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현재진행형[완]

[로맨스 소설] 현재진행형 [22장. 흔한 고백을 받고 난 후의 소년의 상황]

권정선재 2017. 11. 29. 13:33

22. 흔한 고백을 받고 난 후의 소년의 상황

쟤야?”

그러니까.”

별로 안 대단해 보이는데?”

그렇지?”

아까부터 계속 이런 말들이 자신을 따라다니는 중이었다. 원희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괜찮아?”

? .”

지석의 걱정스러운 물음에 원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지.”

하여간 윤아정.”

지석은 입술을 쭉 내밀고 미간을 모았다.

세상에 그런 식으로 고백을 하는 사람이 어디에 있어? 그러면 다른 사람들이 다 관심을 가질 거 아니야.”

그러게.”

원희는 짧은 한숨을 토해냈다. 다시 아이들의 관심의 중심에 선 것 같아 그렇게 유쾌한 기분은 아니었다.

괜찮아? . 이런 물음도 이상하다.”

괜찮아.”

원희는 입술을 꾹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마치 도망이라도 치는 것처럼 식당을 나선 것만 빼고는.

그런 식으로 고백을 할 줄이야.”

.”

원희는 입술을 잘근잘근 문 채 고개를 흔들었다. 아정의 마음이니까 자신이 거기에 대해서까지 뭐라고 하는 것은 우스운 거였다.

애들 관심 곧 사라질 거야.”

알아.”

지석의 위로에 원희는 씩 웃었다.

고마워.”

너는 고맙다는 말 되게 잘 하네.”

?”

지석의 말을 듣고 나서야 원희는 자신의 말투가 생각이 났다. 원희의 표정에 지석은 재빨리 손사래를 쳤다.

나쁘다는 게 아니라.”

알아.”

지석이 변명을 하려고 하자 원희는 고개를 저었다.

그런 거 아닌 거.”

다행이다.”

내가 좀 그런가?”

?”

아니.”

원희는 입술을 내밀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도 모르게 모두에게 날을 세우고 있는 느낌이었다.

시간 나?”

무슨 시간?”

끝나고?”

알았어.”

지석은 고민도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원희는 그런 지석을 보고 한 번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다 말해줄게.”

?”

. 우리는 친구니까.”

친구.”

원희의 말에 지석은 감동을 받은 듯 가슴을 움켜쥐었다. 원희는 웃음을 터뜨린 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전학생. 유명해.”

물리의 말에 아이들의 시선이 모두 자신과 아정에게 쏠렸다.

3이 말이야.”

수업 하시죠.”

원희의 되바라진 말투에 물리는 미간을 모았다.

뭐라고?”

선생님 말씀처럼 고 3이니까요.”

원희의 말에 물리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다시 돌아섰다. 원희는 아정 쪽은 쳐다도 보지 않은 채 교과서에 시선을 돌렸다.

 

아까 너무 심한 거 아니야?”

뭐가?”

아니.”

지석이 난처한 표정을 짓자 원희는 고개를 저었다.

사실이잖아.”

아무리 그래도. 선생님이 그냥 간단하게 할 수도 있는 말이지. 이미 우리 학교 애들 다 아는 거 같은데.”

아니.”

원희는 힘을 주어 고개를 저었다. 그건 누군가가 그렇게 장난처럼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되는 거였다.

이건 나와 윤아정의 일이야. 네가 내 친구라고 해도 너도 아무 것도 모르는 거잖아. 그런데 그 선생님은 뭘 안다고 그 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그것도 마치 장난인 것처럼 말이야. 안 그래?”

그건 그렇지만.”

지석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원희의 말이 하나 틀린 것은 없지만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이었다.

이원희. 너 되게 모나게 구는 거 같아.”

알아.”

원희를 혀를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우리 이야기나 좀 하러 갈까?”

좋아.”

지석은 가방을 꽉 잡고 결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선생님 반 그 녀석 왜 그럽니까?”

?”

갑작스러운 물리 교사의 말에 은선은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내가 수업 분위기가 너무 딱딱한 거 같아서. 농담 한 마디 하려고 했는데 그걸 그렇게 시비를 걸어.”

시비요?”

그러니까.”

물리가 얼굴까지 빨개져서 하는 말에 은선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상황을 다 알지 못하는데 누구 편을 들기도 뭐했다.

뭐라고 하셨어요?”

?”

애들한테 뭐라고 하셨어요?”

은선의 이런 반응에 물리는 미간을 모았다.

이거 다 홍 선생 때문에 그러는 거네.”

?”

아니 홍 선생부터 지금 태도가 그렇잖아. 선생님이 그러면 안 되는 거예요. 애들이 교사를 무시하고 그러면 같은 교사끼리 편을 들어야지. 그런 식으로 나에게 또 묻고 그러는 건 아니지.”

아니. 아무리 그래도요.”

은선은 입술을 꽉 물고 고개를 저었다. 답답했다. 하지만 자신은 아이들의 담임이었으니 나서야 하는 거였다.

무슨 농담을 하셨어요?”

선새님은 몰라요? 아까 윤아정이 그 전학생에게 고백을 했다고.”

그걸 수업 시간에 꺼내셨어요?”

교사로.”

아니요.”

물리 교사가 더 말을 하려는 순간 은선이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러시면 안 되는 겁니다.”

홍은선 선생.”

그거 아이들에게 하시면 안 되는 일이에요.”

물리 교사는 다른 말을 더 하려다가 입술을 꾹 다물고 자리를 피했다. 은선은 이마를 짚고 한숨을 토해냈다.

왜 그래?”

아니요.”

옆자리 선생님의 물음에 은선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무 것도 아니에요.”

교사라도 하면 안 되는 거였다. 그 어떤 아이도 수업 중에 놀림이 되면 안 되는 거였다. 은선은 미간을 찌푸렸다.

 

엄마랑 둘아 살아.”

.”

지석의 얼굴에 당황스러운 기색이 스치자 원희는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빠는 계셔.”

그래?”

. 그런데 지금 돈을 벌러 가셨어. 사업을 하시다가 그게 조금 문제가 생긴 거 같아. 그래서 이렇게 된 거고.”

그렇구나.”

지석은 뭐라고 대답을 해아 할지 모르는 채 고개를 끄덕였다. 원희는 그런 지석을 물끄러미 보며 씩 웃었다.

좋다.”

?”

너에게 이런 말을 하니까.”

.”

나는 축구를 그래서 그만 둔 거고.”

어차피 그만 두어야 하는 것일지도 몰랐다. 축구를 계속 한다고 해서 어떤 비전 같은 게 있는 건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그래도 그런 식으로 그만 두는 것은 너무 힘들고 지치는 일이었다.

만일 우리 집이 그렇게 되지 않았다면. 그래도 아빠가 곁에 있었다면 마구 원망을 했을 거야.”

아무한테도 할 사람이 없구나.”

.”

원희는 허벅지를 세게 쥐며 고개를 끄덕였다. 단단했다. 정말 열심히 달리고 훈련을 한 몸이었다.

공부를 따라가는 건 힘들어.”

내가 도와줄게.”

그건 이미 고마워.”

지석의 다급한 대답에 원희는 이를 드러내며 씩 웃었다.

네 덕이야.”

뭐가?”

처음에 네가 친구를 하자고 해줘서 너무 고마워. 여기에서 친구 같은 거 못 만들 줄 알았거든.”

원희의 대답에 지석은 한숨을 토해냈다. 그리고 머리를 긁적이며 어색한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저었다.

그런 뜻은 아니었을지도 몰라.”

?”

너도 아는 것처럼 내가 무작정 조용한 것은 못 견디는 사람이거든. 그래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고.”

그래도.”

원희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한 후 고개를 저었다.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뭐가 되었건 누가 있다는 게 다행이었다.

만일 다른 애들이 계속 나를 그런 식으로 대하는 상황에서 너까지 없었다면 너무 힘들었을 거야.”

다들 너를 무시한다거나 그런 건 아닐 거야. 다들 고 3이니까. 또 다른 호기심. 그런 거 때문에 그렇지.”

알아.”

원희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학교라는 곳도 결국 하나의 공간이었고, 이 안에서 관계를 맺는 것은 상황에 매우 중요하게 영향을 받는 거였다. 그리고 지금은 모두 예민한 상태였다. 그게 당연했다.

그래서 아정이 고백은 어떻게 할 거야?”

거절.”

남자애들이 너 부러워하겠다.”

그런가?”

지석의 대답에 원희는 씩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내가 거지 같아서 그래.”

네가 뭐?”

사실이잖아.”

원희는 자신의 옷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몸에 맞지도 않는 교복. 아주 우스운 꼴이었다.

이런 내가 윤아정이랑 다니면 다들 뭐라고 할 거 같아?”

아니. 그건.”

뻔하잖아.”

원희의 대답에 지석은 침을 꿀꺽 삼켰다. 어쩌면 뻔할 수도. 어쩌면 전혀 뻔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네가 너무 지레짐작하는 거 아니야?”

그럴 가능성이 더 큰 거니까.”

지석은 한숨을 토해내고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원희는 다른 말을 더 하지 않은 채 숨을 크게 쉬고 씩 웃었다.

고마워. 친구.”

나야 말로 이런 걸 말해줘서 고마워. 친구.”

이제 나랑 비슷한 거 같네.”

원희의 농담이 섞인 말에 지석은 웃음을 터뜨린 채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원희를 잠시 안쓰럽게 보다가 씩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