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천사입니다...만 [완]

[로맨스 소설] 천사입니다...만 [26장. 마음이 가다.]

권정선재 2018. 3. 20. 02:16

26. 마음이 가다.

고민이 너무 많은 거 아니에요?”

?”

요즘 얼굴이 너무 안 좋아.”

기연의 말에 상유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얼굴을 문질렀다. 자신이 그랬나? 그러면서도 이상한 기분이었다.

그런데 왜 그렇게 나에게 신경을 써요?”

? 그게 무슨?”

내가 뭐라고.”

아니.”

기연은 아랫입술을 살짝 물었다.

천사잖아요.”

? 천사요?”

. 내 수호천사. 그러니까 내 수호천사가 조금이라도 더 기분이 좋기를 바라는 거. 이거 이상한 거 아닌 거 같은데?”

상유는 엷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한숨을 토해내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헛기침을 했다.

그거 이상한 겁니다.”

이상해요?”

. 이상합니다.”

이상하구나.”

기연은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혀를 내밀었다. 상유는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왜 이렇게 마음이 불편한 건지. 왜 이렇게 여러 생각이 드는 건지. 상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미간을 찌푸렸다.

그런데 정기연 씨는 내가 아무렇지도 않습니까?”

뭐가요?”

아니.”

상유는 머리를 긁적였다.

혹시 뭐 자기를 보고 반했다. 뭐 그런 건 아니죠?”

?”

도끼 병도 아니고.”

아니.”

상유는 침을 꿀꺽 삼켰다. 도대체 말이 또 왜 여기로 튀는 거야? 게다가 혼자 왜 이렇게 뿌듯해 하고 있어?

그런 거 절대로 아니니까 이상한 말 하지 말아요.”

아닙니다. 절대.”

상유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기연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고 엷은 미소를 지었다. 상유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힘들지 않아?”

뭐가?”

아니.”

여정은 살짝 목소리를 낮췄다.

여기 정규직도 아닌 거고.”

에이.”

여정의 걱정에 기연은 손사래를 치며 고개를 저었다.

안 그래. 우리 사장님이 얼마나 좋은 분인데? 4대 보험도 따박따박 넣고. 진짜로 좋단 말이야.”

아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음식을 가지고 오면서 선재가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언제든 정기연 씨가 훌륭한 소설가가 되면 아무런 말도 없이 바로 그만 둬도 되는 상황이니까요.”

소설이요?”

말 안 했습니까?”

그게.”

기연은 혀를 내밀고 어색하게 웃었다.

나 작가 하려고.”

작가?”

여정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인상을 구겼다.

그게 무슨.”

아니.”

너 그게 쉬워 보여?”

아니. 절대 아니지.”

기연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작가가 쉬워 보이는 일이라면 진작 아무 생각 없이 했을 거였다.

어려운 거 알아. 지치는 것도 알고. 힘든 일인 것도 아는데. 그래도 하고 싶어. 내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그게 무슨.”

여정은 혀로 이를 훑다가 한숨을 토해냈다. 그리고 입술을 쭉 내밀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미간을 모았다.

그거 정말 힘들어.”

알아.”

네가 뭘 알아?”

여정은 입술을 쭉 내밀고 고개를 저었다.

너 아무 것도 몰라.”

?”

내가 쉬워 보이니?”

아니.”

갑자기 여정이 화를 내자 기연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여정은 한숨을 토해내며 혼자 분을 삭이다가 어색하게 웃었다.

미안해.”

아니.”

내가 글을 쓰는데 그게 힘들어서.”

내가 감정 쓰레기 통이야?”

?”

갑작스러운 기연의 반응에 여정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게 무슨?”

나는 너를 만나서 너무 좋았어. 그래서 너에게 이런 말을 하는 거였는데. 지금 내가 느끼는 거. 내가 생각하는 거. 이거 말을 하는 거였는데. 너는 지금 나를 뭐라고 생각을 하는 거야?”

그게 아니라.”

기연이 화를 내자 여정은 침을 삼켰다. 기연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

?”

가라고.”

아니.”

.”

.”

여정은 미간을 찌푸렸다. 아니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손님에게 이런 식으로 가라고 하는 게 말이 되나?

나 여기 손님이야.”

손님이라면 나에게 그런 말을 막 해도 되는 거야? 나 너에게 음식 팔 생각은 없어. 그러니까 가.”

너 되게 웃기다.”

?”

너 그냥 알바잖아.”

아니.”

여정의 말에 기연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고작 아르바이트. 자신은 그런 거였다. 뭐라고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러니까.”

가시죠.”

갑자기 선재가 뒤에서 나타나자 기연은 놀랐다. 선재는 진지한 표정으로 여정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가세요.”

아니.”

여기 아르바이트 아니고 직원이고요. 4대 보험 다 되고요. 그리고 그게 아니라도 무시하면 안 되는 거고요.”

선재의 말에 여정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가 옆에서 다른 사람들까지 수군거리는 것을 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 이런 곳이 다 있어. 여기는 내가 인터넷에 올릴 거예요. 사람을 이상하게 모는 곳이라고요.”

올리세요.”

선재는 단호히 대답했다. 그리고 계속 여정의 눈을 응시했다. 여정은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서 가게를 나갔다.

괜찮아요?”

? .”

오늘은 퇴근해요.”

아니.”

괜찮습니다.”

기연은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왜 지금 나와요?”

아니.”

상유의 눈을 보기가 무섭게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 기연은 애써 울음을 참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울고 싶으면 울어요.”

아니요.”

기연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싫어요.”

?”

나 혼자 우는 거 이상해.”

아 그게 걸리는 겁니까?”

상유는 잠시 고민하다가 그대로 날개를 펼치고 기연의 손을 잡았다. 기연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제 우는 거 안 이상하죠?”

?”

안 이상하잖아요.”

아니.”

기연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툭 하고 눈물이 터졌다. 그리고 상유에게 안겨서 서럽게 울었다. 상유는 그런 기연의 등을 가만히 토닥였다.

 

뭐 하고 있는 거야?”

뭐가?”

전혀 늘지 않고 있잖아.”

아니.”

행복이 그대로라는 거. 그건 천사가 인간에게 붙어서 제대로 된 일을 하지 않고 있다는 거였다. 상유는 한숨을 토해냈다. 아름은 혀로 입술을 축이고 미간을 찌푸리고 펜으로 테이블을 두드렸다.

뭐 하는 거야?”

다 하고 있어요.”

뭘 하는데?”

이것저것.”

미쳤어.”

아름은 입을 쭉 내밀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혀를 차면서 목을 한 번 가다듬고 상유를 응시했다.

그만 둬.”

?”

너 그만 두라고.”

아니.”

너 그만 두는 게 맞아.”

누나.”

상유는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절대로 이대로 기연을 놓을 수 없었다. 놓아서는 안 되는 거였다.

천사가 이런 적이 없는 거잖아요. 이런 식으로 갑자기 그만 두라는 거. 이거 말도 안 되는 거 같은데.”

말은 안 되는 거지. 그런데 그 동안 네가 한 거 생각을 해 봐. 너 정말로 이상하게 굴고 있어.”

그건.”

상유는 침을 꿀꺽 삼켰다. 맞았다. 자신이 이상한 말을 하는 거였는데. 자신이 이상한 행동을 하는 거였는데.

그러니까.”

불만은 없지?”

있습니다.”

뭐라고?”

인연이 있잖아요.”

인연?”

아름은 코웃음을 치고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가 내쉬었다. 그리고 침을 한 번 꿀꺽 삼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여자를 행복하게 만들어주지도 못하면서 그 일을 계속하겠다는 거. 그거 오히려 그 인간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다는 걸 모르는 거야? 그 인간을 위해서 네가 그만 둬야 하는 거라고.”

내가 있어야 행복해질 수 있어요. 그 사람 이제야 자신이 바라는 거. 자신이 해야 하는 거 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고요.”

어차피 그렇게 되었을 거야.”

그게 무슨?”

그게 자연스러운 흐름이지.”

자연스러운 흐름.”

상유는 고개를 푹 숙였다.

너 왜 그래?”

신기해요.”

?”

그 사람이 신기해.”

상유의 말에 아름의 눈동자가 불안하게 흔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