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현재진행형[완]

[로맨스 소설] 현재진행형 [26장. 꿈을 갖는다는 것]

권정선재 2017. 12. 6. 00:00

26. 꿈을 갖는다는 것

오빠는 오빠가 아무런 생각도 없는 애가 오빠에게 고백을 하면 어떨 거 같아?”

글쎄다.”

서정은 책을 읽다가 자리에 앉아서 볼을 부풀렸다.

아무 생각이 없을 걸?”

?”

. 그렇잖아.”

서정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애초에 연인이 될 사람으로 전혀 생각도 하지 않던 사람이 고백을 한다고 해서 그게 뭔가 다를 거라고 생각을 하는 거 자체가 우스운 거 아닌가? 그거 내가 생각을 하기에 이상한 거 같은데.”

그런가.”

서정의 대답에 아정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자신이 원희에게 너무 들이댄 것은 아닌가 싶었다.

윤아정 무슨 사고를 친 거야?”

아니.”

아정은 미간을 모은 채 고개를 저었다.

사고는.”

너 요즘 치잖아.”

오빠!”

아니야?”

뭐래?”

서정은 자리에 일어나서 아정의 머리를 가만히 쓰다듬었다. 아정은 비명을 지르며 팔을 버둥거렸다.

미친 새끼야. 머리를 왜 쓰다듬어!”

동생이 귀여워서 그런다.”

미친!”

서정은 씩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나 일주일 안 들어와.”

?”

서정의 말에 아정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

영화 들어가.”

네가?”

그래. 내가.”

서정은 자신을 가리키면서 씩 웃었다. 그래도 배우를 한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뭐라도 하기는 하는 모양이었다.

엄마는 뭐래?”

자기 일을 하시기에 바쁘시지. 너 밥 제대로 못 챙겨먹을 거 같아서 미리 말을 해주는 거야.”

나도 할 줄 알아요.”

. .”

서정은 씩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지수에게 말하고.”

?”

내 스케쥴.”

미쳤니?”

그래야 사생하지.”

아정은 손가락으로 욕을 허며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서정은 씩 웃으면서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미친. 내 친구를 뭐로 보고.”

아정은 입술을 내밀고 미간을 모았다.

걔도 싫으려나?‘

아정은 머리를 마구 헝클며 한숨을 토해냈다. 도대체 왜 이런 사고를 쳐서 혼자서 고민을 하는 건지. 스스로 생각해도 너무 한심했다.

 

좀 도와줄 수 있어?”

당연하지.”

원희의 물음에 지석은 힘을 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안 그래도 네가 나한테 공부를 도와달라는 소리를 하지 않아서 친구로 되게 서운하려고 했거든.”

뭐래?”

나 공부 되게 잘 해.”

지석의 대답에 원희는 웃음을 터뜨린 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농담이 아닌데?”

알아.”

원희는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뭔가 하기 위해서는 노력해야 했다. 그게 당연한 거였다.

 

이 부분이 자꾸 막히는 거구나.”

. 자꾸 풀어도 그러네요.”

원희의 대답에 기연은 입술을 꾹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너 중학교 1학년 다시 풀어야 해.”

?”

기초가 안 되어서 이런 거네.”

기연은 펜 끝을 물고 미간을 모았다.

아무래도 그냥 풀면서 그때는 네가 안다고 생각을 해서 넘어간 건데. 사실은 네가 모르고 있었던 거지. 그래서 이런 문제가 생기는 거야. 네가 이 문제에 대해서 더 자세히 풀면 답이 나올 거야.”

그런가요?”

문제집은.”

아니요.”

기연이 책장을 뒤지려고 하자 원희는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저었다. 더 이상 기연에게 이런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

제가 알아서 할 수 있어요.”

선생님이 해주는 거야.”

그래도요.”

원희의 대답에 기연은 잠시 멈칫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럼 또 묻고.”

고맙습니다.”

예의 바르게 인사하고 나가는 원희를 보며 기연은 고개를 저었다. 괜히 안쓰러운 아이였다. 자꾸만 마음이 가고 하나라도 더 해주고 싶은 아이. 기연은 눈을 한 번 감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 이원희.”

아정은 원희의 앞을 섰다. 원희가 자신을 보는 눈빛은 난처했지만 그런 것을 신경을 쓸 여유는 없었다.

너 도대체 왜 그래?”

뭐가?”

나한테.”

?”

너무한 거잖아.”

아정은 입술을 쭉 내밀고 고개를 저었다.

내가 너에게 고백을 했어. 아무리 내가 싫어도 이렇게 그냥 나 무시하고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니야?”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답을 달라는 거야.”

원희는 미간을 모았다.

?”

. .”

원희는 가볍게 한숨을 토해내며 머리를 헝클었다.

네가 뭘 바라는 건지 모르겠지만 나는 네가 바라는 답을 주지 못할 거야. 애초에 그런 것에 대해서 대답하고 싶지도 않고.”

뭐라고?”

3이잖아.”

원희의 대답에 아정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그게 도대체 무슨 상관이라고 이런 말을 하는 걸까?

그게 중요해?”

그럼 중요하지.”

아니.”

아정은 힘을 주어 고개를 저었다. 그런 것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자신은 이제야 원희를 만난 거고. 그건 원희도 마찬가지라는 거였다. 아정은 원희를 보며 고개를 흔들었다.

너 나 안 싫지.”

사람은 싫어하지 않아.”

아니.”

아정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한숨을 토해냈다.

나 좋아하잖아.”

아니.”

거짓말.”

아정의 말에 원희는 침을 꿀꺽 삼켰다.

너 가끔 나를 다르게 보는 거 알아. 알고 있다고. 그것도 내가 고백을 하고 나서 늘어났어.”

그래서?”

?”

그게 답을 해야 하는 이유야?”

원희의 덤덤한 물음에 아정은 미간을 모았다.

왜 그러는 건데?”

사실이니까.”

무슨.”

네가 고백을 해줬다고 해서 내가 무조건 답을 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 네가 나를 좋아해주는 건 고마워. 정말 고마워. 특히나 네가 나에게 두 번이나 고백을 해준 일. 그건 정말 고마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너에게 고백을 하지 않을 거야. 그건 너무나도 이상한 일이니ᄁᆞ.”

?”

아정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상대에 대해서 무슨 반응을 보여야 하는 거 아닐까?

너 왜 그러는 건데?”

그럼 거절이야.”

?”

네가 원하는 거.”

아정은 침을 꿀꺽 삼켰다. 거절이라니.

이원희. 네가 지금 몰라서 그러는 건데. 우리 학교에서 지금 나랑 사귀고 싶다고 하는 애들 되게 많거든. 그런 애들 내가 그냥 사귀면 되는 건데 사귀지 않고 있는 거거든. 너 그거 모르는 거거든.”

그럼 그런 애들 사귀어.”

뭐라고?”

아정은 머리를 뒤로 넘겼다. 이런 말을 들으려고 한 말이 아니었다. 하지만 원희의 표정은 단호했다.

나는 누군가와 연애하면서 내 감정과 시간을 쓰고 싶지 않아. 그거 나에게 너무 비효율적인 일이야.”

사람이 어떻게 늘 효율적인 일만 하고 살아. 그거 이상한 거잖아. 그렇게 살 수가 없는 거잖아.”

아니.”

원희는 힘을 주어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살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은 그렇게 살아야 하는 거였다.

너도 알고 있잖아. 나 돈 하나도 없다는 거. 나는 돈을 벌어야 해. 돈이라는 거 나에게 정말 중요해.”

그래서 감정 같은 건 중요하지 않다고?”

.”

원희는 힘을 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아정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원희의 말이 이해가 가면서도 가지 않았다.

너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거야.”

그리고 너를 여자로 생각한 적 없어.”

뭐라고?”

한 번도.”

아정은 침을 꿀꺽 삼켰다.

이원희.”

사실이야.”

아정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푹 숙였다.

너 정말 너무한 거 알아?”

알아.”

그런데 이래?”

.”

원희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을 위해서도. 그리고 아정을 위해서도 이렇게 말을 하는 게 옳았다.

나는 너를 좋은 친구로 생각하니까.”

친구?”

아정은 입술을 꾹 다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니. 친구 아니야.”

아정은 다시 한 번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윤아정.”

나는 싫어.”

아정은 원희의 얼굴을 보며 씩 웃었다.

그거 너무 이상하잖아.”

뭐가?”

한쪽이 고백을 했는데 다른 쪽이 거절을 하고 나서. 우리 이제 친구. 이러는 거 나 싫어. 그거 아니야.”

그럼.”

우리는 그냥 동급생이야.”

아정의 말에 원희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