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장
“괜찮아?”
“응.”
동선은 가볍게 영준의 어깨를 문질렀다.
“아프면 바로 말해.”
“아니야.”
“괜찮아.”
“뭐가 괜찮아.”
영준은 웃음을 터뜨렸다.
“내가 괜찮다는데.”
“어?”
“백동선.”
영준은 동선의 눈을 보면서 고개를 저었다.
“너 지금 너무 긴장을 하고 있는 거 같아. 나에 대해서 그렇게 긴장을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을 하는 거야.”
“아. 그래.”
영준의 말에 동선은 어색하게 웃었다. 자신이 생각을 해도 자신이 너무 오버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럴 이유 없네.”
“네 시간도 가져.”
“어?”
“하루 종일.”
“아.”
동선은 어색하게 웃었다.
“그러네.”
“그러니까.”
“그래도 싫어.”
동선은 영준의 허리를 잡고 싱긋 웃었다.
“너랑 같이 있을 거야.”
“뭐래?”
“단 한 순간도 떨어지지 않을 거야. 너에게 그럴 수 없으니까. 무조건 너랑 같이 있고 시간을 보낼 거야.”
“무슨.”
영준은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래도 이런 시간을 보낸다는 것. 이것 자체가 고마웠다.
“약 줘.”
“괜챃은데?”
“아니.”
동선의 말에 영준은 고개를 저었다. 지금 약을 먹지 않으면 곧 다소 온 몸에 통증이 올 거였다.
“지금 미리 먹어둬야 해. 네가 내 상태가 아니라서 모르지만. 안 그러면 안 되는 거야. 그러니 줘.”
“나도 그건 알고 있어. 그렇지만 무조건 약만 먹어서는 안 된다는 거야. 그러면 너 몽롱해지잖아.”
“너 그런 거 좋아하잖아.”
영준은 검지로 동선의 턱을 만졌다.
“너 변태니까.”
“무, 무슨.”
동선이 난처한 표정을 짓자 영준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가만히 동선의 목을 따라서 가슴을 따라서. 그리고 바로 아래를 잡았다. 힘이 들어간 남근에 동선은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웃었다.
“왜 그래?”
“이거 뭐야?”
“뭐가?”
“하여간.”
영준은 입을 내밀며 고개를 저었다.
“나 아파.”
“누가 뭐래?”
“그런데 이건 뭐야?”
“혼자 할 수 있어.”
“그러지 마.”
영준은 동선의 바지 안에 손을 넣었다.
“이, 이러지 마.”
“왜?”
“아니.”
영준은 천천히 아래로 고개를 가져갔다. 그리고 바로 동선의 남근을 입에 넣어서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
“정말.”
“좋으면 느껴.”
“아니.”
영준은 동선의 엉덩이를 살짝 쥐었다. 자신과 다르게 단단한 근육. 영준은 고개를 천천히 움직였다. 빠르지 않았지만 동선의 엉덩이에 힘이 들어갔다.
“미친 거야.”
“뭐가?”
“안 돼.”
“어?”
“아니.”
영준은 동선의 남근을 잡으면서 싱긋 웃었다. 그리고 혀로 핥았다. 동선은 애써 그런 영준을 밀어냈다.
“하지 마.”
“뭐가?”
“너 힘들잖아.”
“이런 건 안 힘들어.”
영준이 다시 다가오려고 하자 동선은 씩 웃으면서 그를 눕혔다. 그리고 영준의 몸을 만지면서 열심히 손을 움직였다.
“사랑해.”
“나도 사랑해.”
동선은 잠시 미간을 모으다가 손을 멈칫했다. 그 순간 영준은 씩 웃으면서 동선에게 손을 가져가고 곧 동선은 작은 탄성을 내질렀다.
“젠장.”
“왜?”
“미안해.”
동선이 허둥지둥 수건을 찾자 영준은 웃음을 터뜨렸다.
“무슨.”
“어?”
“먹으면 되는데.”
영준은 손가락을 핥았다.
“더러워.”
“아니.”
“무슨.”
영준은 장난스럽게 웃었다.
“이건 괜찮네.”
“어?”
“이건 먹을 수 있어.”
“아.”
영준은 동선의 목을 끌어당겼다.
“사랑해.”
“나도 사랑해.”
두 사람은 부드럽게 서로의 입을 찾았다.
“고맙습니다.”
택배를 보내고 동선은 한숨을 토해냈다.
“젠장.”
그래도 사람이 사는 것. 이런 건 중요한 거였다.
“뭐해?”
“일어났어?”
“응.”
둥선은 미소를 지으며 영준에게 다가가서 가볍게 임을 맞추고 엷은 미소를 지었다. 영준은 이리저리 목을 풀었다.
“잘 잤어.”
“다행이네.”
“왜 내가 안 일어날까봐?”
“뭐?”
“아니.”
영준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정말 무슨 말을 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나는 지금 일어난 게 너무나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런 말 하지 마.”
“왜?”
“무서우니까.”
“무서워?”
“당연하지.”
동선이 가볍게 몸을 떨면서 말을 하자 영준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동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지 마.”
“너 정말.”
“사랑해.”
“사랑해.”
둘은 서로의 눈을 바라보고 부드럽게 임을 맞췄다.
“그거 재미있어?”
“어?”
책을 읽던 동선은 바로 덮었다.
“아니.”
“그냥 읽지.”
“됐어.”
“읽어줘.”
“어?”
“그거.”
“아니.”
동선은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이런 시간까지 책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내는 건 원하는 일이 아니었다.
“그러지 마.”
“왜?”
“김영준.”
“응?”
“나에게 이러지 마.”
“뭐래?”
영준은 입술을 내밀었다.
“정말로.”
“어?”
“책 읽고 싶어.”
“아.”
영준이 자신의 눈을 가리키며 어색한 미소를 짓자 동선은 한숨을 토해냈다.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영준은 살짝 동선을 향해서 몸을 돌렸다. 그리고 그의 글을 들으며 눈을 감았다.
“나를 그냥 죽여.”
“김영준.”
“죽여줘.”
영준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는 사람의 소리가 아니었다.
“나 죽여줘.”
“안 돼.”
“백동선.”
“왜?”
“나를 죽여.”
영준은 동선의 눈을 응시했다.
“제발.”
“영준아.”
“나 너무 아파.”
“응.”
“정말.”
“응.”
“너무 아파.”
영준의 몸은 고통으로 인해서 떨렸다. 동선은 그런 그를 품에 꼭 안앗다. 그 모든 시간이 너무나도 지치는 순간이었다.
“더요?”
‘그렇습니다.’
의사와의 통화에 동선은 고개를 저었다.
“안 돼요.”
‘네?’
“안 그래도 거의 지금 자고 있으니까요.”
‘근처에 병원에 있을 겁니다.’
동선은 한숨을 토해내고 입술을 꾹 다물었다.
“안 가.”
“왜?”
“병원에 가서 뭐해?”
“김영준.”
“안 가.”
영준은 단호했다.
“가기 싫어.”
“무슨.”
“어차피 가도 내가 죽는다는 거. 이거 다시 확인을 하는 건데 내가 거기에 가서 뭘 하자는 건데?”
“아무리 그래도 이런 식으로 집에서 아프기만 하는 거. 이거 내가 원하는 거 아니야. 싫어. 정말.”
“내가 원해.”
“뭐?”
“내가 바란다고.”
영준의 단호한 말에 동선은 한숨을 토해냈다. 어떻게 이걸 바라고 아무렇지도 않을 수 있는 거까?
“너 이러지 마.”
“뭘?”
“네가 이러면 나 힘들어.”
“그래서.”
“어?”
“그래서 나보고 참으라고?”
“아니.”
동선은 애써 웃으며 입술을 꾹 다물었다.
“나 힘들어.”
“백동선.”
“제발.”
동선의 단호한 말에 영준은 미간을 모았다.
“나 그냥 죽을래.”
“뭐?”
“여기에서.”
“야.”
“가기 싫어.”
“아니.”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
“뭐가 문제인 건데?”
“지금.”
“무슨?”
“우리 여기에 이러면 안 돼.”
“어?”
영준의 말에 동선의 얼굴이 굳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나 지금 죽어가고 있어.”
“그런데?”
“치료.”
“아.”
결국 이건 특별한 경우였다.
“그러니까.”
“내가 병원에 가는 순간. 나는 강제로 치료를 받게 될 거야. 나 정말 그런 거 느끼고 싶지 않아.”
“미안.”
동선은 멍해졌다. 자신의 선택. 그것이 어떤 결과를 낳게 될 것인지 이제 겨우 알게 된 거였다.
“그러네.”
“이제 알았어?”
“응.”
왜 몰랐던 걸까?
“미안해.”
“아니야.”
영준은 손을 내밀었다.
“아니야.”
“정말.”
동선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숙였다. 머리가 지끈거렸다. 자신으로 인해서 이런 것들이 생기는 거였다.
“내 앞에서 그걸 먹어야 해?”
“어?”
“역겨워!”
영준은 고함을 질렀다.
“미친.”
“미안해.”
동선은 바로 음식을 버렸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영준의 짜증에 동선은 그를 품에 안았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영준의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내가 밉지?”
“응?”
“밉지?”
“아니.”
동선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왜 미워?”
“안 미워?”
“응.”
“이상하네.”
“응?”
영준의 말에 동선은 미간을 모았다.
“무슨?”
“내가 나도 미운데.”
“어?”
“나는 내가 미워.”
“뭐래?”
“미안해.”
“무슨.”
영준의 사과에 동선은 웃음을 터뜨렸다.
“뭐가?”
“너를 찾지 못해서.”
“어?”
“미리 찾지 못해서.”
“아니.”
“미안해.”
영준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미안해.”
“그러지 마.”
동선은 영준을 품에 안았다.
“그러지 마.”
“미안해.”
“응?”
동선의 눈에도 눈물이 차올랐다.
“너 지금 이러면 안 돼.”
“왜 이런 걸까?”
“어?”
“진작 올 걸.”
영준은 손을 들었다.
“진작 너를 볼 걸.”
“김영준.”
“나 너무 후회가 돼.”
이 모든 시간. 이 모든 마음. 이 모든 것들. 결국 이 모든 시간. 이것들은 미루게 된 것은 자신이었다.
“내가 너에게 제대로 다가갔어야 하는 거야. 그런 말을 했어야 하는 건데. 그런 말을 해야 하는 건데.”
“김영준.”
“미안해.”
영준의 눈에 눈물이 흘렀다.
“정말.”
“무슨?”
“미안해.”
영준은 손을 들었다.
“잡아줘.”
“김영준.”
“나 지금 힘들어.”
“야.”
“응?”
동선은 그 손을 잡았다.
“무슨.”
“미안해.”
“야.”
“미안해.”
영준은 이미 동선의 말을 듣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그의 몸은 거칠게 떨리고 흔들리기 시작했다.
“너무 힘들어.”
“김영준.”
“미안해.”
영준은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
“잠시만.”
동선은 휴대전화를 찾았다.
“의사.”
“가지 마.”
“응?”
“가지 말라고.”
“아니.”
전화기는 테이블에 있었다.
“야.”
“가지 마.”
영준의 몸이 떨렸다.
“제발 가지 마.”
“김영준.”
“사랑해.”
동선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숙였다.
“가지 마.”
“응.”
“가지 마.”
동선은 그대로 영준의 손을 잡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품에 안고 그를 가만히 안았다. 떨리는 몸. 그리고 곧 그것이 사라졌다. 동선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저었다. 이제 모든 게 끝이었다.
“나는 괜찮은데. 너는 없네.”
동선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 이 순간 너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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