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어쩌다 우리[완]

[로맨스 소설] 어쩌다 우리 2 [45장. 어떻게 희망 2]

권정선재 2017. 6. 9. 00:00

45. 어떻게 희망 2

그러지 마요.”

뭘요?”

 

지아가 대화를 피하려고 하자 윤태는 지아를 붙들었다.

 

무슨 대화가 이래요?”

뭐가요?”

아니 대화를 맺다가 서로 생각하는 게 다르면. 거기에서 마저 이야기를 나누고 생각을 맞춰야죠.”

아니요.”

 

지아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이런 입장은 절대로 같아질 수 없었다. 생각하는 게 다른 거니까.

 

이윤태 씨는 우리가 무작정 희망을 갖는다고 해서 이 상황이 달라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잖아요.”

그건 그렇죠.”

그러니까요.”

 

지아는 손가락을 튕기며 한숨을 토해냈다.

 

나는 아니라고요.”

뭐가 아닌 건데요?”

나는 바뀔 수 있다고 믿어요. 사람들이 모두 이 상황에서 가능성을 품으면 또 다른 답을 낼 수 있다고. 그렇게 생각해요. 그리고 그렇게 또 다른 답을 내면 그걸로 어떤 가능성이 된다고요.”

그럴 수 있겠죠.”

 

윤태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가능성까지 모두 무시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건 아니었다.

 

그래도 이건 다르잖아요.”

뭐가 다른데요?”

우리만으로 할 수 없으니까.”

하지만.”

이건 우리가 할 수 없는 거예요.”

 

지아가 무슨 말을 하기 전에 윤태는 더욱 힘을 주어 말했다.

 

이건 아무리 기자님이 가능하다고 해도 그런 게 아니라고요. 우리가 믿는다고 해서 이게 현실이 된다고요? 아니요. 이건 현실이 될 수 없어요. 외부에서 우리를 구해주지 않으면 뭐가 되는 건데요?”

그렇다고 이 섬에 계속 있자고요? 그건 아니죠.”

그게 가능성이 높은 거 아닌가요?”

뭐라고요?”

이 섬에서 신호를 받은 거잖아요.”

그건.”

 

가장 간단한 것을 놓치고 있었다. 윤태의 말처럼 지금 그들은 이 섬에서 신호를 받았고 그게 중요한 거였다.

 

우리가 아무리 무시하고 있어도 결국 그 사실은 달라지지 않아요. 이 섬은 우리에게 중요해요.”

그래서 뭐가 달라지는 거죠?”

뭐라고요?”

이윤태 씨도 알고 있잖아요. 우리가 여기에서 그저 막연히 누군가의 구조만 기다리면 모두 죽을 거예요.”

그건.”

 

윤태는 쉽게 할 말을 찾지 못했다. 이건 지아의 말이 옳았다. 그들은 뭔가 노력을 하지 않을 거였다.

 

우리가 지금 이런 상황이 된 거. 이건 모두 우리가 살기 위해서 어떤 행동을 해서 그런 거라고요.”

그러니 이제 다시 생각해야죠.”

뭘요?”

더 갈지. 아니면 멈출지.”

그러니까.”

제발요.”

 

윤태는 두 손을 모으고 간절한 표정을 지었다.

 

무작정 그렇게 화를 내지 마요. 이 상황을 우리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그것을 생각을 하라고요.”

그게 어렵잖아요.”

 

지아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머리를 뒤로 넘겼다.

 

무작정 기다리기만 하면 그 어떤 답도 구할 수 없어요. 우리가 스스로 노력해야만 얻는 거죠.”

그렇죠.”

 

윤태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것들까지 부정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게 간단한 것은 아니었다.

 

강지아 씨도 아는 것처럼.”

됐어요.”

강지아 씨.”

뭐든 다 이해하는 척 하지 마요.”

 

지아는 차가운 눈으로 윤태를 응시했다.

 

사실 나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잖아요?”

아니.”

 

윤태는 답이 궁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을 마냥 이해하고만 있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적어도 연인이라면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해를 해주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그건 마찬가지 아닙니까?”

뭐라고요?”

강 기자님도 마찬가지잖아요.”

그건.”

 

지아는 한숨을 토해냈다. 자신도 윤태의 입장에 대해서는 무조건 지지를 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었다.

 

우리 둘은 다르네요.”

그러니까 대화를 해야 하는 거죠.”

아니요.”

 

윤태가 다시 손을 잡으려고 했지만 지아는 그 손을 밀쳤다. 윤태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미간을 모았다.

 

왜 그러는 겁니까?”

별로 그러고 싶지 않아요.”

강지아 씨.”

이윤태 씨가 나를 부르는 호칭이 그렇게 다양한 것처럼 우리 두 사람의 관계도 그런 거 아니에요?”

?”

우리 두 사람의 관계 애매하다고요.”

아니. 이건.”

 

윤태는 아랫입술을 물었다. 지아를 어떻게 볼러야 할지 몰라서 아직 정확히 호칭이 정리가 되지 않아서 그런 거였다.

 

이런다고 해서 내가 강지아 씨에 대해서 다른 생각을 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도대체 왜 이러는 건데요?”

이런 걸 가지고 다투고 싶지 않아요.”

나도 마찬가지에요.”

그러니까 다투지 마요.”

아니.”

 

윤태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머리를 마구 헝클었다. 그렇다고 해서 다투지 않아서는 안 되는 거였다.

 

왜 이러는 건지 말을 해줘야 할 거 아닙니까? 그래야 서로 대화를 하고 상황을 풀어 나가는 거죠.”

아니요.”

 

지아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이런 것은 대화로 풀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대화랑 전혀 다른 것이었다. 두 사람이 애초에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 다르기에 풀 수 없는 그런 종류의 문제였다.

 

머리아파.”

하지만 대화를 해야죠.”

생각이 바뀔 거 같아요?”

?”

나는 아니에요.”

 

지아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이제 두려웠다.

 

내 몸이 아프다는 거. 이제 다들 지칠 거고. 누군가 아플 수도 있어요. 그러다 여기에서 모두 죽을 수도 있어요. 그 사실 모르는 척 하는 거 아니죠? 그런 사실 인정은 해야 할 거 아니에요.”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이동하는 것도 위험하죠.”

 

윤태는 물러서지 않았다. 여기에서 물러서는 것이 어떤 해답 같은 것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그 역시 알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일단 겁을 내고 있어요. 이 섬에 나간다는 것이 장밋빛 전망이 아닌 이상 주의해야죠.”

주의한다고 달라져요?”

달라지죠.”

아니요.”

 

지아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이미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더 이상 이 섬에 머무는 것은 위험했다.

 

누군가가 또 아프면요?”

기다려야죠.”

또요?”

 

지아는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저었다.

 

보름에 나간다고 해서 무조건 나갈 수 있을지 아무도 몰라요. 누군가가 또 쓰러질 수도 있는 거죠.”

그러니까 일단 기다리고.”

아니요.”

 

지아는 힘을 주어 고개를 저었다. 윤태는 한숨을 토해내며 미간을 모았다. 지아가 왜 이러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되는 그였다.

 

도대체 왜 이래요?”

뭐가요?”

이상하잖아요.”

 

윤태는 입을 꾹 다물었다. 지아는 평소에 그 누구보다도 이성적인 사람이었다. 이런 급한 사람이 아니었다.

 

도대체 왜 이렇게 행동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조금 더 현명하게 생각을 하자고요. 지금 강지아 씨가 그렇게 행동해서 다른 사람들이 걱정하고 그러는 걸 모르겠어요? 혼자만 그러는 거 모르겠어요?”

알아요.”

 

지아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지금 자신처럼 현실을 두렵게 보지 않는 거였다.

 

조심해야 하는 거 알아요. 하지만 그렇게 조심하다가 우리 이 섬에서 나가지 못할 수도 있어요.”

그게 무슨?”

보름에 나가지 않아서 그 섬으로 구조대가 가면요?”

?”

거기가 아마 위성이건 뭐건 먼저 찍혔을 거라고요.”

그건.”

 

윤태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지아의 말이 옳을 수도 있었다. 일단 그들은 모두 그 섬에 있을 거였다.

 

분명히 여객기의 궤적 같은 거 전부 다 계산했을 거야. 그러니까 우리 그 섬으로 돌아가건 해야 한다고요.”

준이 형이나 세라 씨. 모두 다 우리가 이곳에 있다는 것을 말을 해줄 텐데 그게 무슨 걱정이에요?”

여기에 다시 올까요?”

?”

망망대해에요.”

 

지아는 가만히 윤태를 응시했다.

 

이곳에 한 번 오는 것은 그렇게 경제적이지 않은 일이에요. 이곳에 오는 것을 누군가가 반대 한다면요?”

아니. 그건.”

 

윤태는 한숨을 토해냈다. 지금 그런 것까지 모두 고민해야 할 상황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아는 너무나도 단호했다.

 

 

 

섬이 두 개라.”

그렇습니다.”

 

전문가는 미간을 모았다.

 

어려울 것 같습니다.”

?”

하나의 섬만 가는 것도 비용이 큽니다.”

하지만 인근에 있는 섬을 가는 것 아닙니까? 이곳에서 처음 가는 것 보다야 비용이 저렴할 것 같은데요?”

그거야 그렇겠지요.”

 

전문가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비용이 전혀 들지 않을 수도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두 섬을 모두 다 파악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어떤 섬에서 뭐가 발견이 될지도 알 수가 없는 거고요. 자칫 잘못하다가는 두 섬 모두 파악하는데 무리가 될 겁니다.”

그건.”

 

대통령은 할 말이 없었다. 사실이었다. 사람들은 바로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더 큰 난리를 피울 거였다.

 

결정하셔야 합니다.”

결정이라.”

아드님을 찾으려는 것 아닙니까?”

그렇죠.”

 

아니라고 해도. 아무리 부정하고 싶어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자신은 지금 아들을 살리려는 거였다.

 

사실 시간이 이 정도 흘렀으면 아들이 여태 살아있을 거라는 보장도 할 수 없지만 말입니다.”

살아 있을 겁니다.”

그래요?”

 

대통령은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이 모든 상황이 도대체 어떻게 풀려야 하는 건지 너무 복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