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현재진행형[완]

[로맨스 소설] 현재진행형 [24장. 보통날]

권정선재 2017. 12. 5. 23:55

24. 보통날

아들 아침 먹어야지.”

늦었어요.”

그래도.”

엄마의 걱정스러운 목소리에 원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왜 이렇게 아이 취급을 하는 건지.

엄마 나 이제 애 아니라니까.”

너 애야.”

엄마.”

애 맞아.”

엄마는 원희에게 다가와서 손을 꼭 잡으며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다. 원희는 그런 엄마의 손을 다시 잡았다.

우리 엄마 왜 이럴까?”

아들 요즘 마르는 거 알아?”

?”

원희는 자신의 몸을 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운동을 그만 두면 자연스럽게 어느 정도 살이 빠질 터였다.

너 새벽까지 그렇게 공부하고. 제대로 쉬는 날도 없고. 지금 주말에도 일을 구하려 하는 거잖아.”

그거야.”

원희는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야죠.”

네가 왜?”

엄마가 그 동안 나를 지켰으니까. 이제 내가 엄마를 지키는 게 당연한 거지. 뭐 그런 걸 가지고 그래요.”

하나도 안 당연해.”

엄마는 입술을 꾹 다물고 고개를 저었다.

아들.”

일단 학교.”

모르겠다.”

엄마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숙였다. 원희는 그런 엄마의 어깨를 문지르며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다녀올게요.”

그래. 차 조심하고.”

원희는 밝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전보다 나아지고 있는 거 같아.”

고맙습니다.”

수학은 흐뭇한 눈으로 원희를 보다가 이내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 원희가 자신을 보자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고맙습니다.”

?”

정말 고맙습니다.”

원희의 사과에 수학의 얼굴이 빨개졌다.

그러니까.”

알아요. 고등학교 3학녀이 되어서 이제 와서 공부를 따라잡는다는 게 불가능한 거나 다름이 없다는 거.”

그런데 너는 하고 있잖아.”

그냥 취업이 잘 되는 대학을 가면 돼요. , 이 학교에서 그런 학교로 가는 걸 좋아하실 분은 없겠지만.”

원희의 말에 수학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원희의 말처럼 전문대에 간다고 하면 다른 선생님들이 싫어할 거였다.

일단 더 노력해야지.”

성적이 올라도 그러려고요.”

?”

돈이 더 중요하거든요.”

원희의 말에 수학은 한숨을 토해냈다.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 더 열심히 하고.”

. 고맙습니다.”

원희가 교무실을 나가자 수학은 한숨을 토해내며 미간을 모았다. 자꾸만 신경이 쓰이면서 안쓰러운 아이였다.

쟤 도대체 뭐니?”

수학은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주말에도 일을 하려고?”

.”

열심히 어플을 들여다보는 원희를 보며 지석은 고개를 갸웃했다.

그렇게 급한 게 아니면 그래도 일단 공부를 하는 게 우선 아니야? 아무리 그래도 고 3인데 말이야.”

일단 대학을 갈지도 모르는데.”

?”

순간 지석은 입을 막았다.

아니.”

괜찮아.”

원희는 해막게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돈이 없어서 그래.”

. 무슨 말을 그렇게 하냐?”

사실이니까.”

원희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렇지 않았다. 이건 부끄러운 게 아니었으니까. 그리고 이걸 숨긴다는 게 더 부끄러운 일일 거였다. 모두가 다 아는 건데 혼자만 모르는 척을 하는 게 이상했다.

일을 할 곳이 없다.”

아무래도 학생이니까.”

그러게.”

원희는 어픙을 끄고 그대로 책상에 엎드렸다.

나 잠시만 좀 잘게.”

? .”

지석은 입을 내밀고 그런 원희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지?”

?”

아니.”

딸기 우유를 마시며 아정은 고개를 흔들었다.

말이 안 되잖아.”

뭐가?”

나 같은 애가 고백을 해주면. 무조건 아 고맙습니다. 뭐 이런 거 까지는 아니더라도 말이야. 안 그래?”

뭐래?”

지수는 웃음을 터뜨린 채 가볍게 아정의 머리를 검지로 밀었다. 아정은 아. 소리를 내고 머리를 문지르고 다시 우유를 마셨다.

사실이 그렇잖아. 그래도 싫다. 좋다. 가타부타 말은 해줘야 할 거 아니야. 혼자서 이게 뭐야?”

아예. 아무 생각이 없는 거 아니야?”

?”

아정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지수를 쳐다봤다.

그게 무슨?”

아니.”

아정이 자신을 너무 크게 보자 지수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사실이 그렇잖아.”

뭐가?”

전학생 입장에서는 그런 거 할 여유도 전혀 없는 거잖아. 그런데 네가 고백을 한다고 해서 그것에 대해서 진지하게 무언가를 생각을 하는 게 더 이상한 거 아니야? 전학생 입장에서는 굳이 그것에 대해서 생각을 할 이유도 없잖아. 네가 그 답을 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안 그래?”

그건 그렇지만.”

아정은 입술을 쭉 내밀었다. 생각을 해보니 답을 기다린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 아정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숙였다. 도대체 무슨 고백이라는 걸 이 모양으로 하는 건지. 아정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미치겠다.”

윤아정. 하여간 사고 한 번 버라이어티하게 친다. 너는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서 공부나 하지.”

엄마 같은 말은 하지 말아줄래.”

이런 말이 저절로 나와.”

지수의 떨떠름한 반응에 아정은 혀를 내밀고 웃었다. 그리고 남은 우유를 모두 마신 후 팩을 접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케이. 다시 고백한다.”

?”

그게 답이지?”

아서.”

아정이 걸음을 옮기려고 하자 지수는 손을 잡고 고개를 저었다.

너 그거 이기적인 거야.”

?”

전학생은 그럴 생각은 없는데. 그리고 그럴 여유도 전혀 없어 보인다는 생각은 안 해? 전학생에게 말이야?”

원희?”

아정은 그제야 원희의 상황이 생각이 났다. 자신과 다른 상황. 아정은 아랫입술을 잘근잘근 물었다.

그거야.”

너는 그냥 너만 신경을 쓰면 되는 거지만. 전학생은 아니잖아. 전학생은 안 그런 건데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

그러게.”

아정은 벽에 기대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그러네.”

윤아정.”

알았어.”

지수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자신을 부르자 아정은 머리를 뒤로 넘기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만 생각을 하는 거. 그게 옳을 수도 있었다. 원희의 사정 같은 것은 아무도 모르는 거였으니까.

그러네.”

아정의 미소에 지수는 알 수 없는 쓸쓸함을 느꼈다. 하지만 자신이 다른 말을 더 할 것이 없기에 그저 엷은 미소를 지을 따름이었다.

 

돈 필요해?”

복도를 걷던 원희는 미간을 모았다.

뭐라는 거야?”

돈이 필요하다며. 우리 말 잘 들으면 돈 줄게.”

원희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성호와 지웅을 노려봤다.

뭐 하자는 거야?”

네가 돈이 필요하다고 해서? 우리한테 안 개기면 돈을 줄게. 우리가 그 정도는 해줄 수 있거든.”

미친.”

왜 욕을 하고 지랄이야?”

성호가 원희의 곁에 서서 씩 웃었다.

너 아줌마들한테 몸 팔아라.”

?”

축구 했으면 죽이지 않겠냐?”

그거 돈 엄청 된대.”

시끄러워.”

원희가 자신들을 무시하면서 그대로 지나가려고 하자 지웅이 원희의 어깨를 잡았다. 그리고 성호가 발을 걸려는 순간 원희가 그 힘을 이용해서 그대로 두 사람을 벽으로 밀엇고 두 사람은 큰 소리를 내며 넘어졌다.

미친.”

야 이 새끼야.”

?”

너 이거 폭력이야.”

?”

원희는 어이가 없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우리 아빠가 누구인 줄 알아!”

거지 새끼가!”

너희 뭐니?”

그때 수학이 다가오자 두 사람은 열을 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 이 미친 새끼가 우리를 밀었어요. 아무리 운동만 하던 멍청한 새끼라고 해도 이건 아니지 않나?”

그래?”

당장 이거 신고할 거야.”

그래. 해야겠다.”

수학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원희를 보더니 자신의 휴대전화를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

신고할래?”

?”

내가 다 찍었어.”

수학은 동영상을 재생하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어떻게 할래?”

선생이 지금 몰카를 찍어도 돼?”

선생?”

수학은 다시 몸을 돌리며 한숨을 토해냈다.

너희 둘 안 되겠구나.”

계약직 주제에.”

. 그냥 가자.”

수학은 어이가 없어서 머리를 짚었다. 원희는 수학이 자신 때문에 봉변을 당한 거 같아서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