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념일 너무 많은 것 아니야?
지금 우리나라의 상황을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가히 데이 공화국이라 일컬을 수 있을 것이다. 일부 젊은이들로부터 시작된 각종 데이 문화는 가장 대중적은 것들만을 헤아려 본다 해도 열손가락이 부족하다.
가장 대표적인 데이, 열 개만 꼽아 보겠다.
1월 14일은 서로가 서로에게 다이어리를 주는 다이어리 데이.
2월 14일은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 주는 발렌타인데이.
3월 14일은 남자가 여자에게 사탕을 주는 화이트 데이.
4월 14일은 연인은 연인끼리 솔로는 서로 자장면을 먹는 블랙 데이.
5월 14일은 장미를 연인에게 선물을 해 주는 로즈 데이.
6월 14일은 연인에게 키스를 해 주는 키스 데이.
7월 14일은 선배나 어른에게 애인을 소개 해주는 실버 데이.
8월 14일은 애인과 등산하는 그린 데이.
9월 14일은 음악이 있는 곳에서 서로를 소개하는 뮤직 데이와 그 사진을 가지고 다니는 포토 데이가 함께 존재한다.
11월 11일은 사랑하는 사람과 친구에게 막대형 과자를 선물하는 빼빼로 데이이다.
최근에는 이뿐 아니라 11월 8일 여성 속옷의 날과 5월 2일 오리고기를 먹는 날, 3월 3일 돼지고기 먹는 날 등이 생겼다.
물론 이런 기념일들이 무조건 나쁘지만은 않다. 반대로 우리에게 긍정적인 면을 부각하는 날들도 있기 때문이다.
5월 2일, 오이 데이, 오리 데이는 오리와 오이를 먹는 날로써 우리 농민들을 위해서 긍정적이다.
9월 9일, 구구 데이, 구구 거리는 닭고기를 먹는 날로 우리 양계농민들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있다.
3월 3일, 삼겹살 데이, 삼겹살을 먹어서 돼지고기 소비를 증가시키자는 날이다. 역시 우리나라 양돈업자를 위한 날이다.
그러나, 지금 젊은이들이 꼬박꼬박 챙기는 대다수의 기념일등은 단순히 기업에서 만든 상업적인 날인 것이 일반적이다.
최근에는 6월 6일 현충일을 고기 데이라면서 고기 소비를 권장하는 문화가 누리꾼들에 의해서 질타을 받기도 했었다.
요즘 10대들은 한글날이 언제인지도 모르고 개천절이 무슨 날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런 기념일들만은 반드시 기억하고 서로 챙기기 바쁘다.
이 외에도 9월 9일, 구구콘 데이, 고래밥 데이, 8월 8일 초코파이 데이 등 아무 의미가 없는 날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앞서 말했다시피 10대 청소년들이 우리의 전통 기념일들을 잊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에 설과 추석은 단순히 오랜 연휴기간일 뿐이다. 그리고 단오 날을 기억하는 학생도 드물고 동짓날에 왜 팥죽을 먹어야 하는지 아는 학생도 적다.
게다가, 내일 11월 11일은 농업인의 날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농업인의 날인만큼 �빼로 데이 대신에 날씬한 가래떡을 먹자고도 주장을 하고 있다. 또 11월 11일을 한자로 바꾸면 十一월 十一일로 十에다가 一을 더하면 土자가 되기 때문에 우리 몸에 맞는 농산물을 먹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세우는 이들도 있다.
기념일은 그동안 소홀했던 이들에게 사랑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들도 부각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상황은 단순히 기념일을 남발하는 데에 그치고 있는 듯 보인다. 연인을 위해서 있는 돈 없는 돈 털어서 선물하는 남성들이나 선물을 바라는 여성들, 혹은 그 반대의 경우들도.
서로에게 충실할 수 있는 기념일도 좋지만 연인과 함께, 가족과 함께, 친구들과 함께 한다면 모든 날이 다 기념일이 아닐까, 생각된다.
블로거 기자 풍도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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