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해적-도깨비 깃발, 설 과자 선물 세트 같아.
이런 분은 보세요.
생각 없이 볼 수 있는 가벼운 영화를 찾는 분
시간과 돈이 많은 분
이런 분은 보지 마세요.
코로나 19. 가족과 함께 극장을 오랜만에 가보려는 분
[해적]을 정말 재미있게 봐서 속편을 기대했던 분
평점 ★☆ 3점 (10점 만점)
시사회를 통해 먼저 볼 수 있었던 [해적-도깨비 깃발] (이하 [해적 2])은 이토록 허술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의 영화였습니다. 아마도 제작사는 주인공들이 바뀐 속편에 다시 이야기의 정당성을 부여하며 새로운 시리즈로 나아가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정작 영화를 보니 이 영화는 속편으로 나아가는 게 무리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어설프고 허술하다 느꼈습니다. 어딘가에서 본 것 같은 캐릭터들이 나열이 되고 장면장면은 꽤나 흥미롭게 다가오기는 하지만 이것이 영화로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이야기 자체가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을뿐더러, 인물들의 대사가 제대로 들리지 않는 부분도 곳곳에 존재합니다. 개인적으로 이토록 한국어 자막이 있었으면 싶은 영화도 오랜만이었습니다. 나름 볼거리에는 충실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CG 기술이 얼마나 훌륭한지도 자랑하고 싶었던 것 같네요. 그러니 고래도 넣고 펭귄까지 넣었던 것 같은데. 그저 자랑하기 위한 영화로 느껴지는 것은 너무나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특히나 아무리 완성도가 노은 CG라고 하더라도 사람과 붙는 부분에서는 자연스럽게 그것의 이질감이 드러나게 마련이라 더 아쉽게만 다가옵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가 자랑하는 CG도 허술하다고 생각되며 굳이? 라는 물음표가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배우들의 연기가 펼쳐질 공간도 없었지만, 그 좁은 공간에서도 배우들은 자신들의 한계를 드러냅니다. 기본적으로 주인공을 맡은 ‘한효주’가 연기를 너무 못하는 것이 치명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여기에서 ‘이광수’는 어디에서나 본 것 같았던 그의 연기를 다시 한 번 선보이고, ‘권상우’는 뭔가 할 것처럼 폼을 잡지만 그게 전부입니다. ‘강하늘’ 배우가 꽤나 선명한 무언가를 하려고 하지만 그 이상은 없었습니다. 수많은 조연 배우들이 등장하지만 이 배우들을 데리고 도대체 뭘 하고 싶었던 걸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기본적으로 주연급 배우가 넷이나 되니 여기에 조연들이 펼쳐질 공간 자체가 없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시리즈를 통해 이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면 모를까 이번 편은 영화 자체가 터져 나갈 지경이었습니다. 이야기가 진행이 되는 와중에 과거의 이야기도 들려주려고 하니 안 그래도 부족한 러닝 타임은 더욱 초조하게 쫓기는데요. 물론 인터넷에 토막으로 올라온다면 꽤나 흥미롭고 매력적으로 보일 부분들은 많습니다. 나름의 볼거리도 있는 편이고. 하지만 이걸 모아놓은 영 볼품없습니다. 물론 그 하나하나도 그 정도로 완성도가 높지 않지만 말이죠. 그리고 웃음을 유발하는 방식이 꽤나 원초적이다 보니 초반에 몇 번은 유효할지 모르나 이것의 반복은 그다지 효과적으로 작용하지 못합니다.
‘한효주’ 배우가 연기한 ‘해랑’은 영화의 중심이지만 워낙 아쉬운 연기력 탓에 그 매력이 도드라지지 못합니다. ‘한효주’ 배우는 그저 눈을 크게 뜨는 것과 굵은 목소리를 내는 것만으로 이 캐릭터의 매력을 다 하려고 하는 걸로 보입니다. [해적]과 마찬가지로 [해적 2]에서도 여성이 단주인 해적단을 꾸미고자 한 것에서 시작된 문제인 것 같기는 한데 그다지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특히나 일부 과장된 연기는 일본 영화에서 보이는 배우들의 모습과도 비슷한데, 그러다 보니 중간중간 제대로 대사가 들리지 않는 부분도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액션 자체가 훌륭하고 ‘한효주’ 배우가 보이는 액션 역시 나쁘지는 않습니다. ‘손예진’ 배우를 따라가려고 하지 않고 새로운 ‘해랑’을 만들어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우무치’ 역은 ‘강하늘’ 배우가 연기하는데 워낙 캐릭터가 펼쳐질 구석이 없다 보니 그 매력이 드러나지 않습니다. 어설픈 리더이지만 정작 부하들을 지키는 모습. 그리고 ‘해랑’에게 첫 눈에 반한 존재의 역할까지. 전형적인 소년 만화 속 인물의 모습인데요. 하지만 여기까지. 이런 식의 패턴이 시작부터 끝까지 같은 모습이 반복됩니다. 웃음을 주는 패턴도 비슷하고 감정을 주는 방식도 반복됩니다. 그가 고려 제일의 검사라는 호칭을 가지고 있는 만큼 전투 장면에서는 꽤나 흥미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한 번 멋있는 모습을 보이고 나서 왜 자꾸 허술한 모습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걸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후반으로 갈수록 캐릭터의 비중은 더욱 줄어 ‘해랑’을 받쳐주는 역할로 변하는데 배우의 능력으로 안정적으로 소화해냅니다. 다만 배우 개인으로는 중심으로 등장하지 않기에 아쉽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광수’ 배우의 ‘막이’는 수많은 예능에서 봤던 ‘이광수’의 모습과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배우는 이 이상을 보여주기 위해서 예능을 관뒀다고 하는데 이전에 그가 보이던 모습과 전혀 다르지 않았습니다. 배신을 하고 허술한 웃음을 주기 위한 행동만 하는데 과연 그는 무엇을 바라고 이 연기를 하는 건가 싶을 정도로 아쉽습니다. 기본적으로 그에게 부여된 캐릭터 자체가 슬랩스틱에 더러운 것 등을 통해서 웃음을 주는 것이니 그에 걸맞은 연기를 선보인다고 하지만 워낙 캐릭터 자체가 매력이 없다 보니 그저 아쉬울 따름입니다. 후반부에 그가 고향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 부분에서 캐릭터의 변화가 있을 것 같지만 그런 부분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그 동안 ‘이광수’가 연기하던 코미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만족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부흥수’의 ‘권상우’는 발음도 제대로 들리지 않고 액션도 평이한 편이라 도대체 왜? 라는 물음표가 떠올랐습니다. 감독의 전작을 같이 했던 인연으로 이번에도 같이 한 것이 아닌가 싶기는 한데 보면서 너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부족합니다. 기본적으로 발음 자체가 전혀 들리지 않다 보니 그의 분위기도 그다지 강하게 보이지 않습니다. 또한 주인공들을 방해하는 유일한 빌런이자 자신만의 목적인 왕이 되고자 하는 욕망이 드러나는데 이 부분을 세밀하게 그려내지 않습니다. 절대적인 악으로 그리고자 했다면 아예 왕이 되고자 하는 욕망도 거세해야 옳다고 봅니다. 등장하는 순간 나름의 분위기를 풍기기는 하지만 이를 이어가지 못합니다. 최후의 결전에서는 나름 공들인 모습이 보이기도 하나 그 동안 배우가 보였던 멋진 모습이 있었기에 인상적으로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도 너무 아쉬웠지만 기본적으로 영화 자체가 배우들이 무언가를 할 여지를 주지 않습니다. 아무리 명절용 영화라고 하더라도 이렇게 허술하고 엉망으로 만들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 수많은 사람들의 아이디어가 모이고 거기에서 흥미로워 보일 소재를 모두 다 집어넣은 결과가 아닐까 싶은데요. 그리고 워낙 이름값을 할 배우들이 나오다 보니 그들 모두의 이야기를 담아야 해서도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 개인적으로는 생각됩니다. 하지만 영화는 모두가 주인공이 될 수는 없습니다. 한 사람이 전면에 등장하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이 뒤로 물러나야지만 명확히 그 장면과 감독이 말하고자하는 바가 보이게 됩니다. 모든 캐릭터를 전면에 등장시키고 싶었더라면 영화 안에서도 명확하게 각각의 장면과 에피소드에서 주인공이 정해졌어야 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영화는 너무나도 안일하게 그냥 이 정도로 모아놓으면 사람들이 좋아할 부분이 하나 쯤 있겠지? 하는 시선으로만 접근합니다. 그러다 보니 과거에 대한 이야기 전쟁에 대한 이야기, 여기에 바다에 대한 이야기까지 중구난방으로 여기저기에서 튀어나옵니다. 오직 극장만이 주는 무언가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해적-도깨비 깃발]은 관객이 굳이 극장에 가서 스크린으로 경험해야 할 영화는 아닌 것 같습니다.
로맨스 소설 쓰는 남자 권정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 해류를 타고 보물이 있는 곳으로 가는 순간
둘 – 최후의 결전이 일어나는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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