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현재진행형[완]

[로맨스 소설] 현재진행형 [60장. 일요일]

권정선재 2018. 1. 24. 21:49

60. 일요일

못 볼 줄 알았는데.”

그러게요.”

아정이 손가락으로 하트를 만들어보이자 선재도 화답을 했다. 선재는 그런 둘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두 사람 지금 뭐해요?”

대화?”

그렇지.”

원희는 두 사람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다들 일찍 왔네.”

. 왔어?”

지석이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며 안으로 들어왔다. 아무래도 찾기가 다소 힘들었던 모양이었다.

그래도 찾기 쉬운 곳인 줄 알았는데.”

내가 길치라서.”

지석은 이를 드러내고 씩 웃었다.

그럼 이제 선생님만 오면 되는 거네.”

?”

지석의 말에 원희는 고개를 갸웃했다.

셋이야?”

. 그게.”

지석은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원희는 낮은 신음을 흘렸다. 결국 자신이 여기에 낀 게 문제였던 걸까?

그런 거면.”

미안. 늦어서.”

지수가 식당으로 오자 아정의 얼굴이 밝아졌다. 원희가 짧게 고개를 숙였고 지수도 마지못해 짧게 고개를 숙였다.

 

너 안 오는 줄 알았어.”

그러려고 했어.”

지수의 덤덤한 대답에 아정은 어색하게 웃었다.

그래?”

너 때문에 온 거야.”

?”

아정은 자신을 가리키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

너 전학생을 너무 좋아하니까. 좀 그러지 말라고. 최소한의 자존심이라도 챙기라고 온 거야.”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

?”

아정의 대답에 지수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도대체 자존심을 왜 챙겨야 하느냐니. 이건 무슨 말인 건지.

너는 아무렇지도 않아?”

.”

아정은 밝은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원희를 더 좋아하는 거니까 어쩔 수가 없는 거잖아. 지금 원희도 나를 싫어하는 건 아니라는 것은 알았으니까 내가 좋아하는 마음을 더 표현할 거야. 그래서 원희도 나를 보게. 그게 내 답이야.”

미쳤어.”

지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자존심을 다 버리는 것은 이상한 거였다. 그러면 안 되는 거였다.

너 금방 식을 거야.”

내가 왜?”

다르니까.”

안 달라.”

달라.”

지수의 단호한 말에 아정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 설사 다르다고 하더라도 헤어지거나 하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계속 좋아할 수 있었다.

나 원희가 좋아.”

왜 좋은 건데?”

그런 걸 어떻게 말로 해?”

지수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 자신이 끼어들 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아정이 걱정이 되는 게 사실이었다.

너 그러다가 나중에 힘들고 지치면 나에게 위로를 해달라고 할 거잖아. 나 혼자 귀찮은 거잖아.”

당연하지.”

마음에 안 들어.”

친구잖아?”

아정의 간단한 대답에 지수는 한숨을 토해냈다. 친구라는 이유. 아정은 아랫입술을 살짝 물었다가 놓았다.

지수야. 원희 그렇게 미워하지 마.”

너 힘들게 하는데 어떻게 안 미워해?”

이제 안 그럴 거야.”

됐어.”

지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너는 그래서 지금 집에 안 간다는 거지?”

. 사장님도 같이 밥 먹자고 하고.”

나는 갈래.”

지수야. 같이 먹지.”

아니.”

아정이 다시 부탁했지만 지수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지금 이 기분에 같이 밥까지 먹는 것은 정말 아니었다.

내가 지금 하하호호 그렇게 웃으면서 밥을 먹는 것도 이상한 거잖아. 안 그래? 이렇게 뭐라고 몰아세워놓고 아무렇지도 않게 밥을 먹는 거 이상한 거 같아. 내일 보자. 학교에서 보면 되잖아.”

그래.”

아정이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자 지수는 살짝 서운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서운하게 생각을 한다고 해서 아정이 뜻을 굽히지도 않을 거였다.

나 갈게.”

. 내일 봐.”

아정은 어색한 미소를 지은 채 손을 들었다. 지수는 그런 아정을 한 번 더 보고 돌아섰다. 아정은 한숨을 토해냈다.

 

솔직히 안 올 줄 알았는데?”

너희 사이 안 좋아?”

.”

선재의 지적에 지석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선재는 입을 내밀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너희 나이에 뭐가 그렇게 고민을 할 게 많아서 친구들 사이가 좋고 나쁘고 할 게 있어. 안 그래?”

그러게요.”

원희의 간단한 대답에 선재는 고개를 저었다. 그러다가 주방에서 알람 소리가 나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원희도 따라 일어나자 선재는 고개를 흔들었다.

내가 가지고 올게.”

그래도요.”

내가 어린 애들하고 얘기하는 게 좋아서 그런다.”

선재의 이런 말에 원희는 씩 웃었다. 선재가 주방으로 가고 나서 지석은 입술을 내밀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장님 정말 좋은 분이네.”

그렇지?”

. 너 신경도 많이 써주시는 거 같고.”

그런 게 보여?”

당연하지.”

지석은 가볍게 원희의 어깨를 두드렸다. 원희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고마운 사람이었다.

 

오늘 잘 먹었어요.”

다음주에 봐.”

알겠습니다.”

지석은 허리를 숙였고 선재는 그런 지석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그리고 아정을 보며 미간을 모았다.

집에 가.”

알았어요.”

정말이야.”

. 알았어요.”

아정은 씩 웃으면서 장난스럽게 경례를 붙였다.

그럼 다움주에 뵙겠습니다.”

그래. .”

두 사람을 보고 원희도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누군가와 친구가 된다는 것은 이렇게 기분이 좋은 일이었다.

그럼 그냥 사귀라니까.”

제가 가난해서 안 돼요.”

에이.”

선재는 원희를 보며 짧은 한숨을 토해냈다.

너 그러다가 나처럼 된다.”

?”

마흔인데 혼자야.”

. 싫어.”

그러니까.”

원희는 일부러 장난스럽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선재도 그런 원희를 보며 한 번 힘을 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은 일찍 가. 나머지는 내가 정리할게.”

?”

평소보다 두 시간이나 이른 시간이었다.

하지만.”

내일 중간고사라며?”

괜찮아요.”

원희는 씩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저 공부도 못 해서 괜찮아요.”

그래도 하는 거랑 안 하는 거랑 다르지. 이제 바쁜 시간도 아니니까. 나 혼자서 할 수 있어. 늙은이 취급 하지 말고 얼른 가.”

그래도 그래요.”

원희의 어색한 표정에 선재는 엄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원희도 꽤나 단호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저 제가 약속한 거 지키고 싶어요.”

그러면 다음 주 토요일 일찍 와.”

?”

그러면 되잖아.”

그건.”

선재는 힘을 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원희를 혀를 내밀고 어색하게 웃었다. 그리고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고맙습니다.”

당연히 그래야지.”

선재는 씩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짐을 챙기는 원희를 보더니 손가락을 튕기고 씩 웃었다.

아정이에게 전화해.”

?”

기다리고 있을 걸?”

아니요.”

이미 기다리지 말라고 말을 했었다. 지난주에 그렇게 말을 했었는데 설마 다시 기다릴 리가 없었다.

내일 시험이라서 갔을 거예요.”

아닐 걸?”

아닐 거라고요?”

원희의 대답에 선재는 그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누구가를 좋아할 때 그냥 기다렸어. 그게 가장 간단한 거니까. 그리고 상대도 나를 그렇게 싫어하지 않는다고 할 때. 그게 그러니까 위협이 아닐 때.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었어.”

기다리는 거.”

그러니까.”

알겠습니다.”

원희는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미소를 지은 후 가게를 나서서 한숨을 토해냈다.

정말 기다릴까?”

원희는 멍청한 짓을 하는 게 아닐까 하면서 휴대전화를 쳐다봤다. 설마 아정이 자신을 기다릴까?

그럴 일 없을 거야.”

원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정이 자신을 기다린다는 게 말도 안 되는 거였다.

도대체 나를 왜.”

아무리 좋아한다고 하더라도 이 정도로 밀어낸다면 전혀 다를 거였다. 그러면서도 괜히 이상한 마음이 들어 버튼을 눌렀다.

 

왜 기다리는 거야?”

너를 좋아하니까.”

아정의 간단한 말에 원희는 고개를 저었다.

정말.”

나 공부 많이 했어. 너에게 부담 주는 거 아니야.”

아정이 재빨리 가방에서 문제집을 꺼내면서 말을 하자 원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한숨을 토해냈다.

나 맛있는 커피 못 사줘. 네가 하자는 데이트 다 못 할 거야.”

괜찮아. 학생이잖아.”

아정이 씩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원희는 어이가 없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