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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실 이야기 - [10화]

권정선재 2009. 3. 13. 23:22
 




10화




 ‘쏴아아’


 시원한 샤워기 아래서 민용이 씻고 있다.


 ‘딩동’


 “누구지?”

 이 시간에 올 사람이 없는데?




 민용은 허리에 타월을 두르고 문으로 간다.

 

“누구세요?”


 “나다.”


 형이다.


 ‘딸깍’


 “형 어쩐 일이야?”


 “좀 들어가도 되겠니?”

 준하의 얼굴이 어둡다.


 “그, 그래.”


 민용도 평상시 분위기와 다른 것을 알았는지 바로 비켜준다.


 “그나저나 어쩐 일이야?”


 민용이 옷을 입으며 묻는다.


 “연락도 없이.”


 “형이 동생네 오는 데, 연락을 하고 와야 겠나?”


 “그런가?”


 민용이 옷을 다 입는다.

 

 “뭐 마실래?”


 “됐다.”


 준하의 표정이 여전히 어둡다.


 “무슨 일 있어?”


 “일단 앉아.”


 민용이 소파에 걸터 앉는다.


 “무슨 일인데 그래?”


 “너 황제 자리가 그리 탐이나니?”


 “!”


 민용의 얼굴이 굳는다.

 

“형?”

 

 “탐이 나니?”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네가 황실 자리가 탐이 난다면, 황제 자리를 너에게 넘겨줄 수도 있다. 허나, 네 조카들이 있지 않니?”


 “...”


 “네가 황제가 되면, 분명 그 아이들을 몰아낼게다.”


 “미안.”


 민용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런 이야기라면 나가죠.”


 “민용아.”


 민용의 눈이 흔들린다.


 “형.”


 “그래.”


 준하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난 네편이다.”


 “...”


 “하지만 네 조카들 생각도 좀 해주라.”


 “...”


 준하는 묵묵히 문을 열었다.


 “잘 있어라.”


 “응.”


 준하가 신발을 신는다.


 ‘딩동’


 그 때 벨 소리가 난다.


 “누구세요?”

 “나야.”

 

“!”


 민용의 안색이 창백해진다.


 “왜 그래?”

 준하가 고개를 갸웃한다.


 “오빠!”


 밖의 여성이 다시 소리친다.


 “안에 있지? 오빠 있는 거지?”


 “... ”

 민용은 대답이 없었다.


 “오빠, 문 좀 열어봐! 오빠!”


 “뭐해?”


 민용은 움직이지 않는다.


 “오빠!”


 여자의 목소리가 더 애타진다.


 “문 좀 열어!”


 “아앙.”


 그 순간 아이의 울음 소리가 들렸다.


 “!”


 민용의 얼굴이 굳었다.


 “아기 울음소리?”


 준하가 재빨리 민용을 바라보았다.


 “너 애도 있었냐?”


 뱃 속의 아이는 분명 지우라고 했는데!


 “야!”


 민용의 안색이 창백해진다.


 “형.”


 “...”


 “조금 있다가 가라.”


 “오빠!”

 아기를 얼르고 왔는지, 아기는 조용했다.


 “우리 이야기 좀 해!”


 준하가 문을 열으려 손을 뻗는다.


 “이렇게 도망만 다니지 말고!”


 ‘탁’


 민용이 준하의 손을 잡는다.


 “오빠!”


 여자의 외침은 계속 된다.


 “문 열어! 오빠!”

 민용은 준하에게 고개를 젓는다.


 “제수씨니?”


 “...”


 민용은 아무 말도 하지 못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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