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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시간 - [넷]

권정선재 2009. 3. 13. 23:30




4화




 “쳇.”


 또 독방 신세였다.


 “휴.”


 이젠 지겹다.


 “그 자식은 어떻게 되었으려나?”


 자신의 손이 보통 손이 아닌 것은 안다.


 “다쳤겠지?”


 갑자기 후회가 된다.


 “휴.”


 나도 내 욱하는 성격이 싫다.


 “젠장.”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본능인걸?




 “엄마.”


 민정이 미소를 지으며 어머니의 병실을 찾았다.


 “네가 어쩐 일이냐?”


 여전히 엄마는 냉랭하다.


 “왜 그러셔요?”


 민정이 눈웃음 친다.


 “진정 좀 하세요.”


 “흠.”


 어머니가 목을 가다듬는다.


 “안녕하세요?”


 “어머, 형님.”


 엄마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형님이 여기까지 어쩐 일이세요?”


 “그냥, 동서도 아프다고 하고, 민정이도 아프다고 하고.”


 “휴.”


 엄마가 한숨을 쉰다.


 “민정이 때문에 걱정이에요.”


 “걱정은.”


 고모가 엄마의 손을 잡는다.


 “다 큰 딸 년 무슨 걱정해?”


 “그래도요.”


 엄마가 손을 내려다본다.


 “어쩜 고모는.”


 엄마가 고모를 바라본다.


 “데려가신다고요?”


 “그래.”


 고모의 눈이 깊다.


 “걱정하지마.”


 “고모가 있는데, 걱정은 무슨요.”


 엄마가 나를 바라본다.


 “다만, 저게 형님 속 썩일까봐 걱정이지.‘


 “킥.”


 고모가 미소지었다.


 “그런가?”


 “고모!”


 내가 새된 비명을 지른다.


 “알았다.”


 고모가 애써 웃음을 참는다.


 “그래, 내가 데려가도 되겠지?”


 “그럼요.”

 엄마가 미소를 짓는다.




 “내일 짐 싸놓거라.”


 “네.”


 민정이 고개를 끄덕인다.




 “하.”


 겨우 한 뼘이다. 하늘.


 “하늘은 푸르네.”


 하루 중 해를 볼 수 있는 시간은 1시간 남짓이다. 그나마 날이 좋을때 이야기고, 날이 나쁘면 한 번도 보지 못한다.


 “휴.”


 독방, 굉장히 힘들어하는 곳이다.


 허나, 나는 이 곳이 더욱 좋다.


 ‘끼익’


 개구멍이라고 열리는 식사 투입구가 열렸다.


 “오늘은 먹어라.”


 이 간수는 나와 친하다.


 “네.”


 윤호는 살짝 미소 짓는다.


 “아저씨가 준 거니까. 먹을게요.”


 “그래.”


 아저씨가 미소를 짓는 듯 하다.




 “하아.”


 민정은 담배를 물었다.


 “얘, 담배 꺼.”


 큰 언니가 들어오자 마자, 담배를 빼앗는다.


 “담배가 얼마나 유해한데.”


 “알아.”


 민정이 다시 담배를 빼앗아서 불을 붙인다.


 “하여간.”


 언니가 고개를 젓는다.


 “그나저나, 너 고모 따라다니기로 했다면서.”


 “응.”


 민정이 담배를 깊게 빤다.


 “잘 생각했다.”


 “뭐가?”


 “너도 좀 바뀌지 않겠니?”

 “킥.”


 민정은 코웃음을 쳤다.


 “내가 뭐가 어떻길래?”

 “네가 너를 모르니?”

 “하.”


 민정이 연기를 멀리 뿜는다.


 “모르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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