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장. 사라진 희망 2
“어떻게 해야 하는 거죠?”
“그러게요.”
지아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휴대전화만 켜지면 모든 일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복잡해졌다.
“어려워요.”
“걱정하지 마요.”
윤태가 어깨에 손을 얹으면서 위로하자 지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불안한 것은 어떻게 할 수 없었다.
“저녁엔 제가 말할게요.”
“아니요.”
지웅의 제안에 지아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러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제가 할게요.”
지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할 거예요.”
“알겠습니다.”
지웅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겠어요?”
“네. 그럼요.”
윤태의 걱정스러운 표정에 지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윤태는 여전히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니죠.”
“왜요?”
“다들 뭐라고 할 거예요.”
“그렇겠죠.”
지아는 미소를 지으며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 모든 건 스스로 감당해야 할 일이었다.
“제가 오자고 한 거잖아요. 제가 이 섬으로 오자고 한 거니까. 그건 당연한 거죠. 안 그래요?”
“하지만.”
“너무 그러지 마요.”
윤태가 무슨 말을 더 하려고 하자 지아는 윤태의 손을 꼭 잡고 고개를 저었다. 윤태는 그런 지아의 손을 마주 잡았다.
“미안해요.”
“이윤태 씨가 왜요?”
“아무 힘이 되어주지 못해서요.”
“에이.”
윤태의 대답에 지아는 미간을 모으며 고개를 저었다.
“이윤태 씨가 내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많은데요. 이윤태 씨가 아니라면 나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할 거예요. 하지만 이윤태 씨가 있으니까. 다 할 수 있어요.”
“정말로요?”
“그럼요.”
지아는 밝은 표정으로 힘을 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윤태는 혀를 살짝 내밀고 긴장된 표정을 지었다.
“다들 뭐라고 할까요?”
“모르죠.”
“그러네요.”
지아의 간단한면서도 단호한 말에 윤태는 쿡 하고 웃움을 터뜨렸다. 지아는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저었다.
“긴장된다.”
“힘내요.”
“그럼요.”
지아는 다시 한 번 힘을 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사무장님은 진아 선배에게 왜 그러세요?”
“네?”
지웅은 멍한 표정을 짓다가 어색하게 웃었다.
“나라 씨가 왜 그러는 건지 알고 있는데 일단 그냥 둬야 해요. 그건 모두 다 성진아 승무원이 알아서 할 테니까.”
“네? 그게 무슨?”
나라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웅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면서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마 스스로 알아야 할 거예요.”
“스스로.”
나라는 침을 꿀꺽 삼켰다. 지웅은 그저 어색한 표정을 지을 따름이었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래야 하는 거야.”
“또 왜 그래?”
시안의 투정에 시인은 입을 내밀고 고개를 저었다.
“왜 그러는 건데?”
“언니는 아무렇지도 않니?”
“뭐가?”
“여기에서 우리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건데? 새로운 섬에 오면 뭔가 다른 게 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
“기다려야지.”
“뭘 얼마나 더?”
시안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푹 숙였다. 머리가 너무 복잡했다.
“다들 이 섬에 온 이유가 뭔데? 여기에 오면 전혀 다른 상황이 벌어질 거라고 그러는 거 아니야?”
“그건.”
시인은 침을 꿀꺽 삼키고 입을 다물었다. 시안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었다.
“네가 한 번이라도 좋게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잖아. 그런데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
“언니는 누구 편이야?”
“편이라는 게 아니라.”
“됐어.”
“너 도대체 왜 그래?”
시안이 짜증을 내며 넘기려고 하자 시인은 다시 시안의 말을 짚었다. 시안은 그런 시인을 노려봤다.
“뭐가?”
“내가 네 짜증을 다 받아주는 사람이야?”
“뭐?”
갑자기 시인이 목소리를 높이자 시안은 미간을 모았다.
“그게 무슨 말이야?”
“너는 그냥 늘 네가 화가 나면 그걸 다 받아주는 사람이야?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닌데 왜 그래?”
“갑자기 왜 그러는 건데?”
“무슨 일이야?”
시우가 놀라서 두 사람에게 다가왔다. 시인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라시안. 나는 네가 이기적인 것은 알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로 이기적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
“뭐라는 거야?”
“너 좀 심해.”
“언니!”
시안도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두 사람을 보며 시우는 그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갑자기들 왜 그러는 거야? 이럴 이유 하나 없잖아. 두 사람이 갑자기 이러면 나보고 어떻게 하라는 건데?”
“됐어.”
시인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더 이상 시안의 투정을 듣고 싶지 않았다.
“그만 두자고. 무슨 말을 더 할 수가 있겠어? 라시안 너는 한 번도 긍정적으로 이 상황을 생각하려고 한 적이 없잖아.”
“긍정적이지 않은데 도대체 무슨 긍정적인 생각을 해?”
“그러니까.”
시인은 어색한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
“언니.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 나한테 갑자기 왜 그래? 내가 도대체 무슨 잘못이라도 한 거야?”
“그럼 잘못을 하지 않았어?”
“그러니까 무슨 잘못!”
“누나 그만 둬.”
시우까지 시인의 편을 들자 시안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가 코웃음을 치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그래. 라시우. 너는 언제는 언니 편만 들고 있지. 그러면서 객관적인 척은 하지 말라는 거야.”
“뭐라고?”
“너는 늘 언니 편만 들어주잖아. 무슨 일이 있어도 내 편이 아니잖아. 그러면서 우리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중재라도 하는 척을 하지 마. 너는 그럴 자격이 없어. 너는 내 편인 적이 없잖아.”
“여기에서 무슨 편.”
“그러니까!”
시안의 악다구니에 시우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시안은 크게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됐어.”
“뭐가 돼?”
시안의 말에 시인은 미간을 모았다.
“그러는 너는?”
“내가 뭐?”
“너는 늘 짜증이잖아.”
“언니!”
“우리 같이 갈 거야. 같이 살아야 한다고. 그런데 네가 여기에서도 그러면 안 되는 거야. 그걸 몰라?”
시인의 지적에 시안은 침을 꿀꺽 삼켰다. 자신이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었다.
“싫어.”
“뭐가 싫어?”
“나는 정말 이 모든 게 싫어.”
시안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시인은 한숨을 토해냈다. 그리고 시안의 눈을 보고 입술을 꾹 다물었다.
“나 더 이상 네 응석 안 받아.”
“무슨 응석을 받아?”
“더 이상 안 받아.”
시인이 다시 한 번 힘을 주어 말하자 시안은 한숨을 토해냈다. 그리고 시우를 한 번 보고 그대로 고개를 돌려서 몸을 돌렸다.
“누나 괜찮아?”
“응.”
시우의 걱정스러운 물음에 시인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시우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시인을 보고 멀어진 시안을 쳐다봤다.
“도대체 무슨 태도가 그 모양이야.”
“죄송합니다.”
“자네가 죄송할 건 아니고.”
비서의 사과에 대통령은 고개를 저었다.
“내 잘못이지.”
“대통령님.”
“내가 너무 미국의 눈치를 봤어.”
“네?”
“그냥 가겠네.”
“하지만.”
“이슈가 되길 바라.”
대통령의 말에 비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차라리 대통령의 말처럼 이슈가 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었다.
“그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나?”
“그렇습니다.”
“그래.”
대통령은 엷은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잘못하다가는 역풍이 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감당하는 것이 쉽지 않을 거고요.”
“알고 있네.”
“괜찮으시겠습니까?”
“그래.”
“이혼 서류도 접수하셔야 하고.”
“아.”
대통령은 힘을 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더 힘을 써야 할 일이 있는데 다른 일도 걱정이었다.
“이혼을 조금 미루시는 것이 어떻습니까? 이게 기사화가 된다면 다른 이슈가 생기게 될 겁니다.”
“그래도 어쩔 수 없네.”
“하지만.”
“내 결심이야.”
대통령이 확실하게 말하자 비서는 입을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말을 더 하고 싶어도 어쩔 수 없는 거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잘 부탁하네.”
“네. 일단 협조를 구해보겠습니다.”
대통령은 어색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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