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대기업 안의 지역 맛집
Good – 시리즈를 봐왔던 모든 사람들
Bad – 새로운 시대의 영화를 기대했던 사람들
평점 - ★★★☆ (7점)
태어나기 한참 전에 개봉해서 시작이 된 [스타워즈] 시리즈의 마지막인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이하 [스타워즈 9])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사실 대단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런 기분만으로 영화를 평가하기에 [스타워즈 9]는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쉬운 기분이었습니다. 분명히 엄청난 영화이기는 한데, 꽤나 많은 이야기를 이미 풀어내고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서 영화가 지니고자 하는 가치가 조금은 낡고 이미 어딘가에서 본 것 같은 이야기로 전달이 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미 시리즈들을 봤었기 때문에 이번 영화가 스타워즈 팬들에게는 어떤 선물처럼 다가올 수 있는 영화라는 것은 알 수 있었습니다. 다만 선물이라고 하기에 [스타워즈 9]는 너무 안일한 선택을 하는 기분입니다. 단순히 기존에 시리즈에 나왔던 캐릭터들이 다시 등장하는 것만으로는 그 모든 아쉬움을 달랠 수 없을 것이 뻔한 일인데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안일한 선택을 했기 때문이죠. 이전에 시리즈를 장식했던 인물들이 등장하는 순간은 즐거웠지만, 지나치게 비슷한 패턴으로 반복을 하는 데다가, 다소 그 기능도 극적이기 보다는 팬들을 위한 서비스라는 느낌이 너무 강해서 기존 인물들의 출연은 다소 아쉬웠습니다.
또한 개인적으로 시리즈를 닫는 이야기인데 여전히 성장을 하는 인물의 이야기라는 점도 아쉽게 다가왔습니다. 이미 엄청난 힘을 가진 존재라는 것이 모두 다 드러난 상황에서도 왜 ‘레이’는 자신의 가치에 대해서 여전히 고민하고 망설이고 있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는 영화 안에서 가장 힘이 센 역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이런 멋진 캐릭터가 세상을 정리하는 이야기만 보여주어도 될 것 같은데 다시 또 고민하고 고뇌하고, 자신의 성장을 위해서 방황하는 모습이라니. 물론 그 안에서도 그가 가지고 있는 엄청난 힘들이 드러나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시대의 강인한 인물에 어울리는 캐릭터를 ‘레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만큼 조금 더 무모한 행동을 해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영화의 경우에는 최대한 다양한 캐릭터들에게 골고루 포커스를 주면서, 최근 세 편의 이야기를 이끌어간 ‘레이’와 ‘카일로 렌’, ‘핀’ 그리고 ‘포’의 이야기가 골고루 나눠진 것은 안전한 선택이기는 하지만 안전한 만큼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나 네 캐릭터가 골고루 이야기가 진행이 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타워즈 9는] 캐릭터 자체의 위치가 컸던 ‘레이’와 ‘포’의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귀결되는 느낌입니다. 조금 더라는 아쉬움이 개인적으로 남았습니다.
‘데이지 리들리’가 연기하는 ‘레이’는 이번 편에서도 여전히 방황하면서 성장을 이어갑니다. 이런 프랜차이즈 영화의 주인공은 물론 계속해서 성장을 해나가야 합니다. 다만 ‘레이’는 다른 캐릭터들과 다르게 훨씬 더 강한 힘을 지니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성장을 해나간다는 점이 개인적으로는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모든 인물들을 다 압도할 정도로 엄청난 포스를 지니고 있음에도 말이죠. 조금 더 강한 힘을 가지고 이걸 그대로 몰고 나갔어도 됐을 텐데 말이죠. 자신도 자신의 힘을 두려워하기에 조심스럽게 행동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기는 하지만, 영화 안에서 ‘레이’는 조심스러움과 동시에 다소 무모한 행동을 연달아 하기에 더욱 답답합니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하고 독단적으로 하는 일들이 영화가 끝이 난 이후에는 이해가 가지만 사실 조금 이기적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레이’와 대척점인 듯 같은 운명을 지닌 ‘카일로 렌’은 ‘아담 드라이버’가 맡았는데요. 아무래도 마지막 이야기는 ‘레이’의 성장이 주가 되고 있는 만큼 그의 역할은 너무나도 적습니다. ‘레이’와 꼭 닮은 운명을 가진 존재로 나오는 만큼 어딘지 모르게 [해리포터] 시리즈가 떠오르기도 하지만, 이쪽이 우선이니까? 그건 일단 미뤄두기로 하고. ‘렌’은 ‘레이’와 자신이 연결이 되어 있다는 확신에 자신의 새로운 운명을 마주하면서 혼란을 겪는 존재입니다. 다만 이번 편의 경우는 오롯이 ‘레이’ 의 입장이 중심이 되는 만큼 다소 그 고민에 대한 공감이 어렵게 다가옵니다. 다만 그 적은 배역의 안에서도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고뇌를 섬세하게 묘사하고 이것에 어느 정도라도 느껴진 것은 모두 다 ‘아담 드라이버’라는 배우가 가지고 있는 힘 덕인 것 같습니다.
새로운 시대와 이전 세대의 다리 같은 역할의 ‘포’는 ‘오스카 아이삭’이 안정적으로 연기합니다. 수많은 사람들을 이끄는 역할은 이전에도 했지만, [스타워즈 9]에서는 ‘레이’가 다시 혼란에 빠지면서 성장을 하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만큼 이 아쉬움은 모두 다 ‘포’가 책임지게 됩니다. 포스를 가진 존재도 아니고, ‘핀’처럼 스톰트루퍼였던 과거 같은 것도 가지고 있지 않은 가장 정상적인? 인물이지만. 그는 그런 만큼 오히려 공감이 가고 더 응원하게 되는 인물입니다. 특히나 모든 순간 자신감을 갖고 행동하던 그가 살짝 흔들리면서 무너지는 순간은 그 어떤 캐릭터들에 비해서도 더 응원하고 그의 편이 되어주고 싶습니다. 한계가 뚜렷한 상황에서도 망설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더 멋지게 보이는 캐릭터입니다.
까불거리면서도 위험한 순간에 나서는 ‘존 보예가’의 ‘핀’은 개인적으로 이번에는 그 활동이 부족하다고 생각됐습니다. 이전에 주연급의 배역이었기에 이번 편에서 유난히 역할이 작아진 것은 다소 아쉽게 느껴집니다. 특히나 이전 편에서 ‘로즈’와 캐미도 나름 잘 보였고, 뭔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 같은 인물이 이번 영화에서는 그저 수많은 흑인 캐릭터들이 거쳐 가는 것과 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특히나 다른 새로운 캐릭터들이 모두 자신만의 이야기를 마무리하면서 커다란 하나의 이야기를 닫아가는 것과 다르게, ‘핀’은 그저 하나의 역할만 수행하는. 도구적인 역할에만 머무르게 되는 것처럼 느껴져서 더욱 아쉬웠습니다. 여전히 가장 위험한 일들을 수행하고자 하지만, 이전에 비해서 그가 움직일 수 있는 폭이 아주 적어진 것 같습니다.
여러 한계가 분명하기는 하지만 [스타워즈 9]는 분명히 의미가 있는 작품이기는 합니다. 오랜 시간 이어진 프랜차이즈 영화의 마무리라는 점에서도 그 의미를 찾을 수 있고,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서 여성이 주인공이고, 유색인종 캐릭터들도 주요 배역을 맡았다는 점에서 분명히 그 가치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다만 이것이 단지 기능적인 역할에 불과했고, 이전의 이야기를 반복하는 만큼 새로운 이야기를 꺼내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그 한계 역시 명확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 [스타워즈]의 마지막을 정리하기에는 가장 나은 방식을 결정했던 것 같습니다. 오랜 전쟁의 마무리를 정리하고 그 동안 영화를 통해서 사람들이 애정을 보였던 캐릭터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고 마지막 인사를 건넬 수 있다는 점은 영화가 팬들에게 선사하는 가장 큰 선물이었습니다. 다만 [스타워즈] 시리즈에 대한 애정 같은 것이 오랜 시간 봐오던 사람들에 비해서 아무래도 적다 보니 그 감동은 다소 적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제 개인적인 아쉬움인 거죠. D-0라는 새로운 캐릭터까지 나오고, 140분 안에 최대한 모든 이야기들을 꽉꽉 눌러 담으려고 하다 보니 버거움이 있기는 하지만 노력한 흔적이 고마웠습니다. 늦게 안 친구지만 그래도 오랜 친구를 보내는 기분의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입니다.
로맨스 소설 쓰는 남자 권정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 그리웠던 모든 인물들의 등장
둘 – 최후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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