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장. 꿈을 포기 한다는 것
“진작 오라니까.”
“미안.”
지수는 입을 내밀고 고개를 저었다.
“그게 어머니의 해결 방법이래?”
“어.”
“말도 안 돼.”
“그러니까.”
아정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지수는 가만히 아정의 손을 문지르면서 엷은 미소를 지었다.
“연락이 안 왔어?”
“네.”
“미안.”
원희의 대답에 서정은 사과의 말을 건넸다.
“안 그래도 네 일로 바쁠 텐데.”
“아니요.”
원희는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서정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도대체 아정이가 왜 그러는 건지 모르겠어. 내가 자신을 위해서 이것저것 하려고 하는 건데.”
“아정이가 이제 더 이상 형의 도움이 필요가 없다고. 스스로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일 수도 있잖아요.”
“아니.”
원희의 말에 서정은 곧바로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머리를 헝클고 한숨을 토해내고 눈을 감았다가 떴다.
“나 아정이에게 그러면 안 돼. 내가 아정이에게 하는 거. 이거 당연히 내가 아정이에게 해줘야 하는 거야.”
“그건 형의 잘못이 아니잖아요.”
“어?”
서정이 멍한 표정을 짓자 원희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러니까.”
“됐어.”
서정은 손을 흔들고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네가 무슨?”
“그래도.”
“아무튼 아정이 연락이 오면 말해줘.”
서정은 이 말을 남기 돌아섰다. 서정의 반응에 원희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고개를 푹 숙였다.
“미안해.”
“왜 사과를 해?”
“우리 오빠가 너를 갑자기 찾아간 거니까. 그러면 안 되는 건데. 오빠가 도대체 왜 그러는 건지 모르겠어.”
“당연히 서정이 형 생각에는 나를 찾는 게 우선이겠지. 그래도 우리 두 사람 사이가 다시 좋으니까.”
“그래도.”
아정은 어색하게 웃었다.
“그나저나 방은 여기에서 같이 살면 안 되는 거야?”
“그러니까.”
“안 돼.”
지수까지 보탰지만 아정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절대 그래서는 안 되는 거였다. 자신의 일은 스스로 해결해야만 했다.
“원희 너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
“뭐가?”
“내가 지수를 자꾸 괴롭히면 안 되는 거지. 지수도 여기가 자신의 공간인 건데. 절대로 안 돼.”
“그거야.”
“나는 괜찮아.”
“아니.”
지수의 대답에도 아정은 다시 한 번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럴 수 없었다. 스스로 뭐든 해야 하는 거였다.
“내가 뭘 할 수가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내가 너에게 어떤 것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어.”
“원희 네가 그냥 내 곁에 있어주는 거. 이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고맙게 생각하고 그렇게 느껴.”
아정의 대답에 원희는 엷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심호흡을 하고 머리를 긁적인 채로 고개를 저었다.
“네가 싫다고 해도 어쩔 수 없을 거 같아. 나는 네가 지수랑 같이 살기를 바라. 그래야 내가 마음도 조금이나마 놓일 수 있을 거 같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거 같아. 너도 지수랑 지내는 게 좋은 거 아니야?”
“좋지.”
아정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도 지수가 있는 게 편했다. 하지만 무조건 지수에게 기대서도 안 될 일이었다.
“지수 안 그래도 천방지축인 나에게 신경을 많이 써줬어. 이제 내가 알아서 해야지. 기숙사에 들어가건.”
원희는 무슨 말을 더 하려다가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아정의 눈을 보고 그저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그래. 그럼.”
“그 미소 뭐야?”
“뭐가?”
“이상해.”
아정의 대답에도 원희는 그저 여유로운 미소를 지을 따름이었다.
“그런데 너 우리 오빠랑 친하게 지내?”
“뭐.”
원희의 가벼운 대답에 아정은 미간을 모았다.
“왜 말을 안 했어?”
“그 정도로 친한 건 아니라서.”
“그래도.”
“정말 아니야.”
원희의 때답에 아정은 입을 내밀었다.
“서운해.”
원희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아정은 한숨을 토해내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도 원희를 따라 밝게 웃었다.
“아 너 공부해야지.”
“안 해도 돼.”
“얼른 해.”
아정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원희는 고개를 저었다.
“걔 마음에 안 들어.”
“왜?”
지수의 대답에 아정은 입을 내밀었다.
“여전히 싫어?”
“그냥?”
지수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고 벽에 기댔다. 그리고 아정을 물끄러미 보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래서 어떻게 할 거야?”
“모르겠어.”
아정은 고개를 숙였다.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휴학이라도 해야 하나?”
“아니.”
아정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건 싫었다. 절대로 다른 누군가에게 끌려가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는 안 되는 거였다.
“버틸 거야.”
“그래도.”
“버텨야지.”
아정은 여유롭게 웃었다.
“대단하네.”
선배의 말에 아정은 미소를 지었다.
“뭐가요?”
“우리 교수님도 자르고.”
“제가 자른 거 아니에요.”
“아니긴.”
다른 학우들까지 나타났다. 하지만 아정은 여유로웠다. 이런 상황에서 포기할 거라면 애초에 오지 않을 거였다.
“그래도 다들 제가 그런 건 아니라고 생각을 하시는 모양이에요.”
“뭐라고?”
“정말로 제가 한 거라고 생각했으면 다들 여기에서 이러실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안 그래요?”
아정의 말에 다들 눈치를 살폈다. 아정은 그저 여유로울 따름이었다.
“빈 자리가 나면 연락을 드리죠.”
“고맙습니다.”
기숙사 담당에게 인사를 하며 아정은 돌아섰다. 일단 급한 일부터 하나하나 정리하는 게 우선이었다.
“기숙사?”
“왜?”
“아니.”
원희의 반응에 아정은 고개를 갸웃했다.
“가면 안 되는 거야?”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지수 말을 들으니까 시간 제한도 있고. 너희 학교도 마찬가지인 거 아니야?”
“그렇지.”
아정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더 이상 서정을 걱정을 하게 만들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이게 전부였다. 말도 안 되는 것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기숙사가 답이었다.
“돈도 싸고. 사실 치안 같은 문제도 있고.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방법인 거 같아.”
“그냥 형님이랑 지내면 되잖아.”
“아니.”
아정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럴 수 없었다. 안 그래도 집에 잘 없던 미선은 요즘 들어서 더욱 자리를 비웠다.
“오빠도 요즘에 자기 일을 하느라 바쁘더라고. 그런데 내가 집에 들어가면 무슨 일이 있는 티를 숨기지 못할 거야. 그러면 오빠는 자기가 해야 하는 일도 제대로 하지 않고 나부터 신경을 쓰겠지.”
“그거야.”
원희는 자신의 머리를 마구 헝클었다. 아니라고 하고 싶었지만 서정이라면 당연히 그렇게 행동을 할 거였다.
“나 그 동안 오빠 도움을 많이 받았어.”
“그렇다고 해서 네가 미안한 감정을 느낄 것은 없잖아. 가족인데. 가족이라면 당연한 거잖아.”
“아니.”
아정은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저었다.
“우리는 아니야.”
“윤아정.”
“원희 네가 이해를 하건, 못 하건. 이건 내 일이니까. 그리고 나는 오빠를 위해서 이게 옳다고 생각을 해.”
원희는 무슨 말을 하려다가 고개를 숙였다. 아정은 그런 원희를 보면서 싱긋 미소를 지어보였다.
“고마워.”
“고맙긴.”
원희는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네 결정이니까.”
“그리고 아직 들어갈 수 있을지 몰라.”
“그렇지.”
원희는 입을 내밀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디 가게?”
“촬영.”
서정이 캐리어를 끌고 나가자 아정은 미간을 모았다. 촬영이라고 하지만 지금은 촬영 같이 보이지가 않았다.
“나 때문이니?”
“아니야.”
아정의 물음에 서정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
“얼마 전에 촬영이 끝이 났다고 했잖아. 그런데 무슨 촬영이 있다고 이렇게 짐을 가득 챙기는 건데?”
“부산에서 찍어.”
“그러면 왔다갔다 하면 되는 거지.”
“아니.”
서정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고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가 내쉬면서 씩 웃었다.
“너 때문에 가는 건 아니야. 회사에서 내가 여기에 없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을 했고. 안 그래도 일이 들어온 거니까. 뭐. 너 혼자 두고 가는 건 그렇지만 어머니께서 그래도 들여다 봐주지 않을까?”
“그거야.”
아정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서정이 자신 때문에 이곳에 있지 못하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정말 아니야.”
서정의 미소에도 아정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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