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현재진행형[완]

[로맨스 소설] 현재진행형 2018 [31장. 소녀와 소년]

권정선재 2018. 8. 22. 19:37

31. 소녀와 소년

미안해.”

네가 왜 사과를 해?”

그래도.”

아니야.”

아정의 사과에 원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이건 네가 사과를 해야 하는 일이 아니야. 그냥 그 사람을 마주한 거고. 네가 일부러 부른 것도 아니고.”

그래도.”

아정은 있는 힘껏 한숨을 토해내며 입을 내밀었다. 아무리 좋게 생각을 하려고 해도 마음에 안 드는 게 사실이었다.

도대체 왜 그러는 건지 모르겠어.”

?”

나에게 이상하게 굴어.”

그 사람이 맞구나.”

?”

원희의 목소리에 아정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러니까.”

아니야.”

아정의 얼굴을 본 원희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자신으로 인해서 아정이 놀라는 것은 싫었다.

그런 게 아니라. 아무튼 내가 생각을 한 거랑은 약간 다른 사람인 거 같기는 해. 뭔가 묘하다고 해야 하나?”

그렇지? 모든 것이 다 그렇게 자신이 넘치는 사람 같아. 그걸 보는 게 그다지 편한 것은 아닌데.”

그러게.”

원희는 입술을 내밀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정은 그런 원희의 눈치를 조심스럽게 살피면서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괜찮은 거지?”

?”

아니.”

괜찮아.”

원희는 부러 더 밝은 미소를 지으며 이를 드러내고 활짝 웃었다. 아정은 한숨을 토해내며 혀를 내밀었다.

미안해.”

에헤이.”

아정이 사과의 말을 더 하자 원희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원희의 이상한 소리에 아정은 이상한 표정을 짓다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게 뭐야?”

?”

아니.”

아정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저씨 같아.”

그래?”

원희는 검지로 코 아래를 문지르며 씩 웃었다.

이제 아저씨지 뭐.”

네가 왜 아저씨야?”

그럼 아니야?”

아니지.”

아정은 씩 웃었다. 원희는 그런 아정의 손을 꼭 잡았다. 아정은 가볍게 그 손을 흔들고 콧노래를 불렀다.

좋다.”

미안해.”

그만.”

아정이 또 사과를 하자 원희는 고개를 저었다.

그러지 마.”

그래도 미안하니까.”

미안할 거 없어. 너는.”

원희가 힘을 주어 말하자 아정은 혀를 내밀면서 싱긋 웃었다. 그래도 이런 시간을 보내는 거 자체가 좋았다.

 

애인이 어려.”

그래요?”

아정은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당연한 거 아닌가 싶은데요. 저랑 동갑이니까. 저도 그렇게 어린 거니까. 그게 당연한 거 아니겠어요?”

내 말은 그게 아니라. 그냥 하는 행동이 어리다고 해야 하나? 손에 힘을 주는 것도 좀 그렇고 말이야.”

멋있네요.”

?”

멋있어요.”

아정의 말에 희건은 입을 내밀었다. 아정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면서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나도 모르겠다.”

그래?”

창현의 대답에 원희는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막히네.”

그러게 그냥 우리 둘이 공부를 하면 될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막상 계속 하려고 하니까 안 되네.”

답을 봐도 모르겠다.”

답지를 뒤적여도 답이 왜 그렇게 나오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창현은 입을 내밀고 미간을 모았다.

물어볼 사람이 없나?”

없지.”

네 여자 친구는?”

됐어.”

창현의 제안에 원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우리가 알아서 해야지.”

그래도.”

일단 다음 거 풀자.”

원희의 밝은 목소리에 창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도 모르겠어.”

그러게.”

원희는 한숨을 토해내며 책상에 엎드렸다. 아무래도 두 사람이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은 쉽지 않은 거 같았다.

모르겠다.”

? 원희야.”

원희는 고개를 들었다. 기연이었다.

선생님.”

뭐해?”

기연의 물음에 원희는 잠시 망설이다가 문제지를 내밀었다.

 

공부 잘 하고 있네.”

그렇죠.”

정리를 하는 창현을 보며 희건은 미소를 지었다.

아정이는?”

잘 지내요.”

그렇구나.”

은선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원희는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이 뭘 하는 건지 답답한 기분이었다.

미안해.”

?”

은선의 사과에 원희는 고개를 들었다.

선생님이 왜?”

거기 원장님이 그렇게 유치한 사람인 줄 몰랐어. 전에 내가 학교를 다닐 때 아르바이트를 하던 곳이라서. 선생님이 그렇게 할 거라고 생각을 하지 못했어. 선생님이 그런 걸 확인을 했어야 하는데.”

아니요.”

원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자신이 더 잘 하면 되는 것이기도 했다. 자신의 문제이기도 했다.

제가 끝까지 버티거나 했으면 됐을 거예요. 그런데 저도 거기에서 고집을 부리고 부딪친 건 제 잘못이죠.”

아니.”

은선은 힘을 주어 고개를 저었다.

이원희. 너의 잘못 아니야. 그런 일은 모두 어른의 잘못이야. 어른이 아이랑 똑같이 구는 거 그런 거. 말도 안 되는 거야. 그렇게 유치하게 행동을 하는 거. 그거 말도 안 되는 일이야.”

그래요?”

원희는 혀를 살짝 내밀고 한숨을 토해냈다. 별 것 아닌 말이기는 하지만 은선의 말이 참 고마웠다.

앞으로도 힘들면 연락하고. 어려운 문제 묻고.”

. 고맙습니다.”

원희는 밝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너 사과를 해야 하지 않아?”

?”

엘리베이터로 향하던 아정이 멈칫했다. 동찬이 자신을 보면서 사나운 눈으로 째려보는 중이었다.

뭘요?”

?”

제가 왜 사과를 해야 하는 거죠?”

네가 희건 선배를 뒤로 하고 나를 왕따 시킨 거잖아.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을 해? 신입생이.”

제가요?”

아정은 자신을 가리키며 코웃음을 쳤다. 그리고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머리를 뒤로 넘겼다.

저는 지금 제가 하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제가 감히 선배를 어떻게 그래요?”

건방져.”

뭐라고요?”

아정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그거 이상한 거 아니에요?”

뭐가?”

제가 이렇게 행동을 하는 거. 그거 제가 여성이라서 괜히 더 그렇게 느끼시는 거 아니에요? 제가 남성이라면 그렇게 생각을 하지 않을 거. 그저 제가 여성이라서 무시하고 그러시는 거 아니에요?”

무슨.”

동찬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아정을 노려보면서 혀로 입술을 적셨다.

너 같은 게 학교에 제대로 다닐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해? 너 같은 게 이런 학교에 다니는 게 수치야.”

제가 수치라고요?”

그래.”

더 들을 것도 없네요.”

아정은 도착한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그리고 발을 내딛는 순간 갑자기 누군가 뒤로 확 끌어당겨서 넘어졌다. 뒤늦게 파악하니 동찬이 자신의 가방을 세게 잡아 끈 것이었고 끈이 끊어져서 모든 소지품이 쏟아졌다.

무슨 짓이에요!”

어디 선배도 안 탔는데.”

아정의 고함에도 불구하고 동찬은 그대로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문이 닫히려고 하자 아정이 그것을 막았다.

뭐하는 거야?”

사과해요.”

?”

사과 하라고요!”

아정의 고함에 학생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가 있어요? 이건 사람이 사람에게 폭력을 가한 거라고요. 고의로 그러고 뭐하자는 거예요?”

고의라니.”

동찬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아정을 밀어내려고 했다. 하지만 아정은 버티고 밀려나지 않았다.

이거 뭐야? 더러워.”

아정은 고개를 돌렸다. 과의 얼굴만 아는 여자 선배가 자신의 콘돔을 들고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너 그런 거 가지고 다니니?”

그럼 선배는 안 들고 다니세요?”

?”

자기 몸은 자기가 지켜야죠.”

뭐라는 거야?”

아정은 발을 계속 내민 채로 자신의 짐을 챙겼다. 그리고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동찬은 코웃음을 쳤다.

너 미친 거 아니야?”

경찰에 신고할 거에요.”

뭐라고?”

아정이 말을 끝을 내기가 무섭게 전화기를 꺼내자 동찬은 거기에 손을 댔다. 아정은 빼앗기지 않으려고 버텼다.

뭐하세요!”

미친.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

놔요!”

건방진 게.”

그리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동찬은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아정의 전화기를 그대로 창밖으로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