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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실 이야기 - [11화]

권정선재 2009. 3. 13. 23:23
 



11화




 “제수씨니?”


 “...”


 민용은 아무 말도 하지 못 한다.


 “뭐하는 짓이야!”


 준하가 악을 쓴다.


 “당장 문 못 열어!”


 


 “!”


 신지는 고개를 들었다. 누가 있다.


 “오빠! 나야!”


 ‘탁탁’


 신지가 문을 두들긴다.

 

“할 말이 있어. 오빠!”

 ‘탁탁’


 손이 붉어졌지만 신지는 개의치 않았다.


 “오빠!”




 “오빠!”

 “!”

 민용의 몸이 떨렸다.


 “오빠 돈 보고 온 거 아니야. 응. 오빠, 문 좀 열어봐. 제발. 오빠!”


 “이민용!”


 준하의 표정이 근엄해진다.


 “당장 문 열어.”


 “...”


 “어서!”


 “싫어.”


 민용의 몸이 떨린다.


 “안 돼.”


 “왜?”


 “형 부탁이야.”


 “열어!”


 준하가 강압적으로 명령을 내린다.


 “!”


 민용이 움찔한다.


 “어서 열어라.”


 준하는 민용에게 어려운 사람이었다.




 “오빠!”


 이제 목이 다 쉬었다.


 “문 좀 열어!”


 그렇게 지쳐갈 즈음에.


 ‘끼익’


 문이 열렸다.

 

“!”


 신지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빠.”


 민용이다.

 

“무슨 일이야?”


 그 시니컬은 여전하다.


 “나 이제 한국으로 돌아왔어.”


 “!”


 민용의 얼굴이 굳는다.


 “이유가 뭐야?”


 “이유?”


 신지가 미소 짓는다.


 “글세.”


 신지의 품에 한 아기가 안겨있다.


 “누구니?”

 “얘?”


 신지가 그 아이를 들어보인다.


 “준이야.”


 신지가 미소를 짓는다.


 “그런데, 들어오라는 이야기도 안 해?”


 의외로 차분하다.


 “그래, 들어와.”


 거꾸로 당황한 쪽은 민용이다.


 “안녕하세요?”


 준하가 예의 바르게 손을 내민다.


 “민용이 형, 준하라고 합니다.”


 “아, 네.”


 신지가 그 손을 잡는다.


 “전 신지라고 합니다.”

 신지가 소파에 걸터 앉는다.


 “그런데 아기 이름이 준이라고요?”

 준하가 화제를 아기로 돌린다.

 

“아, 네.”


 신지가 미소 짓는다.


 “너무 예쁘죠?”


 “그렇네요.”


 준하가 아기를 바라본다. 익숙하다.


 “뭐 마실래?”

민용이 와인과 양주장 앞에서 묻는다.


 “아무 거나.”

 민용이 장을 열더니 잠시 고민하다가, 한 술을 꺼낸다.


 “이것도 괜찮을 꺼야.”


 민용이 술을 따른다.


 “그런데 신지씨?”


 “네?”


 준하가 술을 한 잔 마시고 묻는다.


 “그 아이 성은 뭐예요?”


 “!”


 민용과 신지의 표정이 굳는다.


 “아까, 준이라고만 했잖아요.”


 “아.”


 신지가 고개를 끄덕인다.


 “준 이요."


신지가 미소를 짓는다.


 “영어 이름은 June Lee.”


 “!”


 “한글 이름은 이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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