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현재진행형[완]

[로맨스 소설] 현재진행형 2018 [13장. 잠 못 이루는 밤들]

권정선재 2018. 7. 25. 22:56

13. 잠 못 이루는 밤들

술 냄새.”

미안해.”

창현의 말에 원희는 어색하게 웃었다.

일이 조금 있어서.”

애인?”

.”

너는 여유로워.”

?”

원희는 살짝 미간을 모았다.

그게 무슨 말이야?”

다들 여자친구랑 헤어지는 시기야. 지금 해야 하는 걸 해야 하는 거라고. 이원희. 너 보면 머리도 좋은 거 같은데. 조금은 공부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 거 아니야? 너를 보니까 아쉬워서 그래.”

. 그래.”

원희가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자 창현은 미간을 모았다. 원희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싸웠어?”

아니.”

서정의 물음에 아정은 고개를 저었다. 서정은 아정을 빤히 보면서 입을 내밀고 묘한 표정을 지었다.

원희랑 무슨 일이 있는데 그래?”

헤어졌어.”

뭐라고?”

서정이 놀라서 목소리를 높이자 아정은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린 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왜 오빠가 그래?”

아니.”

당연한 거잖아.”

뭐가?”

서로 다른 곳이 있으니까.”

아무리 그래도.”

서정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그리고 물끄러미 아정을 응시하더니 고개를 흔들고 혀로 입술을 적셨다.

네가 잘못했지?”

내가 뭘?”

원희 좋은 녀석인 거 알고 있어. 아무리 재수를 하고 있어서 힘들다고 해도. 너에게 그랬을 리 없어.”

뭐래?”

뭔데?”

내가 차였어.”

?”

아정의 말에 서정의 얼굴이 굳었다. 아정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고 숟가락을 내려 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 먹었어.”

얘기 좀 해.”

됐어.”

윤아정.”

나랑 말할 거야?”

아정은 돌아보고 서정의 눈을 응시했다.

아니잖아.”

뭐가?”

내가 중요한 게 아니잖아.”

아정의 말에 서정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아정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고 물끄러미 서정을 보더니 싸늘한 미소를 짓고는 고개를 저었다.

나랑 말하려는 거 아니잖아. 오빠는 뭐가 그렇게 잘나서 나에게 설교하려고 하는 건데? 이상하잖아.”

내가 잘나서 이러는 게 아니잖아. 네 오빠로. 옆에서 너를 보니까 지금 안타까워서. 안쓰러워서 이러는 거잖아.”

아니.”

아정은 힘을 주어 고개를 저었다.

오빠는 지금 그거 아니야.”

?”

오빠는 내 구원자가 아니야.”

아정의 말에 서정은 침을 꿀꺽 삼켰다. 아정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내가 먼저 도와달라는 말을 하기 전에는 나에게 아무 것도 관심 갖지 마. 모든 건 내가 알아서 하니까.”

그래.”

서정은 겨우 고개를 끄덕였다. 아정은 그런 서정을 한 번 더 보더니 집을 나갔다. 서정은 한숨을 토해냈다.

이제 사춘기네.”

서정은 쓴 웃음을 지으며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하여간 이상한 녀석이야.”

학교 다닐 적에는 좋아하지 않았으면서 동생 일이니 자신에게 도움을 청하는 서정을 보니 묘한 기분이었다.

윤서정.”

희건은 혀로 이를 훑다가 씩 웃었다.

 

이거 마셔.”

됐어.”

좀 나아질 거야.”

원희는 고개를 들었다. 나라가 꿀물을 들고 싱긋 웃었다. 원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그대로 엎드렸다.

. 이원희.”

싫다잖아.”

너는 뭐야?”

나라의 말에 창현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대답할 말을 못 찾는데 원희가 자리에서 일어나 미간을 모았다.

너는 뭐야?”

?”

네가 뭔데 내 친구에게 그래?”

아니.”

원희의 단호한 말에 나라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니까.”

내가 만일 귀찮다는 너에게 이랬으면 이건 사회 문제가 되었을 거야. 네가 지금 여성이라는 이유로 이게 아무 문제가 없는 거 같은데 말이야. 나는 너랑 이런 식으로 농담이나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아.”

그냥 친하게 지내고 싶어.”

싫어.”

나라의 다급한 말에 원희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혀로 이를 훑었다.

내가 왜 그래야 하는 건데?”

뭐라고?”

나는 애인이 있어.”

아니 그냥 친구야.”

아니.”

원희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이런 식으로 누가 옆에 있는 것 자체가 불쾌하고. 내 애인이 보면 그걸 싫어할 수 있으니까. 그러니까 그냥 가지고 가. 나중에 혼자 오해를 하고 나서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지 말고.”

나라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그리고 원희를 잠시 더 보더니 돌아섰다. 창현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괜찮겠어?”

?”

아무리 그래도.”

됐어.”

원희는 다시 책상에 엎드렸다. 귀찮은 일은 하나라도 더 멀리 떨어졌으면 했다. 귀찮을 따름이었다.

 

밥은 먹었어?”

희건이 갑자기 친한 척을 하자 아정은 미간을 모았다.

왜 이러세요?”

?”

저리 가세요.”

아정이 뒤로 물러나자 희건은 입술을 쭉 내밀었다.

친하게 지내지?”

?”

아정은 얼굴을 구기고 한숨을 토해냈다. 그리고 아랫입술을 살짝 물고 물끄러미 희건을 응시했다.

저랑 이러는 게 재미있으세요?”

.”

희건은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고 장난스럽게 웃었다.

너는 아냐?”

당연히 아니죠.”

?”

왜라니?”

아정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가만히 희건을 보다가 엷은 미소를 지은 후 한숨을 토해냈다.

왜 그러시는 건지 모르겠지만 저에게 아무런 관심도 갖지 마세요. 선배가 그러면 저는 오히려 귀찮으니까요.”

안 힘들어?”

. 안 힘들어요.”

거짓말.”

희건의 말에 아정은 얼굴이 구겼다.

뭐라고요?”

너 힘들잖아.”

어떻게 알아요?”

딱 보여.”

아정은 코웃음을 쳤다.

됐어요.”

같이 가자.”

왜요?”

그게 너를 위해서도 좋고. 나를 위해서도 좋아서?”

아정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먼저 걸음을 옮겼다. 희건은 그런 아정의 뒤를 쫓아서 강의실로 향했다.

 

같이 가자.”

싫어요.”

같이 가.”

아니요.”

아정은 걸음을 멈추고 단호히 돌아섰다.

그러지 마세요.”

너를 위해서 그래.”

아니요.”

아정은 검지를 들었다.

강의실이라면 모르겠지만 이곳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잖아요. 그런데 도대체 저에게 왜 이러세요?”

받기만 하려고?”

희건이 손을 내밀고 씩 웃었다. 아정은 머리를 뒤로 넘기고 아랫입술을 살짝 문 채로 미간을 찡그렸다.

그럼 해주지 마세요.”

그래?”

아정은 그대로 돌아서고 걸음을 옮겼다.

윤서정.”

아정의 걸음이 순간 멈췄다.

윤서정 부탁이야.”

뭐라고요?”

네 오빠 부탁이라고.”

아정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머리가 복잡했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오빠요?”

그래.”

그게 무슨?”

몰라?”

아정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그리고 한숨을 한 번 토해낸 후 고개를 숙였다가 다시 들어서 희건을 응시했다.

그러지 마세요.”

그래?”

. 오빠 부탁이라면 더더욱.”

그게 아니라면?”

?”

네가 관심이 가서라면?”

아뇨.”

아정은 다시 한 번 고개를 저었다. 그쪽도 싫었다. 이미 서정과 관련이 된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래서는 안 되는 거였다.

죄송하네요.”

아정이 그대로 돌아서서 멀어지자 희건은 자신의 머리를 마구 헝클었다. 그리고 멀어지는 아정을 보다가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턱을 만졌다.

신기하네. 자기 오빠랑 참 닮았어.”

희건은 혀로 입술을 축이면서 서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