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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서민정 - [네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9. 3. 13. 22:27



4화




 “어떤 공통점입니까?”


 “모두 같은 지역 태생이야.”

 

“그야 당연한 것 아닙니까?”


 찬성이 따져 묻는다.


 “그 고등학교를 다닌다는 것은 모두 한 권역이라는 이야기 아닙니까?”


 “아니.”


 민정이 고개를 젓는다.


 “그 곳은 신도시야. 그 아이들이 어릴적에는 그토록 발전하지 않았고, 지금 학생중 90%이상이 외지 학생들이야.”


 “!”


 찬성의 눈이 동그래진다.


 “그리고 또 있습니다.”


 범이가 종이를 내민다.

 

“제 펜을 잘 보십시오.”


 범이의 펜이 천천히 원을 그린다.


 “!”


 “이, 이게 뭐야?”

 민용이 말까지 더듬는다.


 “소용돌이 모양?”


 “네.”


 범이가 차분하게 말했다.


 “분명히 다음 타겟은 이 학교입니다.”

 

“!”


 “이 학교에서 LG텔레콤이고 90년이면서, 이 곳에서 난 학생은 두 학생 뿐입니다. 이 둘 중 하나가 새로운 목표일겁니다.”


 “!”


 “그리고 사건 날짜들에도 공통점이 있습니다.”


 팀원들이 머리를 모았다.


 “홀수날입니다.”


 “!”


 찬성의 얼굴이 굳었다.


 “맞잖아.”


 순재의 얼굴에 허탈감이 번진다.


 “그토록 간단한 사실을.”


 “잠깐!”


 민정이 소리친다.


 “오늘이 홀수날이잖아!”


 “그러니까, 어서 가야죠.”


 시트팀의 얼굴에 긴장감이 돈다.




 “아니, 다들 어디갔어요?”


 윤호가 천천히 들어온다.


 “출동나갔어요.”


 신지가 답한다.


 “출동이요?”

 

“여고생 연쇄살인사건, 실마리가 있대요.”


 “!”


 윤호의 얼굴이 굳는다.


 “위험하게.”


 “저, 저기요!”


 신지가 잡을 새도 없이 윤호가 뛰쳐나간다.


 “가도 하실 일 없을텐데.”


 신지가 고개를 젓는다.




 “젠장.”


 왜 전화는 안 받는 거야?


 “여보세요?”


 겨우 전화를 받는다.


 “거기 어디에요?”


 윤호가 다급한 목소리로 말한다.


 “여기요?”




 “말해주십시오.”


 민정의 눈빛에 찬성이 답한다.


 “지금 OO여고로 가는 중이에요.”


 “알았어요, 나도 갈게요.”


 윤호가 말을 잇는다.


 “네?”


 민정이 놀란다.


 “무슨 일이십니까?”


 찬성이 민정에게 묻는다.


 “여기로 오겠대.”


 “그럼 오라고 하십시오.”


 찬성이 싱긋 웃으며 말한다.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 않습니까?”


 “아 알겠어.”


 민정이 다시 전화기를 귀에 가져다댄다.


 “오세요.”


 민정이 싱긋 웃는다.


 “사건 끝나기 전에요.”




 “휴.”


 윤호가 오토바이에 시동을 걸었다. 어느 덧 칠년 째 함께 동고동락하는 녀석이다, 녀석도 많이 늙었지만 버리기에는 너무나도 아깝고, 추억도 많이 깃들여 있는 녀석이다. 나이는 많아도, 왠만한 바이크보다 훨씬 잘 나가고, 윤호가 단장도 잘 해줘서, 외관도 그리 더럽지 않다.


 “간다.”


 윤호가 헬멧을 쓴다.




 “?”


 유미가 뒤를 돌아본다. 자꾸만 이상한 느낌이 든다.


 “뭐지?”


 유미가 발을 재촉한다.


 ‘쏴아’


 유미가 세면을 하기 위해 물을 튼다.


 ‘탁’


 뒤에서 무슨 소리가 난다.


 ‘뭐지?’


 유미가 살짝 곁눈질로만 거울을 본다.

 

“!”




 “꺄악!”


 “비명소리 들었지?”


 차에서 내린 민정이 다급해졌다.


 “어서 찾아!”

 “네.”


 “네.”


 “알겠습니다, 팀장님.”


 “서팀장은 어쩔거야?”

 순재가 민정을 바라본다.


 “같이 가시죠.”


 “알았어.”


 순재와 민정이 총을 집어든다.




 “누, 누구세요?”


 유미가 뒤로 기어간다.


 “킬킬킬.”


 사내가 미소를 짓는다.


 “!”


 유미의 눈이 멈칫한다.


 “너 너는!”


 “오랜만이군.”


 사내가 칼을 높이 치켜든다.

 

“멈춰!”


 그 때 뒤에서 범이가 총을 겨눈다.

 

“!”


 사내의 얼굴에 당혹감이 스친다.


 “제길.”


 “너는 잡혔어.”


 “그렇지 말입니다.”


 찬성이도 총을 들고 나타난다.


 “훗.”


 사내가 미소를 짓는다.

 

“지금 나를 죽이려는 건가?”

 “당장 그 칼 버리십시오!”


 범이가 차분히 말했다.


 “오, 형사양반 무섭군.”


 사내가 천천히 칼을 내렸다.


 ‘쨍그랑’


 “칼 이리로 차.”


 사내가 칼을 발로 찼다.


 “칼도 좋군.”

 찬성이 주우려는 순간.


 “훗.”


 ‘퍽’


 사내가 찬성이를 치고 내뺀다.


 “멈춰!”


 범이가 총을 겨누며 달린다.




 “비켜!”


 민정의 앞에 한 사내가 달려온다.


 “뭐, 뭐야?”


 “잡으십시오!”


 범이가 애처롭게 외친다.


 “뭠춰, 발포한다!”


 민정이 총을 쥔다.


 “훗.”


 사내가 민정에게 몸을 부딪치더니, 계속 달린다.


 “!”


  민정이 넘어진다.


 “괜찮으십니까?”

 “어서, 달려!”


 민정이 무릎을 쥔다.


 “그럼, 팀장님은 차로 돌아가십시오.”


 범이가 사내의 뒤를 쫓았다.




 “괜찮습니까?”


 “아, 네.”


 유미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일단 저희 차에 타십시오.”


 “네.”


 유미의 얼굴이 너무나도 창백하게 굳어있었다.




 “휴.”


 민정이 절뚝거리며 걷는다.


 “아니, 이게 뭐야?”


 민용이 나타난다.


 “아, 이형사.”


 “무슨 팀장이 총 하나 못 쏴서, 자빠지기나 하고.”


 민용이 고개를 젓는다.


 “엎혀요.”


 “네?”


 민정이 고개를 갸웃한다.


 “그럼 그 무릎으로 서까지 갈꺼야?”


 “그, 그래도.”


 민정의 얼굴에 당혹감이 번진다.


 “제가 엎겠습니다.”


 “이검사님.”


 “비키십시오.”


 윤호가 민용을 밀쳐낸다.


 “엎혀요.”


 “네.”


 민정이 윤호의 등에 엎인다.


 “둘이 사귀는 거 맞네.”


 민용이 고개를 젓는다.




 “거기서!”


 사내는 끈질기게도 도망을 갔다.


 “제길.”


 범이가 총을 장전했다.


 “발포한다!”


 “하!”


 사내가 코웃음을 쳤다.


 “너는 못 쏴!”


 ‘탕’


 범이가 총을 쐈다.


 “!”


 “멈춰!”


 사내의 얼굴에 당혹감이 번졌다.


 ‘끼이익’


 그 때 사내와 범이 사이에 한 차가 끼어들었다.


 “!”


 그리고 사내가 사라졌다.


 “제, 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