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장
“나 때문에 놀란 건 아니죠?”
“네? 아니.”
서울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게요.”
“미안합니다.”
“아니요.”
용준이 사과를 해야 할 일도 아니었다.
“그냥 나를 좋다고 하면 고맙다고 하면 되는 거니까. 그냥 회사에서 이런 것을 생각을 한 적이 없어서요.”
“아니요.”
용준은 미간을 모은 채 고개를 저었다.
“화를 내도 돼요.”
“네?”
“한서울 씨 그럴 자격 있어요.”
“무슨.”
자신이 고백을 하고서 도대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건지. 서울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무슨 말이에요?”
“내가 일방적으로 고백을 한 거잖아요.”
“아니.”
“그리고 저 내일 휴무에요.”
“네?”
“일부러 피하는 거 아니라고요.”
“아.”
서울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과 다르게 남자 직원들은 휴무도 평일에 있었으니까.
“알겠어요.”
“미안합니다.”
“아니요.”
서울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저도 오해를 하게 했으니까.”
“무슨?”
“좋은 사람이에요. 용준 씨.”
서울은 곧바로 검지를 들었다.
“다만 저는 같이 일하는 사이에 그런 건 안 만들어요.”
“네? 아. 네.”
용준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서울도 미소를 지었다. 답답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고마운 건 사실이니까.
“내 편이 되어줘서 고마워요.”
“아니요.”
서울은 한숨을 토해냈다. 그래도 이런 식으로 사과를 해준다는 것. 이것만으로도 용준이 다른 사람이라는 거였다. 그때 휴대전화에서 진동이 울렸다. 해나였다. 갑자기 만나자는 이야기. 머리가 복잡했다.
“미안해요.”
“네?”
“지금.”
“아.”
표정이 굳었던 모양이다.
“용준 씨 때문이 아니니까.”
“이거 먹을래요?”
“네?”
“아니 먹어요.”
용준은 녹차맛 캬라멜을 내밀었다.
“일본 거 먹죠?”
“먹어요.”
“그거 맛있어요.”
“아.”
서울은 멍하니 자신의 손에 있는 캬라멜을 봤다. 약간 오래 품에 있었던 건가? 신기한 사람이었다.
“혹시 싫어하면?”
“아뇨.”
서울은 바로 입에 넣었다.
“달콤해.”
“맛있죠?”
“네.”
방금 전까지 다소 불편한 이야기가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런 것을 해주는 사람은 고마운 사람이었다.
“늘 달콤한 것을 갖고 다녀요.”
“왜요?”
“힘들 때 힘이 되니까요.”
“아. 그러네요.”
정말로 힘이 되는 기분이었다.
“고마워요.”
“그 정도는 늘 해도 되죠?”
“그럼요.”
고마운 사람이었다.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누군가를 배려하는 그런 마음. 용준이 가지고 있는 거었으니까.
“더 줄게요.”
“네?”
용준은 서울의 손에 캬라멜을 더 주고 돌아섰다. 서울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신기한 사람이었다.
“너 혹시 세인이랑 뭐 있어?”
“어?”
해나의 물음에 서울은 어색하게 웃었다.
“무슨 말이야?”
“아니.”
해나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그리고 물끄러미 서울을 보며 조금 더 밝은 미소를 지었다.
“별 것 아니고. 그냥.”
“뭐가?”
“이상해서.”
“이상해?”
“응.”
서울은 침을 꿀꺽 삼켰다. 이상하다는 말. 이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너무 복잡하게 느껴졌다.
“너 혹시 세인이 좋아하는 거 아니지?”
“어? 아니야.”
서울은 곧바로 고개를 흔들었다. 유난히 심하게 부정하는 거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었다.
“내가 무슨?”
“따로 뭐 없는 거지?”
“어? 그럼.”
해나의 물음에 서울은 그저 덤덤한 척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 것도 아닌 척. 그렇게 말을 하지만 답답했다. 자신은 지금 친구에게도 모든 것을 디 말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가는 거였다.
“서운한 건 아니지?”
“어?”
“아니. 좀.”
“서운해.”
“어?”
“서운하다고.”
서울의 단호한 대답에 해나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러니까.”
“네가 보기에 내가 도대체 뭐로 보이면 네가 나에게 이러는 건지 모르겠어. 나 네 친구이기는 하니?”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아니.”
서울은 머리를 뒤로 넘기고 한숨을 토해냈다. 해나는 자신을 다르게 보는 거였다. 자신과 다른 사이로 친구. 무언가 불편한 사이. 그 동안 두 사람 사이에 있던 모든 것들이 다 불편하게 느껴졌다.
“네가 이런 식으로 갑자기 찾아와서. 마치 따지기라도 하는 것처럼 말을 하는 것도 나는 불편해.”
“무슨 말이 그래?”
서울의 말에 해나의 얼굴이 붉어졌다.
“뭘 따져?”
“약속도 없었잖아.”
“친구잖아.”
“친구?”
서울은 코웃음을 치면서 고개를 저었다.
“무슨?”
“뭐?”
“네가 나를 친구로 생각을 한다고?”
“그래.”
“아니.”
서울은 한숨을 토해내며 단호히 고개를 흔들었다. 이건 말도 안 되는 거였다.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되는 거였다.
“네가 정말로 나를 친구라고 생각을 한다면 그런 식으로 물으면 안 되는 거야.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거라고.”
“내 입장에서는 내 사촌이 걱정이 되어서 그러는 건데. 도대체 너는 나에게만 뭐라고 하는 거야?”
“그럼 그쪽 관리를 해.”
“뭐?”
“나 말고.”
“야.”
해나는 머리를 뒤로 넘기고 입술을 내밀었다.
“너 너무하다.”
“뭐가?”
“나에게 왜 이래?”
“어?”
“너무하잖아.”
“너무라니.”
서울은 어이가 없었다. 지금 자신이 먼저 따지러 온 거면서 해나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 지금 힘들어.”
“그러니까 만나지 마.”
“뭐라고?”
“세인이 그러지 말라고.”
“무슨.”
자신이 왜 이런 말을 들어야 하는 건지 머리가 너무나도 복잡했다. 자신이 친구에게 이런 말을 들어야 할 정도로 부족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기에 덩구 복잡하고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네가 이러면 나는 그 동안 잘못 살았다는 생각이 들어.”
“뭐라고?”
“어떻게 모조건 그 편을 들어?”
“가족이니까.”
“그래.”
서울은 차분하게 대답하면서 한숨을 토해냈다. 가족이라는 말. 그 말. 별 것 아니기는 하지만 아팠다.
“그래. 가족이지.”
“아니라는 게 아니라.”
“그러니까 네가 알아서 하라고.”
서울은 차가운 눈으로 해나를 노려봤다.
“네가.”
“너 이상해.”
“뭐가?”
“내가 지금 네가 납득을 못할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니고.”
“아니.”
서울은 검지를 들고 해나의 말을 막았다. 지금 해나는 납득을 할 수 없는 말을 하는 중이었다.
“너는 지금 내 입장에 대해서 전혀 고려도 하지 않고 이런 말을 하는 거야. 이 정도로 하면 안 되는 거지.”
“뭐?”
“됐어.”
서울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저었다.
“그만 둬.”
“야.”
“뭐!”
서울이 갑자기 고함을 지르자 해나의 눈이 커다래졌다.
“미쳤어.”
“뭐라고?”
“너 지금 미쳤다고.”
“무슨?”
“너 지금 오지랖이야.”
서울은 이 말을 남기고 돌아섰다. 안 그래도 복잡한 일들이 연속이었는데 너무나도 답답하고 갑갑했다.
“너까지 이러지 마.”
서울의 이 말에 해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서울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정말.”
답답했다. 그리고 주머니에 손을 넣는데 캬라멜이 보였다. 서울은 그것을 물끄러미 보다가 입에 넣었다. 그리고 정말로 기분이 풀렸다. 신기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입에 넣으니 정말로 기분이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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