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끄적거리기

2017.10.10

권정선재 2017. 10. 13. 15:31

 

그 사람은 늘 그런 사람이었다. 상대가 뭐라고 하건 그런 것 따윈 아무 의미가 없는 사람이었다. 그 사람에게 나는 더 이상 아무 의미를 주지 않는다. 이게 나의 연애의 끝이었다. 그 사람은 객관적으로 좋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나에겐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 아니 내가 필요한 건 좋은 사람이 아니라 나에게만 좋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 사람은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었다.

그 사람을 이제와 되돌려 보면 되게 좋은 사람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남는다. 하지만 이런 나의 생각은 다른 곳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은주는 늘 좋은 사람이었다. 그 사람과 잘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한 가지 슬픈 사실은 그 사람과 은주가 만나기 전에 내가 먼저 그 사람과 만났다는 것이었다. 은주는 그 사람을 보고 심장이 뛰었다고 그리 말했다. 이 말을 듣고 나는 아무 말을 할 수 없었다 좋은 사람이 너무 좋은 사람이 이런 말을 할 땐 많은 것을 내려놓고 그리 말을 했을 테니 여기에 내가 낄 수 있는 자리는 없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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