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천사입니다...만 [완]

[로맨스 소설] 천사입니다...만 [37장. 이상한 악마 1]

권정선재 2018. 4. 2. 21:07

37. 이상한 악마 1

안 돼요.”

하지만.”

싫어요.”

기연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거 말도 안 되잖아.”

아니.”

상유는 헛기침을 하고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도 이건 아닌 거 같은데. 저 녀석 그냥 지옥으로 가면 그대로 소멸이 되거나 벌을 받을 겁니다.”

하지만.”

기연은 아랫입술을 잘근잘근 물었다. 그리고 깊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저기 박상유 씨. 박상유 씨가 지금 무슨 오해를 하고 있는 거 같은데요? 지금 박상유 씨가 머물고 있는 이 집 내 집이거든요? 박상유 씨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내가 싫다고 하면 싫은 거예요.”

.”

상유는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그냥 보내자고요?”

박상유 씨가 천사는 맞구나.”

?”

저런 것도 받아주자고 하고.”

.”

상유는 입술을 내밀고 어색하게 웃었다. 기연은 한숨을 토해내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입술을 쭉 내밀었다.

좋아요.”

?”

대신 옆집 얻어요.”

아니.”

상유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돈이 어디에 있어요?”

천사가 돈도 없어요?”

없습니다.”

상유의 단호한 말에 기연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니 무슨 남자가 돈도 없어.”

아니 그냥 남자가 아니라 천사잖아요.”

상유는 못 마땅하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기연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그대로 존을 응시했다.

그쪽은요?”

?”

돈 없어요?”

.”

존은 자신의 주머니를 막 뒤지다가 뭔가를 잡아서 꺼냈다.

이런 거요?”

돈이네요?”

. .”

존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인간 세계에 가기 위해서는 이런 것이 필요하다고 하더라고요. 그 이야기를 듣고 미리 준비를 했죠.”

어떻게요?”

기연은 의심스러운 눈으로 존을 쳐다봤다.

밑에도 경제라는 게 돌아가거든요.”

그래도 여기에서 쓰는 돈을 얻을 리가 없잖아요.”

왜요?”

그러니까.”

악마들은 뭔가 여러 방법을 갖고 있습니다.”

상유의 대답에 존은 기분이 나쁘다는 듯 이상한 소리를 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물끄러미 상유를 응시했다.

그게 무슨 뜻이지?”

말 그대로.”

천사는 악마를 너무 나쁘게 보는 거 아니야?”

당연한 거니까.”

아니.”

존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내가 악마라고 해도 그런 취급을 당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생각을 하는데. 악마가 무슨 벌을 받은 것도 아니고 말이야. 그냥 악마로 태어난 것인데. 이걸 가지고 도대체 왜 그렇게 부정적으로 생각을 하는 거야?”

그래서 아무 문제도 없다고?”

물론.”

미쳤군.”

상유는 혀를 끌끌 차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깊은 심호흡을 했다.

정말 자신이 죄가 없다고 생각해?”

?”

그럼 천사의 숨결을 느껴도 괜찮겠어?”

역겨워.”

존의 말에 상유의 이마에 힘줄이 돋아났다.

,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그거 네 숨결이잖아.”

그런데?”

그거 더럽다고.”

아니.”

상유는 머리를 뒤로 넘기면서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그리고 혀로 살짝 입술을 적시면서 미간을 모았다.

이런 걸 가지고 역겹다고 말을 하는 것 자체가 더 이상한 거 아닌가? 도대체 뭐가 역겹다는 거야? 이건 신의 권능이라는 거고. 그저 천사의 몸을 통해서 이것이 발현되는 것이 전부라고.”

그러니까.”

존은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그러나 여전히 역겹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이상해.”

?”

그걸 왜 굳이 천사의 몸을 빌어서 해야 하는 거야? 사실 나는 신이 있다는 것도 믿지 않아.”

신은 있어.”

갑자기 상유의 목소리가 낮게 변하자 존은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헛기침을 했다.

왜 갑자기 그래?”

그걸 부정하면 안 되는 거야.”

.”

존은 가볍게 손을 문지르며 씩 웃었다.

그래서 돈이 얼마나 필요한 건데요?”

?”

돈이 있냐고 했잖아요.”

.”

갑자기 화살이 자신에게 오자 기연은 어색하게 웃었다.

그런데 정말로 여기에서 머물려고 하는 건 아니죠? 도대체 왜 악마가 여기에서 머물려고 하는 건데요? 그거 너무 이상한 거잖아요. 악마가 여기에서 머물면서 도대체 뭘 하려고 하는 건데요?”

그 이유가 필요해요?”

?”

아니.”

존은 입술을 쭉 내밀고 이내 장난스럽게 웃었다.

그런 것까지는 내가 말을 할 이유가 더는 없을 거 같은데. 이미 말했잖아요. 형을 만나려고 한다고.”

아니.”

기연은 한숨을 토해내며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아무리 형을 만나려고 한다고 하더라도 이건 너무나도 이상한 일이었다.

그걸 꼭 나랑 이럴 이유 없잖아요.”

왜 없어요?”

?”

천사가 필요하거든요.”

천사라니?”

기연은 당황스러운 눈으로 상유를 응시했다. 상유는 한숨을 토해내고 가볍게 인상을 찌푸린 후 머리를 흔들었다.

 

그러니까 천사가 악마를 여기로 부르는 존재라고요?”

그렇죠.”

아니.”

존의 반응에 상유는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존을 노려보고 이를 드러냈다.

그렇게 말하면 이상하지.”

뭐가 이상해?”

오해하잖아.”

사실이잖아.”

아니.”

상유는 머리를 뒤로 넘기고 한숨을 토해냈다.

아무리 그게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그런 식으로 말을 하면 안 되는 거지. 인간의 입장에서 그게 어떻게 들릴 거 같은데?”

그거야.”

존은 장난스럽게 웃었다. 상유는 깊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하여간 마음에 들지 않아.”

?”

존은 울상을 지으면서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기연은 가만히 두 사람의 말을 듣더니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니까 지금 이 악마가 나에게 갑자기 나타나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 그거 전부 다 박상유 씨 때문이에요?”

전부 다 나 때문이라는 건 아니고. 정기연 씨가 그런 식으로 말을 하면 이쪽이 서운하려고 하잖아요.”

아니.”

기연은 볼을 부풀리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래서 그쪽이 도울 수 있어요?”

아니요.”

상유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이미 자신은 신과 싸우기로 마음을 먹은 존재였다. 그런데 여기에서 다른 무언가를 하려고 한다는 것. 그거 자체가 저 위의 심기를 더욱 많이 거스르는 일이 될 거였다.

나는 그러고도 싶지도 않고 그럴 수도 없어요. 그러니까 나에게 이상한 부탁은 하지 말아요.”

하지만.”

기연은 괜히 존에게 짠한 마음이 들었다. 악마이건 뭐건. 자신의 형제를 찾아서 왔다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인 마음을 품을 이유는 없었다. 이쪽도 이쪽 나름의 사정이 있을 수밖에 없을 거였다.

도울 수 있는 거면 도와요.”

하지만.”

부탁이에요.”

상유는 깊은 한숨을 토해내고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도대체 정기연 씨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알고 있습니까? 왜 저 말도 안 되는 존재를 도우라고 하는 건데요?”

도우라고 온 거잖아요. 그리고 이 집에서 머물게 하겠다는 거. 그것도 결국 같은 의미 아니에요?”

아니요.”

상유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한숨을 토해내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후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나는 돕고 싶지 않아요. 내가 저 악마를 돕는다고 해서 저 악마가 원하는 것을 얻어낼 수 있을 거라는 보장도 없고. 괜히 그러다가 안 그래도 저 위에서 나를 좋아하지도 않는데 더 미워하면 어떻게 해요?”

이미 좋아할 가능성은 없잖아요. 안 그래요?”

기연의 장난스러운 물음에 상유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엷은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기연의 말이 옳았다. 이미 저 위에서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건 제대로 들어주지 않을 거였다.

그렇다면 어차피 사고를 치기로 한 거 그냥 제대로 사고를 치면 되는 거라고요. 괜히 고민도 하지 말고.”

그러다가 내가 정기연 씨를 제대로 도와야 하는 순간에 바로 돕지 못하게 될 가능성도 생길 겁니다.”

악마가 있잖아요.”

?”

그 순간에 악마.”

아니.”

상유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기연의 얼굴을 쳐다봤다. 기연은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어깨를 으쓱했다.

저 위에서는 박상유 씨는 쉽게 대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악마라면 그것을 다르게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 거잖아요. 안 그래요?”

그럴 수도 있겠군요.”

상유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었지만 기연의 말을 들으니 그럴 가능성도 있었다.

그러니까 내 말을 들어야 하는 거죠.”

그래도.”

상유는 그래도 뭔가 마음에 걸리는 기분이었다.

저 악마가 정기연 씨에게 무슨 짓을 할지도 모르는 겁니다. 아무리 정기연 씨가 좋은 생각을 한다고 해도. 그게 저 악마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적용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요.”

기연은 그저 여유로운 미소를 지을 따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