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장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않습니까?”
교감의 말에 부장은 미간을 모았다.
“이미 아이들이 이렇게 서명도 다 했고. 학부모들도 전화를 했어요. 이 상황에서 담임을 바꿀 수 없다고요.”
“아무리 그래도 계약직 선생님입니다.”
“그래서요?”
“네?”
“그게 문제입니까?”
“아니.”
교감의 반응에 부장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분명히 자신과 같이 은선을 자르겠다고 해놓고서 왜 이러는 건지.
“전에야 성호 학생이랑 지웅 학생 부모님이 학교에 와서 그런 거였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습니까?”
“무슨 상황이요?”
“부장 선생님.”
“그래도 싫습니다.”
부장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자신의 명령은 하나도 듣지 않는 선생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을 수는 없었다.
“인맥도 딸리고 아이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지 못할 겁니다. 그런 사람을 그대로 두면 안 됩니다.”
“내 뜻에 거역하는 겁니까?”
“그게 아니라.”
교감의 반문에 부장은 이마의 땀을 훔쳤다. 지금 자신이 감히 누군가의 말을 무시하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저 현실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이사회에서 전화가 왔어요.”
“그 말씀은?”
“윤아정 학생 아버님이요.”
“아.”
그 사람은 단 한 번도 학교 일에 대해서 관심이 없던 사람이었다. 서정이 학교를 다닐 적에도 이렇게 관심을 갖지 않던 사람이 아정의 일에 대해서 전화를 하다니. 부장은 결국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알겠습니다.”
“그럼 그렇게 아세요.”
“네.”
부장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 화가 났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그저 이대로 두는 것이 전부였다. 괜한 자존심으로 벌인 일이 거꾸로 자신의 자존심을 더 구기는 일이 되어버렸다.
“으아, 드디어 중간고사 끝났다.”
지석은 그대로 책사에 널브러졌다. 원희는 그런 지석의 어깨를 가볍게 주물렀다. 지수는 그런 둘 곁에 와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여간 위지석 하나도 발전이 없어.”
“뭐?”
지석이 까칠하게 반응하자 지수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정은 그런 셋 곁에 와서 혀를 찼다.
“너희 또 싸워?”
“싸우긴.”
“얘가 시비지.”
“네가 한심해서 그러지.”
“야. 이지수.”
“그만 좀 해라.”
원희는 생글거리며 고개를 저었다. 지석은 그런 원희를 보며 혀를 끌끌 찼다. 원희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고 아정의 손을 잡았다. 지석은 그런 둘을 보며 어이가 없다는 듯 짧게 고개를 흔들었다.
“이게 지금 신성한 교실에서 뭐 하는 거지?”
“연애.”
“이원희.”
지석은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처음 원희가 전학을 왔을 때만 해도 저런 말을 할 거라고 생각도 하지 못했는데 이제 지수와 저렇게 능청스럽게 행동을 하는 것을 보니 확실히 많이 달라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윤아정 대단해.”
“뭐가?”
“이원희를 저렇게 바꾸고.”
“아니지. 내가 바꾼 게 아니야.”
아정은 싱긋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저 원희 안의 원희를 꺼내준 거야.”
“뭐야. 그게.”
지석은 뜨악한 표정을 지으며 지수를 쳐다봤다. 지수도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나 너 때문에 머리 아파. 약 먹어야겠어.”
“지수야. 왜 그래.”
“저리 가. 이 년아.”
아정이 허리를 안자 지수는 장난스럽게 욕을 내뱉었다. 아정은 그럴수록 지수를 더욱 꽉 안았다.
“야. 이원희 담임이 불러.”
“어? 어.”
원희는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재수요?”
“응.”
은선의 말에 원희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 성적도 많이 오르고 있는데 그래서 좋은 말만 들을 줄 알았는데 재수라니.
“그게 너를 위해서 좋아.”
은선은 어색하게 웃었다.
“너 지금 성적이 오르잖아.”
“네. 오르죠.”
스스로 기대하던 것 이상으로 성적이 오르는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재수까지 할 것은 아니었다.
“저희 집 가난해요.”
“아니.”
원희의 입에서 나온 말에 은선은 침을 삼켰다. 무슨 말만 해도 돈이 나오는 아이라는 것은 슬픈 일이었다.
“재수하는 거 돈 되게 많이 들잖아요. 그거 그냥 대학을 다니는 거랑 크게 차이가 없다고 알아요.”
“그래도 지금 원희 네 성적이 너무 아까워서 그래. 이렇게 계속 오르면 더 좋은 대학에 갈 거야.”
“더 좋은 대학에 가면요?”
“어?”
원희의 갑작스러운 물음에 은선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좋은 대학에 가면? 그 다음의 답은 뭐지?
“그저 저의 선택지가 더 넓어질 거라는 말씀을 하실 거라면 하지 않으셔도 돼요. 저도 그 정도는 알고 있거든요.”
“아니.”
은선은 할 말을 잃었다. 자신이 원희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고작 그것이 전부일 거였다. 너에게 더 많은 기회가 갈 거라고. 네가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라도 더 늘어날 거라고. 그게 전부였다.
“그러네.”
은선은 어색하게 웃었다.
“그래.”
“그렇죠?”
원희도 그런 은선을 따라서 미소를 지었지만 어딘지 모르게 그 뒤에 쓸쓸함 같은 것이 묻어났다.
“하지만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말은 지금 네가 가장 쉽게 네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시간이라는 거야.”
“제 미래요?”
“응.”
“모르겠어요.”
원희는 손을 만지작거리며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제가 뭘 할 수 있는지.”
“왜?”
“그런 건 이미 포기했거든요.”
“어?”
은선이 놀란 표정을 짓자 원희는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은선이 자신의 담임선생님이었지만 이렇게 모든 것들에 대해서 시시콜콜하게 털어놓고 싶지 않았다. 은선은 그런 원희를 물끄러미 지켜봤다.
“지금 네가 내리는 선택이 네가 하는 선택이 아닌 거잖아. 너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거잖아.”
“그럴 수 없어요.”
원희는 애써 밝은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은선은 한숨을 토해냈다. 자신이 담임으로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다는 게 너무 속상했다. 원희는 그저 그런 은선을 보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고맙습니다.”
“아니.”
원희의 인사에 은선은 고개를 흔들었다.
“내가 고마워.”
“네?”
“내가 여기에 그대로 있게 해줬잖아.”
“그거야 선생님 덕이죠.”
“아니.”
은선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자신을 위해서 아이들이 얼마나 나서줬는지. 그리고 그 서명이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원희는 아마 알지 못할 거였다. 그게 있기에 스스로를 믿을 수 있었다.
“원희 너랑 아정이, 그리고 지수랑 지석이. 그리고 다른 반 아이들 모두 내가 하는 일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을 해줬어.”
“선생님.”
“이건 비밀.”
은선은 검지를 입에 가져가며 씩 웃었다.
“조금 오글거렸어.”
“그러게요.”
원희도 팔을 문질렀다.
“그럼 네 뜻은 알겠어.”
“고맙습니다.”
“아니야.”
은선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고맙다는 말을 들을 것은 아니었다. 결국 자신은 원희에게 어떤 도움도 주지 못한 거니까.
“그런 거 아니에요.”
원희는 마치 그런 은선의 마음을 읽는 모양이었다.
“고맙습니다.”
“어?”
은선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밝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것이 바로 교사를 하는 보람이었다.
“담임이 뭐래?”
“비밀.”
“뭐야.”
원희의 대답에 아정은 입을 삐쭉 내밀었다.
“아니 연인 사이에 비밀 같은 거 있으면 안 되는 거 아니야? 뭐든 다 솔직하게 말을 해줘야 하는 거지.”
“이게 오롯이 나의 일이라면 너에게 모두 말을 해주겠지만 이건 나랑 은선 선생님 사이의 비밀인데.”
“아 그러셔요.”
아정이 볼을 잔뜩 부풀리자 원희는 쿡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심호흡을 하고 이리저리 목을 풀었다.
“가을인 거 같아.”
“그러게.”
원희가 가볍게 말을 돌리려는 것을 알고 아정도 그 말에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기분이 좋았다.
“아 이건 말할 수 있다.”
“뭐?”
“은선 선생님이 고맙대.”
“어?”
아정이 자리에 우뚝 서서 원희를 응시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우리가 한 거 고맙대. 자신이 선생으로 틀리지 않았다는 거. 그거 우리가 증명을 해준 거래.”
“정말?”
아정의 얼굴이 눈에 띄게 밝아지자 원희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손을 내밀어서 가만히 아정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비밀이야.”
“왜?”
아정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다른 애들도 좋아할 거야.”
“아니.”
아정의 대답에 원희는 고개를 저었다. 아정은 무슨 말을 더 하려고 하다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선생님 부탁이구나?”
“어.”
원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정은 머리를 뒤로 넘기고 이리저리 목을 풀었다. 그리고 씩 웃었다.
“그럼 된 거지.”
“어?”
“그런 걸면 충분히 비밀로 해도 좋아. 그래. 나 윤아정. 이제 결심했어. 무조건 집착하지 않는 여자가 되기로.”
“이미 그른 거 아니야?”
“앞으로라도.”
아정의 말에 원희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아정도 그런 원희를 보며 해맑은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어렵다.”
“그래요?”
아정의 제안에 은선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저었다. 아정이 갈 수 있는 대학은 의외로 적었다.
“너 왜 이래?”
“네?”
“원희 때문이지?”
“아니.”
이미 원희가 상담을 마친 이후였다. 지금 아정이 정하는 학교들은 원희의 학교들과 가까운 곳이었다.
“이러지 마. 아정아.”
“선생님.”
아정은 자신의 모든 것이 다 들킨 것 같아서 어색하게 웃었다. 하지만 은선은 그런 아정을 따라 웃지 않았다.
“네가 뭘 한다고 해서 그게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낳을 거라고 생각을 하지 마. 거꾸로 그릇된 결과를 낳을 수도 있어.”
“설마요.”
“진짜로.”
은선이 힘을 주어 말하자 아정은 침을 꿀꺽 삼켰다.
“지금은 다른 거 하나 보지 않고 오롯이 원희만 생각을 해서 내린 이 결정이 너에게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 순간. 그리고 너에게 많은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 너는 결국 원희를 원망하게 될 거야. 너 스스로가 아니라 원희까지 원망할 거야.”
“안 그래요.”
“내가 그랬어.”
“네?”
은선의 말에 아정은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 은선은 입을 꾹 다물고 엷은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저었다.
“그러니 다시 정해.”
“싫어요.”
“아정아.”
“그러고 싶지 않아요.”
아정은 고개를 저었다. 지금 한 번 물러나게 되면 다시 결국 돌이킬 수 없게 될 거였다. 그러고 싶지 않았다.
“선생님 너무나도 고마운 사람이에요. 그런데 저는 지금 이 순간 원희랑 떨어지면 원망할 거 같아요.”
“그렇지 않아.”
“왜요?”
“원희는 고마워할까?”
“네? 그건.”
원희라면 도대체 무슨 말을 할까. 원희라면 자신을 뭐라고 할 수도 있었다. 아니 뭐라고 할 게 분명했다.
“이거 너 지금 원희에게 물은 거 아니지?”
“네. 안 물었어요.”
아정은 아랫입술을 물고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한숨을 토해내며 어색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러네.”
“너 원희를 설득을 할 자신이 있니?”
“아니요.”
아정은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원희를 설득하는 일은 그 어떤 일보다도 어려울 거였다.
“원희는 지금 너의 선택에 대해서 고마워하지 않을 거야. 아정아. 그러니 다시 한 번 결정해. 너를 위해서.”
아정은 침을 꿀꺽 삼키고 묘한 표정을 지었다.
“너랑 가까운 학교에 가고 싶어.”
“왜?”
“어?”
원희의 간단한 반문에 아정은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혀를 내밀고 어색하게 웃었다. 원희는 그런 아정의 눈을 물끄러미 응시했다.
“나는 네가 너를 위해서 더 이기적인 선택을 하기 바라. 너를 위해서 그건 당연한 거야. 더 이기적으로 행동해.”
“싫어.”
아정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한숨을 토해내고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원희는 그런 아정의 손을 꼭 잡았다.
“왜 이럴까.”
원희는 생긋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윤아정.”
“응?”
“왜 나를 우선으로 생각해?”
“좋아하니까.”
“그게 뭐야.”
원희는 웃음이 가득한 얼굴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정은 한숨을 토해내고 고개를 푹 숙였다.
“만일 멀어지면 우리 마음도 멀어질 거야.”
“그럴 수도 있지.”
원희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당연할 거였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오히려 그 시간이 우리에게 약이 될 수도 있어. 우리도 이제 조금은 더 어른이 되는 거니까.”
“어른.”
너무나도 낯선 단어였다. 그리고 스물이 된다고 해서 어른이라고 할 수도 없는 거였다. 그런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았다.
“그러니까.”
“왜 그래?”
“아니.”
아정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런 아정의 얼굴이 묘하게 떨리자 원희는 입술을 쭉 내밀며 고개를 저었다. 아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원희는 목을 한 번 가다듬고 눈을 감았다가 떴다.
“그래서 하향 지원한 거야?”
“선생님이 말했어?”
“어?”
“아니.”
아정이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러니까.”
“설마 은선 선생님이 나에게 말했을 거라고 생각을 한 거야?”
“응.”
“절대로.”
원희는 힘을 주어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아정의 손을 한 번 쥐었다가 풀면서 어떤 신호를 보냈다. 아정이 물끄러미 자신을 응시하자 원희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고 이리저리 목을 풀었다.
“좋아해.”
“나도 좋아해.”
“그러니 떨어져도 돼.”
“하지만.”
“새내기는 중요해.”
“그렇지.”
아정은 심호흡을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도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중요하다고 해서 무조건 그것에 대해서 다시 가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너무나고 지치고 힘든 일일 거였다.
“내가 흔들리면?”
“그러게.”
원희는 이를 드러내고 씩 웃었다.
“모르겠다.”
“뭐야?”
아정은 입술을 쭉 내밀고 고개를 저었다.
“그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그러면 안 돼?”
“응.”
아정은 힘을 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아주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말은 하고 싶지 않았다. 그게 현실이 될 것만 같았다.
“나는 네가 그러면 불안해.”
“불안이라.”
원희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도 너무나도 불안했다. 이 불안한 시간들이 결국 현실이 될 거였다.
“그래.”
“원희야.”
“응?”
“원희야.”
“왜. 아정아.”
아정은 생긋 웃었다. 그리고 원희의 어깨에 기댔다. 원희는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런 거 신기하다.”
“신기하네.”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특별한 일이지.”
하나의 문장을 나누어서 말을 한다는 것도 너무나도 기분이 좋은 말이었다. 원희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고 아정에게 손을 내밀었다. 아정은 깍지를 끼고 원희의 체온을 고스란히 느꼈다.
“그러면 내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도 돼?”
“가야 돼.”
“그런 건가?”
“그런 거야.”
원희가 손에 힘을 주었다. 아정도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어쩌면 자신도 이 말이 듣고 싶었던 것일 거였다.
“미안해.”
“아니.”
아정의 사과에 원희는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왜 사과를 해?”
“그냥 미안해서.”
“나를 못 믿어?”
“아니.”
아정은 씩 웃으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런 아정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리자 원희는 입술을 내밀었다.
“사랑해.”
아정의 눈이 동그래진 사이 원희는 아정에게 허리를 숙였다. 그리고 부드럽게 입을 맞췄다. 두 사람의 연애는 현재진행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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