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소설] 현재진행형 2018 [30장. 묘한 순간]

30장. 묘한 순간

“거기에서 왜 끼어요?”

“어?”

아정의 물음에 희건은 미간을 모았다.

“뭐가?”

“제가 알아서 상대를 잘 하고 있었다고요. 선배가 아니었더라도 다 해결할 수 있었어요. 다 대처할 수 있었어요.”

아정의 대답에 희건은 물끄러미 아정을 응시했다.

“알았어.”

“아니.”

“알았다고.”

아정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래서 둘이 하라고요?”

“응.”

“죄송해요.”

“왜 사과를 해?”

“저 때문이잖아요.”

“아니야.”

희건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정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고개를 푹 숙이고 한숨을 토해냈다.

“도대체 저에게 왜 이러세요?”

“뭐가?”

“저에게 이러시는 거 되게 이상한 거 아니에요? 정말 이상한 거 같아. 저는 이러는 거 싫어요.”

“어쩔 수 없잖아.”

희건은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다.

“우리는 같은 팀이니까.”

“아니.”

아정은 무슨 말을 더 하려다가 한숨을 토해냈다. 희건은 그런 아정을 보며 그저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다.

 

“뭐 그런 새끼가 다 있어?”

“그러게요.”

은수가 자신보다 더 화를 내자 아정은 어색하게 웃었다.

“그래도 좋다.”

“뭐가 좋아?”

“언니도 이렇게 편을 들어주고.”

“당연한 거지.”

이제 겨우 사흘 본 건데. 은수는 정말 언니처럼 아정의 일에 대해서 대신 응원을 해주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너희 과는 조금 이상해.”

“아. 뭐.”

아정은 혀를 내밀고 어색하게 웃었다.

“아 네 말은 아니야.”

“네?”

“미안.”

은수가 곧바로 사과를 하자 아정은 웃음을 지었다.

“아니에요.”

아정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래도 마음이 편했다. 이런 사람과 같이 방을 쓰는 것은 좋았다.

 

“으. 힘들어.”

음료수를 마시며 창현은 한숨을 토해냈다.

“정말 싫다.”

창현의 말에 원희는 어깨를 으쓱했다.

“왜?”

“이걸 언제까지 해?”

“11월?”

“하여간.”

창현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한숨을 토해내며 입술을 내밀었다.

“내가 뭘 할 수가 있는 건지 모르겠어.”

“왜?”

“그냥 내가 공부를 잘 하는 건가 싶기도 해서. 전에는 공부를 하는 걸 선생님들이 체크를 해주기도 하고. 다른 애들이 확인을 해주기도 했잖아. 그런데 지금은 그런 게 없으니 더 막막해.”

“미안.”

“아니.”

원희가 사과를 하자 창현은 재빨리 손을 저었다.

“그런 게 아니라.”

“미안해.”

“정말 아니야.”

창현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원희의 어깨를 주무르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원희도 그런 창현을 보며 따라 웃었다.

“나도 답답해.”

“그렇지?”

창현은 손가락을 튕기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내가 미안하다고.”

“아니.”

원희도 창현을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

 

“요즘 살이 더 빠진 거 같아.”

“그래요?”

선재의 말에 원희는 얼굴을 만졌다.

“공부를 하느라 그런가?”

“아르바이트를 줄이는 건 어때?”

“네?”

“너를 자르겠다는 게 아니야.”

원희가 놀란 표정을 짓자 선재는 재빨리 고개를 저었다.

“내가 보기에 네가 지금 중요한 거. 그거 나랑 일을 하는 게 아닌 거 같아서 그래. 너를 위해서 이러는 거고.”

“아니요.”

원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정말로 저를 걱정하시는 거면 그냥 여기에 올 수 있게 해주세요. 여기에서 삼촌이랑 일하는 게 좋거든요.”

“그래?”

선재는 뿌듯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언제든 힘들면 말하고.”

“알겠어요.”

원희의 밝은 표정에 선재도 고개를 끄덕였다.

 

“알바하는 거 안 힘들어?”

“어.”

원희의 밝은 표정에 아정은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공부를 하는데.”

“안 힘들어.”

“정말?”

“응.”

“내가 힘들게 할 거 같아?”

선재가 음식을 주면서 투덜거리자 아정은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에이. 삼촌. 그런 게 아니라.”

“됐어.”

선재가 삐친 척을 하고 돌아서자 아정은 웃음을 터뜨렸다. 원희는 그런 아정을 보며 싱긋 웃었다.

“예쁘다.”

“어?”

“너 예뻐.”

“무슨.”

아정은 원희의 손을 가볍게 때렸다.

“왜 이래?”

“뭐가?”

“갑자기.”

“갑자기 이래서 싫어?”

“아니.”

아정은 머리를 매만지며 씩 웃었다. 원희도 그런 아정을 보며 밝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

“그렇지?”

원희는 손을 내밀었고 아정도 싱긋 웃으면서 그 손을 잡았다. 원희는 이리저리 목을 풀면서 한숨을 토해냈다.

“힘들어?”

“어?”

“한숨 봐.”

“아.”

원희는 혀를 내밀고 어색하게 웃었다.

“미안.”

“왜 사과를 해?”

“내가 괜히 우리 두 사람의 분위기를 싸하게 하는 거 같아.”

“아니.”

아정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걸음을 멈추고 물끄러미 원희의 눈을 보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런 거 아니야.”

“정말 괜찮아?”

“그럼.”

아정은 밝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원희. 나는 정말로 네가 좋아. 네가 무슨 말을 하건. 네가 뭐라고 하건. 나는 무조건 네가 좋아.”

“고마워.”

원희는 아랫입술을 살짝 물고 혀를 내밀었다. 아정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깊이 숨을 토해냈다.

“그래도 이렇게 시간을 보내니까 좋다.”

“나도 좋아.”

“너에게는 조금 안 좋은 말일 수 있을 거 같기는 한데. 그래도 네가 학원을 관두고 나니까 이렇게 저녁을 마음대로 보낼 수 있어서 좋아. 전에는 학원 스케쥴이 너에게 우선이었으니까.”

“미안해.”

“아니.”

원희의 사과에 아정은 손에 힘을 주었다.

“사과를 하라는 게 아니야.”

“그래도.”

원희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푹 숙였다.

“내가 이기적이었지.”

아니라고 말을 하고 싶었지만 분명히 자신은 유치하게 행동을 하는 중이었다. 모두 다 자신의 잘못이었다.

“내가 더 현명하게 굴었어야 하는 건데.”

“나도 마찬가지야.”

아정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나도 멍청했어.”

“네가 뭐?”

“멍청했던 거 알고 있어.”

아정은 원희의 눈을 보며 한숨을 토해냈다. 그리고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힘을 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앞으로 잘할게.”

“내가 더 잘 할게.”

아정은 웃음을 터뜨렸다.

“하여간.”

“왜?”

“귀여워서.”

아정은 손을 놓고 원희의 볼을 만졌다.

“왜 이렇게 귀엽지?”

“내가?”

“응. 엄청 귀여워.”

아정의 대답에 원희도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가만히 아정의 눈을 쳐다봤다. 이런 시간 자체가 너무 즐거웠다.

“이렇게 계속 있으면 좋겠다.”

“그러니까.”

“윤아정.”

그때 들린 목소리에 아정은 고개를 돌렸다. 희건이었다.

“여기에서 다 보고.”

“아. 선배님.”

아정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누구야?”

“그게.”

“안녕하세요. 강희건이라고 합니다.”

희건의 자신만만한 태도에 원희는 긴장된 표정이면서도 그 손을 잡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씩 웃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원희라고 합니다.”

“아정이 남자친구.”

“네. 그쪽은?”

“선배입니다. 선배.”

희건의 미소에 원희는 그 손에 더욱 힘을 주었다. 희건은 그런 원희를 보며 더욱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