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현재진행형[완]

[로맨스 소설] 현재진행형 2018 [25장. 마음 쓰이다.]

권정선재 2018. 8. 14. 23:40

25. 마음 쓰이다.

무슨 사고를 치고 다니는 거야?”

사고는.”

미선은 한숨을 토해내면서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 선생은 나이가 한두 살 먹은 것도 아니면서 언제까지 너를 쥐고 그렇게 흔들 거라고 하는 거니?”

선생님이 저를 흔드는 게 아니라 제가 선생님을 괴롭히는 거예요. 엄마도 이미 아시잖아요.”

뭘 알아?”

미선은 혀를 차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여유로운 태도로 입에 담배를 물고 물끄러미 서정을 응시했다.

너 뭘 하고 다니는 거니?”

아정이를 위한 거예요.”

아정이.”

미선은 깊은 한숨을 토해내고 불을 붙였다.

한심해.”

뭐가 한심해요?”

네가 도대체 왜 걔를 그렇게 관심을 가져? 걔가 너에게 뭐라고? 정말. 네 인생 안 살 거야?”

무슨.”

서정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엄마가 안 해서 그러잖아요.”

나 걔 때문에 인생 많이 망쳤어.”

엄마!”

알아.”

미선은 한숨을 토해내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연기를 깊이 마셨다가 내뱉었다.

그렇다고 내가 뭘 할 수가 있겠니? 걔가 나를 좋아하지 않는데. 걔가 나를 엄마로 생각을 안 하는데.”

무슨.”

늘 나를 무시만 하고.”

미선에게만 유리하게 기억이 되는 것들을 보니 서정은 아정이 더욱 가엽고 안쓰럽게만 느껴졌다.

내가 힘들게 막았어.”

뭘요?”

네 스캔들.”

미선의 여유로운 미소에 서정은 침을 삼켰다.

왜 그러셨어요?”

왜라니?”

제가 할 수 있어요.”

네가?”

미선은 선글라스를 반쯤 내리고 업신여기는 표정으로 서정을 쳐다봤다. 그리고 이를 드러내고 씩 웃었다.

그나저나 걔는 요즘 어디에 있다니?”

자취할 거래요.”

자취?”

미선의 얼굴이 구겨졌다.

무슨?”

저 때문에 불편한 모양이죠. 그리고 어차피 집에 어머니도 안 계시고. 아무튼 알아서 하게 두세요.”

알아서 하겠지.”

미선은 담배를 끄고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나도 아정이를 좀 챙기고 싶어. 그런데 내 몸이 안 익어서 그런 걸 나보고 어떻게 하라는 거야?”

어른도 그런데 어린 아정이가 뭘 할 수 있겠어요.”

알았어. 알았다고.”

미선의 대답에 서정도 엷은 미소를 지었다.

아무튼 오늘은 고맙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은 아니에요. 저 혼자서 선생님을 좋아하는 거니까.”

그런 미련한 것도 그만 두고.”

그래야 하는데 말이죠.”

서정의 힘없는 대답에 미선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서정은 어색하게 웃었다.

 

됐어.”

뭐가 돼?”

너 할 것도 많은데 무슨.”

어허.”

원희의 대답에 아정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내가 도울게.”

?”

안 그래도 너랑 같이 시간을 보내고 싶었는데. 요즘 너 공부한다고 제대로 데이트도 못 하잖아.”

그거야.”

원희는 혀로 입술을 축이고 고개를 숙였다. 아정의 말처럼 요즘 만날 시간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었다.

내가 지금 너한테 만나달라고 이렇게 구걸하듯 해야겠어? 그냥 내 말. 딱 쿨하고. ? 그러면 되잖아.”

그러면 되기는.”

원희는 웃음을 터뜨리면서 고개를 저었다.

 

너 형님에게 가야 하는 거 아니야?”

형님?”

아정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

?”

알아서 덮였어.”

그래도.”

됐어.”

원희의 말이 길어지려고 하자 아정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원희가 자신을 걱정해서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자신과의 일이 아니라 서정의 일을 얘기하는 건 싫었다.

여기 오빠 없잖아. 우리 두 사람만 있는데 지금 여기에서 왜 오빠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거야?”

여기 지금 형님이 없다고 하더라도 크게 꽤나 큰 소식이니까 그러지. 그리고 선생님 일이기도 하고. 인터넷을 보니까 지금 선생님을 욕하는 것도 너무 많은 것 같아서. 걱정이잖아. 안 그래?”

그건 그렇지.”

아정은 하숨을 토해내면서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들은 자세한 일들에 대해서는 알지도 못하면서 다들 은선을 욕하기에 바빴다. 아마 다들 사실이 궁금한 게 아니라 그저 흥미를 찾는 걸 거였다.

게다가 요즘 오빠가 조금 잘 나가기는 하니까. 그게 더 궁금하고 그런 사람들이 있는 거겠지.”

그러니까.”

그래도 괜찮아.”

아정의 밝은 미소에도 원희는 미간을 모았다.

어떻게 괜찮아?”

?”

너도 안 괜찮잖아.”

그러니까.”

너도 걱정이 되잖아.”

당연하지.”

아정도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면 오히려 그게 거짓말이었을 테니까.

그렇다고 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는데 걱정을 하는 것도 싫어. 그만 두자. ?”

일어나.”

?”

일어나라고.”

?”

일단.”

원희의 재촉에 아정은 미간을 모았다.

 

이게 네 해결책이야?”

당연하지.”

원희가 자신의 앞에 달콤한 것들을 가득 놓자 아정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흔들었다.

이게 뭐야?”

?”

이런 걸로 된다고?”

당연하지.”

원희의 대답에 아정은 여전히 의심이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타르트를 크게 한 입 먹었다. 그리고 눈이 커다래졌다.

이게 뭐야?”

까망베르 치즈타르트.”

엄청 맛있어. 어떻게 알았어?”

.”

원희는 잠시 가만히 있다가 휴대전화를 내밀었다. 검색 결과를 보고 아정의 눈이 더욱 커다래졌다.

너 다음 한 거야?”

. 다음 했어.”

원희를 혀를 내밀고 어깨를 으쓱했다.

내가 뭐 이런 걸 알아야지.”

감동이야.”

감동은 무슨.”

정말로 감동이야.”

아정은 포크를 내려놓고 손을 내밀어서 원희의 손을 잡았다.

고마워.”

다행이다.”

뭐가?”

네가 좋아해줘서.”

당연하지.”

아정의 밝은 미소에 원희도 편한 마음이었다. 조금이라도 아정의 마음이 더욱 여유롭기를 바랐다.

네가 정말로 나를 가르치는 것이 편하다면 모를까. 나는 네 시간을 빼앗고 싶지는 않아. 절대.”

이게 어떻게 네가 내 시간을 뺴앗는 거야? 너를 알려주면서 나도 내 공부를 하곤 하는 거지. 안 그래?”

아니.”

아정의 물음에 원희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더 이상 자신은 수험생이 아니었다. 이제 재수생이었고 아정은 대학생이었다. 아정이 자신을 가르치면서 공부가 될 것은 더 이상 없을 거였다.

나를 못 믿어?”

그런 게 아니라.”

원희의 물음에 아정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니까.”

믿어줘.”

믿지. 당연히.”

그러니까.”

아정의 대답에 원희는 손가락을 튕기고 씩 웃었다. 아정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지금 너를 못 믿는다고 하는 게 아니잖아.”

그러니까.”

원희는 힘을 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을 내서 같이 공부를 하는 건 좋아. 대신 네가 나를 가르쳐 주는 거. 나는 그건 반대야.”

?”

너의 시간을 가져갈 수 없으니까.”

그건.”

윤아정.”

원희가 단호히 말하자 아정은 한숨을 토해냈다. 그리고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원희는 그제야 겨우 미소를 지었다. 아정은 머리를 만지면서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마음이 불편했다.

 

이제 오니?”

집에 들어선 아정이 멈칫했다.

엄마?”

미안하다.”

?”

갑작스러운 미선의 사과에 아정은 미간을 모았다.

그게 무슨?”

학교에서 힘들다며.”

그건.”

아정은 고개를 저었다. 안 그래도 엄마가 자신을 위해서 아버지에게 부탁을 한 것은 알고 있었다.

됐어요. 이미 엄마 덕인데.”

아니.”

미선은 여유롭게 고개를 저었다.

유학갈래?”

?”

아니. 유학 가자.”

엄마.”

미선의 단호한 말에 아정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더 이상 엄마가 자신의 삶을 흔들게 둘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