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현재진행형[완]

[로맨스 소설] 현재진행형 2018 [27장. 선배]

권정선재 2018. 8. 16. 23:47

27. 선배

오늘 바로 들어오면 안 되는 건가요?”

. 안 될 건 없죠.”

기숙사 직원은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짐이나.”

괜찮아요.”

기연은 싱긋 웃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내가 안 도와줘도 돼?”

. 괜찮아.’

그럼 저녁에 보자.”

. 공부해.’

원희는 한숨을 토해내고 이리저리 목을 풀었다.

? 기숙사에 들어갔대?”

.”

창현의 물음에 원희는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창현은 입술을 내밀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엷은 미소를 지었다.

정확히 두 사람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내가 그래도 뭐라도 도울 수 있으면 좋을 거 같은데.”

아니야.”

원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이런 말을 해줄 수 잇는 사람만으로도 좋아.”

그럼 다행이고.”

창현의 대답에 원희는 어깨를 으쓱하고 씩 웃었다.

 

안녕하세요.”

. 새 룸메이트. 방순이 안녕.”

아정이 방에 들어가자 먼저 있던 여자가 다가와서 손을 내밀었다.

나는 서은수.”

. . 윤아정이라고 합니다.”

아정은 어색한 표정으로 그 손을 잡았다.

그런데 처음에 안 들어오고.”

. 그게.”

.”

은수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고 뒤로 물러났다.

누가 있어도 좋지. 내가 못된 년이라서 나간 건 아니야. 앞에 있던 애 연애를 해서 나간 거야.”

. .”

아정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더 이상 은수가 자신을 신경 쓰지 않자 자신도 아무런 관심을 갖지 않고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 너 기숙사에 살아?”

지하 세탁실을 확인하고 나오던 아정이 멈칫했다. 희건이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자신에게 손을 들었다.

어떻게 여기에서 봐?”

뭐예요?”

뭐가?”

그쪽이 왜?”

아정의 말에 희건은 입을 내밀었다.

그쪽?”

그러니까.”

알아.”

아정이 당황한 표정을 짓자 희건은 씩 웃었다.

반갑네.”

아니.”

너는 아니야?”

.”

아정이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대답하자 희건은 입을 내밀었다. 그러면서도 어깨를 으쓱하고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뭐 윤아정 네가 나를 좋아한 적은 없으니까. 어쩔 수 없는 거지. 네가 나를 미워한다고 해도.”

이건 미워하는 거랑 다르죠.”

아정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돌아섰다. 희건은 그런 아정을 보고 장난스럽게 웃었다.

 

밥은 혼자 먹는 거야?”

뭐하세요?”

나는 같이 밥을 먹을 사람이 없어서.”

희건이 앞에 앉자 아정은 얼굴을 구겼다.

저기.”

?”

얘 나랑 밥 먹을 건데.”

은수가 아정의 옆에 앉으며 인상을 구겼다.

그쪽은 누구?”

. 저는 강희건이라고. 윤아정의 과 선배. 그러니까 얘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뭐 그런 사람이라는 이야기죠.”

아 그러세요?”

은수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보아하니 복학생인 거 같은데. 복학생이라면 그런 짓 하지 말고 그냥 비켜주는 게 낫지 않나?”

?”

. 홀애비 냄새.”

은수의 말에 희건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니까.”

그러니까고 뭐고. 우리는 그쪽하고 같이 밥을 먹을 생각이 없다고요. 우리 말이 안 들리는 거예요?”

아니.”

저리 가주지 않을래요?”

희건은 침을 꿀꺽 삼키고 돌아섰다. 은수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아정을 보며 싱긋 웃었다.

?”

멋있어서요.”

멋은.”

아정의 칭찬에 은수는 고개를 저었다.

그냥 이렇게 해야 해.”

?”

그런 것들은.”

아정은 혀를 내밀고 장난스럽게 웃었다.

 

그 사람 뭐야?”

뭐가요?”

아침.”

왜요?”

아니.”

아정의 물음에 희건은 입을 살짝 삐쭉였다.

마음에 안 들어서.”

저기.”

아정은 그대로 걸음을 멈췄다.

일단 거기는 저랑 같이 방을 쓰는 룸메이트 언니에요. 그런데 그 언니가 도대체 왜 선배의 마음에 들어야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선배는 지금 이 모든 게 그냥 아무 것도 아닌 거 같죠?”

아니.”

희건은 주머니에 손을 넣고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아정의 눈을 본 채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고 한 적은 없는데?”

하지만 지금 그쪽. 아니 선배의 행동을 보면 저와 관련된 이 모든 일들이 그저 재미있는 어떤 일이라는 것처럼. 그저 그 정도로만 행동하고 있어요. 그게 저에게는 얼마나 큰 부담이 되는 건데요.”

재미는 있어.”

희건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단순히 서정의 부탁으로 아정에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사실이었지만. 이 일이 흥미가 없다고 한다면 그것 또한 거짓일 거였다. 자신은 지금 아정이 재미있었다.

나는 재미가 없는 일은 절대로 못하는 사람이야. 네가 아무런 관심도 없었더라면 나는 너에게 아무런 일도 하지 못했을 거야. 그게 뭐라고 하건. 그게 옳은 것이건. 옳지 않은 것이건. 내가 사는 방식이야.”

아니.”

아정은 머리를 마구 헝클고 한숨을 토했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마로 안 되는 소리를 당당하게 할 수가 있는 건지.

다른 사람들은 안 보이세요?”

.”

뭐라고요?”

지금 이렇게 힘들게 사는 세상에 말이야. 내가 다른 사람들까지 하나하나 다 관심을 가질 건 아니지.”

그게 무슨?”

아정은 어이가 없어서 코웃음을 쳤다. 도대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건지. 아정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지금 자신이 이기적인 사람이라는 걸 쿨하다고 표현하시는 거 같은데. 그거 아니거든요. 그거 다른 거예요.”

안 달라.”

달라요.”

아정의 단호한 대답에 희건은 입을 내밀었다.

.”

아정은 그런 희건을 두고 그대로 강의실로 들어갔다.

 

여기에 있었네.”

원희는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나라가 자신을 부른 것을 보고 인상을 구기고 고개를 흔들었다.

뭐하는 거야?”

?”

나라는 곧바로 원희의 앞에 앉았다.

?”

왜 거기에 앉아?”

여기 카페야.”

?”

어디에 앉건.”

원희는 한숨을 토해내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가방을 챙겨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에 가는 거야?”

네가 없는 곳.”

원희의 단호한 대답에 나라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뭐라고?”

?”

어떻게 그렇게 말을 해?”

나라의 대답에 원희는 어이가 없다는 듯 한숨을 토해냈다. 그리고 혀로 이를 훑고 나서 돌아섰다.

야 이원희!”

나라가 외쳤지만 원희는 그대로 걸음을 재촉했다.

 

정말 미친 거 아니야?”

. 그럴 수도 있지.”

원희의 가벼운 대답에 창현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혀를 찼다. 원희는 이리저리 목을 풀었다.

도대체 나에게 뭘 바라는 건지 모르겠어.”

그러니까. 신고라도 해.”

뭐라고?”

스토커라고.”

됐어.”

원희는 손을 흔들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런 걸 가지고 스토커라고 고소하는 건 말도 안 되는 거였다.

나에게 다른 것을 한 것도 없고 그냥 나를 보고 인사를 한 게 전부인데 그걸 뭐라고 할 거야?”

아니지. 너를 학원에서 나오게 만든 거잖아. 그 정도면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을 거 같은데?”

덕분에 돈도 아꼈잖아.”

꺼야.”

창현은 입술을 쭉 내밀었다. 원희는 싱긋 웃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창현은 한숨을 토해내며 펜으로 테이블을 두드렸다.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알고 온 거야?”

뭐 나를 따라서 온 거 같지는 않더라고. 우연히 온 거 같아. 이번은 다른 날이랑은 달라서.”

그래?”

창현이 여전히 걱정이 가득한 표정을 짓자 원희는 고개를 저었다.

네가 왜 그래?”

친구에게 그러니까.”

그래?”

왜 웃어?”

좋아서?”

원희의 대답에 창현은 한숨을 토해내며 턱을 긁적였다.

싱겁긴.”

공부나 합시다.”

그럽시다.”

원희는 문제집을 펼쳤다. 하지만 제대로 문제가 눈에 들어오지는 않았다. 나라가 도대체 자신을 어떻게 차은 것인지. 나라를 마주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대해서 공포스러운 감정이 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