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수다] 나를 차버린 스파이, 짜릿하고 신난다.
이토록 현대의 순간에 제대로 어울릴 수 있는 영화가 있을까? [나를 차버린 스파이]는 페미니즘이 화두가 된 지금 시대에 가장 잘 어울리는 영화가 아닌가 싶다. 영화는 꽤나 높은 만족도를 느낄 수 있는 영화인 데다가 여성을 제대로 다루는 방법도 알고 있다. 더 이상 여성이 남성에게 주도권을 내주지 않고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 이 간단한 것을 말이다.
그 동안 수많은 영화에서 여성들은 그저 도구가 된 채로 사용되었다. 하지만 [나를 차버린 스파이]에서는 이런 것이 보이지 않는다. [월요일이 사라졌다]에서도 결국 여성이라면 모성애라는 것이 있어야 한다는 시선으로 가게 된 것 같아서 아쉽게 느껴졌는데, [나를 차버린 스파이]에서는 이런 아쉬움이 사라진다. 여성이 그 자체로 오롯이 설 수 있으니까.
그리고 단순히 이것을 암시하는 것이 아니라 유머코드처럼 쓰면서도 성차별 반대에 대해서 끊임없이 환기한다. 주인공 ‘오드리’의 친구 ‘모드’의 입을 통해서 이 모든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관객들이 그 동안 간단히 잊고 있었던 것들에 대해서 제대로 다룬다. 우리가 왜 그 동안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걸까? 싶을 정도로 문제가 있었던 것을 하나하나 다 지적한다.
그러면서도 의미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쉴 새 없이 영화를 꽉 채우는 영상에 영화적 짜릿함도 선사한다. 액션 영화의 장르라는 것이 그러하듯 [나를 차버린 스파이]는 쉴 새 없이 영화가 이어지다. 그러면서도 기발한 도구들까지. 남성들이라면 전혀 생각도 하지 못했을 것까지 기발하게 생각하면서 관객들에게 웃음을 자아내는 부분은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아무래도 액션 영화라고 하면 마지막 부분에서 살짝 흐트러지면서 이야기의 아쉬움을 줄 수밖에 없을 거 같은데, [나를 차버린 스파이]에서는 이런 아쉬움이 보이지 않는다. 이 시대에 당연히 해야 하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동시에 이렇게 높은 완성도를 보일 수 있다니. 이 여름을 날랠 단 하나의 영화가 필요하다면 [나를 차버린 스파이]가 어떨까?
로맨스 소설 쓰는 남자 권정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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