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천사입니다...만 [완]

[로맨스 소설] 천사입니다...만 [32장. 당신의 의미 2]

권정선재 2018. 3. 26. 23:12

32. 당신의 의미 2

내가 비밀을 지킨다고 해서 상유가 모를 것 같지도 않아요. 이미 여기로 오고 있는 것도 느껴지고.”

.”

선재는 씩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비밀 좀 지켜줘요.”

아니.”

부탁입니다.”

누가 봐도 지금 이 상황은 부탁이 아니었다. 아름은 깊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사라졌다. 상유는 이리저리 목을 풀었다.

.”

미친.”

상유는 다짜고짜 선재의 멱살을 잡았다.

뭐 하는 거예요?”

너에게 묻고 싶은 게 있어.”

상유는 물끄러미 선재를 응시했다.

이게 지금 묻는 사람의 태도인가?”

시끄러워.”

.”

너 뭐야?”

?”

네 정체.”

선재는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한숨을 토해내고 선재의 손을 놓으려고 했지만 선재의 아귀 힘은 꽤나 단단했다.

이런 식으로 나에게 행동을 하면 곤란할 텐데. . 형은 그런 걸 신경도 쓰지 않을 수도 있지만.”

너 도대체 뭐야?”

상유는 눈을 가늘게 떴지만 선재는 여전히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그리고 가볍게 손가락을 튕기고 그의 손에서 벗어났다.

무슨.”

왜요?”

너 도대체 뭐냐고?”

천사.”

거짓말.”

상유의 반응에 선재는 재미있다는 듯 눈알을 굴리면서 씩 웃었다. 상유는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너는 너무 많은 걸 알아.”

그게 문제인가?”

문제지.”

에이. 그건 아니죠.”

선재는 무슨 말을 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이내 눈을 가늘게 떴다. 그리고 이를 드러내고 씩 웃었다.

나에게 왜 이래요?”

뭐라고?”

형이 나에게 이래서 얻을 수 있는 게 없잖아요. 뭐라도 얻을 게 있을 때 이래야 하는 거 아닌가?”

무슨.”

내가 뭐라고 생각해?”

?”

내 정체.”

제대로 들어온 물음.

적어도 내가 무엇인지 그에 대한 의심을 하면서 무슨 생각이라도 하니까 이런 걸 묻는 거잖아요.”

상유의 말은 정확했다. 자신이 의심하지 않는다면 자신도 상유에게 이런 말을 하지 않을 거였다.

그게 아니라.”

거짓말.”

상유는 한숨을 토해내고 입술을 쭉 내밀었다.

내가 선배를 모른다고 생각을 해요? 아니, 나 너무나도 잘 알아. 선배 정말 잘 알아. 그런데 지금 나를 소기면서 정말. 이거 아닌 거 같아. 나는 선배를 좋아하는데 이러면 안 되는 거죠.”

선배라고?”

상유는 쿡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나를 정말 그렇게 생각해?”

당연하죠.”

거짓말.”

에이.”

선재는 검지로 머리를 긁적이고 씩 웃었다.

형이 의심하는 내 정체가 뭐예요?”

말하면?”

되는 거죠.”

맞을까봐 걱정이야.”

상유의 말에 선재는 씩 웃었다. 그리고 이리저리 목을 풀고 선재를 가리켰다. 선재는 한숨을 토해냈다.

그러니까 그게.”

악마라도 된다고 생각해요?”

상유가 계속해서 망설이자 선재는 장난스럽게 말하면서 웃었다. 상유는 침을 꿀꺽 삼켰다. 쉬이 말을 해서도 안 되고 말을 할 수도 없는 말이었다. 그걸 선재는 너무나도 쉽게 말하고 씩 웃었다.

그건 아니에요.”

선재는 손을 뒤로 뻗어서 등을 긁적였다.

내가 악마일 리가 없잖아요. 악마가 여기에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있을 수 없다는 거 몰라요?”

알아.”

아는데 그래요?”

상유는 헛기침을 하고 선재를 응시했다.

뭘 하려는 거야?”

뭐가요?”

적어도 이런 종류의 행동을 할 때는 어떤 목적이 있어야 하는 거잖아. 아무 목적도 없이 이럴 리 없잖아.”

없어요.”

무슨.”

상유의 눈동자가 불안하게 흔들렸다.

이유가 없다고?”

.”

선재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고 씩 웃었다.

재미있잖아.”

재미라니.”

선배가 인간을 사랑한다.”

선재는 손을 맞잡고 씩 웃었다. 그리고 날개를 활짝 폈다. 그 어느 때보다 크고 금빛으로 빛났다.

그 날개는.”

날개를 잃어가는 중이죠.”

선재는 이리저리 목을 풀었다.

그러니 너무 미워하지 말아요. 날개를 잃어가는 이가 할 수 있는 선택이란 그렇게 많지 않아요.”

그러니까.”

신이라고요. .”

선재의 여유로운 대답에 상유는 인상을 구겼다. 신이라니. 그런 존재가 지금 이런 짓을 해도 된다는 건가?

지금 신이 할 수 있는 치고는 너무 유치한 거 아닌가? 신이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는 거 같은데.”

.”

선재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 그리고 이내 눈을 굴리면서 장난스럽게 웃었다. 상유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선재가 순간 사라졌다. 상유는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그리고 그대로 자리에 쓰러졌다.

 

정신이 들어?”

누나. 여기는.”

더 누워 있어.”

아름의 걱정스러운 말투에 상유는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그리고 머리를 뒤로 넘긴 채 고개를 저었다.

신이라니.”

그러게.”

아름의 느긋한 반응에 상유는 인상을 구겼다. 아름의 반응을 보니 이미 아름은 알고 있었던 거였다.

왜 미리 말하지 않았어요?”

말하면 달라지나?”

그거야 당연히.”

상유는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아름이 자신에게 미리 선재의 정체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서 원망할 수 없었다.

그래야 나도 뭘 하조.”

네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어.”

하지만.”

상유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자 아름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상유는 머리를 벅벅 긁었다. 신은 천사의 일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약속. 그것을 지금 선재가 지키지 않은 거였다. 그것을 거론해야 했다.

그냥 두고 볼 거예요?”

그럼 내가 뭘 해야 하는데?”

그거 규정 위반이잖아요.”

규정.”

아름은 혀로 입술을 축였다.

그거 따질 수가 있나?”

그럼 그냥 있어요?”

아름은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물끄러미 상유를 응시했다. 상유는 깊은 한숨을 토해내고 고개를 저었다.

내가 날개를 펴고 주위에서 듣지 못하게 한 상황에서도 들은 거 보면 대단한 신인 거야. 알지?”

그럼 그냥 넘겨요?”

?”

아니.”

상유는 가슴을 뭔가가 콱 막은 기분을 느꼈다. 그게 아니라고 말을 해야 하는 건데, 그냥 참고 모두 넘겨야 하는 거였다.

단순한 거야. 그런 거.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그럼 그냥 넘겨야 하는 거라고 생각하시는 거예요?”

.”

도대체 어떻게.”

신이니까.”

아니, 그게 도대체 뭐야.”

상유는 가쁜 숨을 내쉬었다. 머리가 왕왕 울렸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풀고 따져야만 하는 거였다.

누나 위를 안 만났어요?”

만났지.”

그런데 어떻게 넘겨요.”

세상에 신이란 존재가 한 분은 아니니까. 그리고 선재. 그런 신도 천사도 아닌 걸 알고 있으니까.”

그게 도대체 뭐야.”

상유는 아랫입술을 잘근잘근 물었다. 속상했는데 뭘 해야 하는 건지 아무 것도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좋아하는 인간이 생겼고, 나는 천사라고 하는데. 내가 자신의 천사라고 하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어.”

너도 알잖아.”

“akfhe 안 돼.”

도대체 무슨 천사가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에 빠지는 걸까? 어떻게 평범한 인간 하나 지키지 못하는 걸까?

아무리 곧 날개를 잃을 거라고 해도 이건 아니지.”

네 선택이야.”

제 선택이요?”

상유는 코웃음을 쳤다.

가서 따질 거야.”

미쳤어.”

상유가 날개를 펴려고 하자 아름은 재빨리 상유의 손을 잡았다.

안 돼.”

누나.”

제발.”

안 된다고.”

상유가 인간을 지키기 위해서 움직이는 순간 그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 되어버리고 말 거였다.

누나가 나를 도와야지.”

그건 어려워.”

도대체 왜!”

상유는 울부짖었다.

도대체 왜 안 되는 건데!”

상유의 울부짖음에 아름은 고개를 푹 숙였다. 보는 이의 마음도 너무나도 아프고 슬픈 기분이었다.

가지 마.”

누나.”

가면 안 돼.”

아름은 상유의 눈을 응시했다.

너 정말 그러면 안 되는 거야.”

누나. 나는 가야 해.”

박상유.”

그 사람을 지킬 거야.”

상유는 그래고 그대로 날개를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