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현재진행형[완]

[로맨스 소설] 현재진행형 2018 [70장. 계절 학기 2]

권정선재 2018. 9. 26. 00:58

70. 계절 학기 2

왜 싸우는 거야?”

뭐가?”

이해가 안 가서.”

서정은 가만히 아정을 보며 웃었다.

너 뭐야?”

?”

갑자기 강희건 편을 들어?”

아니.”

희건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희건과 서정이 꽤나 친하다고 생각을 헀기에 다르게 보이는 게 전부였다.

오빠가 지금 이상한 거 같아서.”

하나도 안 이상해.”

이상해.”

서정은 한숨을 토해냈다.

왜 그래?”

오빠야 말로 왜 그러는 건데? 선배가 그래도 오빠랑 가장 친한 사람 중 하나인 거 같은데.”

그런가?”

서정은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자신의 부족한 친구들 중에 한 사람이 희건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 녀석에게 너의 모든 것을 다 맡기는 것은 이상한 일이니까. 너도 뭐든 할 수 있으니까.”

아니 아무리 그래도 이건 이상한 거지. 내가 도대체 무슨 말도 안 되는 상황인 건지 모르겠어.”

너는 그냥 대하면 돼. 평소처럼.”

아정은 가만히 서정을 응시했다.

그래서 어디에 가려고?”

지방 스케줄 있어.”

그래?”

.”

아정은 다른 말을 더 하지 않았다. 서정이 저렇게 말을 하는데 자신이 다른 말을 더 할 것은 없었다.

 

안 물어봐?”

?”

희건은 아정을 보며 씩 웃었다.

궁금하지?”

아니요.”

아정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고 고개를 저었다.

내가 왜 그래야 하는 건데요?”

그러게.”

희건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정은 미간을 모았다.

도대체 뭔데요?”

그러게.”

아니.”

안 궁금하다며?”

그렇죠.”

아정의 대답에 희건은 입을 다물었다. 아정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해가 안 가는 것 투성이었다.

 

내가 물어봐?”

아니.”

원희의 물음에 아정은 고개를 저었다.

그러지 마.”

?”

그래도 이상하니까.”

이상.”

원희의 대답에 아정은 깊은 숨을 토해냈다. 지금 자신이 뭘 해야 하는 건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었다.

미안해.”

아니야.”

아정이 갑자기 밝은 목소리로 사과의 말을 건네자 원희는 고개를 저었다.

?”

너랑 만나는 시간이 줄고. 올 여름은 유난히 더운데 내가 이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니까.”

아니.”

원희는 힘을 주어 고개를 저었다. 아정이 이런 모든 일상의 이야기를 자신에게 해주는 것 자체가 너무 고마웠다.

네가 이런 말을 해주지 않았다면 나는 오히려 아무런 것도 알 수 없을 거야. 오히려 네가 이런 말을 해줘서 너무나도 고마워. 네가 이런 말을 해주는 것. 너의 이 모든 말. 그냥 이것 자체가 행복해.”

행복.”

아정은 혀를 내밀었다.

그렇구나.”

너는 아니야?”

아니.”

아정은 곧바로 고개를 저었다.

나도 좋아.”

그렇지?”

.”

아정의 대답에 원희는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너 힘들구나?”

조금?”

아정은 엄지와 검지를 벌리고 씩 웃었다.

아주 조금은.”

그럴 수도 있겠다.”

원희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별 것 아니라고 하지만 아정에게는 지치는 일이 될 수 있었다.

지금 네가 하는 그 모든 것들에 대해서 네가 모두 다 책임을 져야 하는 이유가 없는 데도 그러는 거야?”

.”

그렇구나.”

이제 오빠가 이해가 가.”

이해?”

.”

아정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동안 오빠가 혼자서 왜 그렇게 뭐든 다 하려고 하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지금 보니까 오빠의 그런 것들. 오빠가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당연히 하려고 했던 거라는 생각이 들어.”

그렇지.”

아정의 말에 원희는 엷은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아정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이 너무나도 다행이었다.

힘들지?”

.”

아정은 씩 웃었다. 원희도 그런 그를 따라 웃었다.

 

너 일 좀 줄여야겠어.”

아니요.”

선재의 말에 원희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너 지금 살 많이 빠졌어.”

그래도 괜찮아요.”

아니.”

선재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지금 원희에게 뭔가 미안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너를 너무 부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래. 이번에 어머니도 따로 나가시고.”

그래도요.”

원희의 말에 선재는 가만히 그를 응시했다. 원희는 미소를 지으며 혀를 내밀고 살짝 헛기침을 했다.

제가 있어서 불편하세요?”

그럴 리가.”

그럼 그냥 두셔도 돼요,”

너 올해 수능이야.”

알아요.”

선재는 무슨 말을 더 하려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죄송해요.”

아니야.”

원희의 사과에 선재는 고개를 저었다.

네가 왜 사과를 해?”

사장님이 보시기에 제가 그다지 편하게 보이지 않아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거니까요. 제 문제죠.”

아니.”

선재는 힘을 주어 고개를 저었다. 원희가 이런 말을 하는 게 싫었다. 원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안 힘들어?”

. 그럼요.”

희건은 아정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저었다.

나는 어렵다.”

왜요?”

졸업을 하지 말까?”

?”

자신보다 한참이나 나이가 많은 사람이 이런 말을 하다니.

왜요?”

왜라니?”

희건은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취업을 할 게 없으니까.”

하지만.”

영어영문학과에 온 이상 이게 당연한 거기는 한데. 그래도 더 재미있는 일을 하는 건 어절 수 없으니까.”

희건의 말에 아정은 엷은 미소를 지었다. 자신도 마찬가지였다. 자신도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그럼 저는 평생 학교에 다녀야겠어요.”

네가 왜?”

?”

이 학교.”

아니요.”

아정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자신은 이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다.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이건 제 학교도 아니고요. 애초에 이 학교에 관심이 있는 그 분은 저를 좋아하지 않으니까요.”

그런가?”

희건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씩 웃었다. 아정은 살짝 희건의 눈치를 살피며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오빠랑 뭐예요?”

뭐가?”

아니 그러니까.”

그러게.”

희건은 이를 드러내고 씩 웃었다.

그런데 내가 왜 이러는 건지 말을 하면 아정이 네가 나를 더 싫어할 거 같아서 말을 할 수가 없어.”

이미 싫어요.”

그런가?”

그럼요.”

희건은 장난스럽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도 이제 나를 미워하지 않는 모양이야.”

그러네요.”

아정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에 희건에게 날을 세우고 밀어냈던 것과 다르게 지금은 꽤나 덤덤하게 다가오는 느낌이었다.

그럴 수도 있네.”

그러니 윤서정이 나를 미워하는 것도 이상한 거 아닌 거야. 싫은 사람이 좋아지기도 하는 거니까.”

그래도 같이 살기까지 했던 사람이 이러는 거. 이거 너무 이상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거 아니야.”

그 녀석도 진심은 아닐 수도 있어.”

?”

희건의 말에 아정이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말이에요?”

아직 짐을 안 뺐더라고.”

.”

뭐 촬영 간다는 핑계였지만.”

희건의 말에 아정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서정도 그런 말을 하면서 어딘지 모르게 미련이 있는 거였다.

우리 오빠 흉을 보는 거 같기는 하지만. 오빠에게 지금 친구라고 할 수 있는 사람 선배가 유일해요.”

유일이라.”

희건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마찬가지네.”

선배도 그래요?”

.”

희건의 표정에 아정은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