버드스트라이크입니다.”

?”

새랑 부딪쳤다고요. 엔진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비상 착륙을 할 수밖에 없던 상황입니다.”

 

모두 다 아는 이야기였지만 정작 새로운 섬의 사람들은 아무 것도 모르는 것이니 이상한 분위기가 흘렀다. 한쪽의 사람들만 모두 알고 있던 사실. 하지만 그들은 경계하지 않고 모두 자세히 이야기를 들었다.

 

 

 

끝났어요?”

괜찮아요?”

 

지웅에게 물었는데 불쑥 봄이 나타났다.

 

. .”

걱정했어요.”

 

봄은 다짜고짜 지아를 꼭 안았다. 지아는 안김을 당하면서도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봄의 어깨를 두드렸다.

 

고마워요.”

우리가 당신들하고 같이 하기로 한 거. 강지아 씨. 그쪽 한 사람 때문이라는 거 알고 있는거죠?”

?”

강지아 씨 한 사람 떄문이라고요.”

.”

 

지아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침을 삼켰다. 자신 때문이라는 그 말. 뭔가 신기하게 다가오는 느낌이었다.

 

고맙습니다.”

 

지아는 혀를 살짝 내밀었다. 고맙다는 말을 제외하고 딱히 할 수 있는 말은 없었다. 다소 낯선 상황이었다.

 

 

 

그러니까 이 섬의 사람들은 모두 흩어진 거네요.”

그렇죠.”

 

윤태의 대답에 지아는 입을 쭉 내밀고 고개를 저었다. 뭔가 자신의 상황하고 다를 거라는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 완벽하게 각각의 입장을 갖고 있을 거라는 사실을 몰랐기에 당황스러웠다.

 

도대체 왜 그러지?”

뭐가요?”

아니 우리랑 다르잖아.”

우리가 이상한 거죠.”

 

윤태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이런 윤태의 말을 듣고 나니 지아도 묘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가?”

우리도 강지아 기자님 아니었으면 이렇게 마냥 사이가 마냥 좋기만 하지 않았을 걸요? 그러니까 모두 기자님 덕분이죠.”

그래?”

 

그냥 하는 말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기분이 좋은 것도 사실이었다. 답답했지만 그런 것들까지 하나하나 다 생각을 할 이유는 없었다.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할 거 같아?”

전부 우리랑 갈 걸요?”

전부?”

. 아마도요.”

 

윤태의 확신에 찬 목소리에 지아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렇게까지 말을 하니 뭔가 진전된 이야기가 된 것이 있나 싶었지만 그러면서 동시에 불편한 것도 사실이었다. 무조건 동의할 수도 없었다.

 

저 사람들은 경계하지 않아?”

하죠.”

하는데?”

해도 다를 거 없잖아요.”

?”

어쩔 수 없죠.”

어쩔 수 없다.”

 

뭔가 당황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이 당황스러운 기분에도 불구하고 뭐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일단 이 상황을 넘기기 위해서는 새로운 상황이 주어져야만 하는 거였고 그 상황은 아직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으니까.

 

 

 

어떤 거 같아요?”

모르죠.”

 

지웅의 솔직한 대답에 지아는 쿡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지웅도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강지아 씨 생각은 어떻습니까?”

나는 거기에 없었잖아요.”

그래도요.”

모르죠.”

 

지아는 입을 내밀고 고개를 저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쉽게 나섰다가 무슨 문제를 일으켜서는 안 되는 거였다.

 

일단 다른 사람들 반응은 어때요?”

호의적이죠.”

그래요?”

. 일단 문도혁 쪽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는 다들 대충 알고 있으니까. 그것에 대해서 뭐라고 하지는 않는 거죠.”

그런가요?”

 

그렇게 문제가 있는 사람 같지 않았는데. 굳이 그들이 지목이 되니 지아는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아무튼 죄송해요.”

강지아 씨가 왜요?”

아니 지금 이 상황에 이쪽이 약해 보인다는 인상을 주면 안 되는 거잖아요. 그런데 내가 그런 거니까.”

에이.”

 

지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런 거 아니에요.”

그래도요.”

괜찬습니다.”

 

지웅이 힘을 주어 말하자 지아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혀를 살짝 내밀었다. 지웅은 지아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강지아 씨. 강지아 씨는 이미 우리에게 많은 것을 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너무 부담을 느끼지 마요.”

. 고맙습니다.”

 

 

 

괜찮다고 하죠?”

.”

 

윤태의 장난스러운 물음에 지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미안해요.”

뭐가요?”

내가 너무 편하게 쉬어서?”

에이.”

 

지아의 말에 윤태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아무도 그렇게 생각 안 해요.”

정말로요?”

정말로요.”

 

윤태는 지아를 품에 꼭 안았다. 지아는 미간을 모았다. 막 열도 나고 그래서 아마 머리도 떡이 졌을 거였다.

 

나 못 씻었는데.”

오늘은 냄새 좀 나네.”

정말로요?”

농담이에요.”

 

지아가 놀라서 뒤로 물러나려고 하자 윤태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지아의 눈을 응시하며 씩 웃었다.

 

좋다.”

뭐가 좋아요?”

이런 시간들.”

 

윤태의 다소 닭살이 돋는 말에 지아는 입을 내밀었다. 그러면서도 마냥 싫지만은 않은 모양이었다.

 

이제 며칠 안 남았죠?”

닷새 남은 거 같아요.”

닷새.”

 

지아는 혀를 입 안에서 굴렸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너무 짧은 기간이었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랐다.

 

일단 친해져야 하는 거네.”

그렇겠죠?”

 

지아는 심호흡을 하고 아랫입술을 물었다. 그 시간 안에 아무 일도 없어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