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이랄까 season 5
1화. 키스 그 후에
“푸하하”
찬성이 계속 웃는다.
“그만 웃어.”
“킬킬.”
윤호의 핀잔에도 불구하고 찬성은 계속 웃는다.
“야! 황찬성!”
“어떻게 거기서 키스할 생각을 하냐?”
“나도 몰라.”
공개 키스 이후로 조금은 시무룩해진 윤호다.
“그런데 너는 왜 그렇게 시무룩해져 있냐?”
“응?”
“키스까지 한 녀석이 왜 그래?”
“선생님이랑 나 어떡하지?”
“응?”
“서로 서먹하지면.”
“하!”
찬성이 코웃음 친다.
“원래 남녀 간엔 스킨십이라는 게 있어야, 더 가까워지는 거야.”
“정말?”
윤호가 찬성을 바라본다.
“당연하지.”
찬성이 허세를 부린다.
“이 황찬성님 말 못 믿냐?”
“응.”
기다리지도 않고 대답을 하는 윤호 때문에 잠깐 멍해져버린 찬성이다.
“지,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그게 중요해.”
윤호가 울상을 짓는다.
“그리고, 첫키스 별로 낭만적으로 해주지도 못했다고!”
“흠.”
찬성이 턱을 괸다.
“낭만이라.”
“응.”
“그 정도면 낭만적이지 않았나?”
“뭐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창피만 했겠다.”
“네가 여자를 몰라.”
“휴.”
윤호가 고개를 숙인다.
신지가 집을 팔아 버리고, 여행을 갔다 온 후, 잠시 동안 언니의 집에 얹혀살던 민정이 신지를 끌고 집을 구하려 왔다.
“여기 괜찮네?”
“그러게.”
신지가 집 안 여기저기를 본다.
“습기도 안 차는 거 같고.”
“볕도 잘 드네.”
신지가 물도 틀어 본다.
“물도 잘 나온다.”
“신지야 그냥 여기 계약할까?”
“혼자 살기에는 좀 크지 않아?”
“그래도.”
민정이 얼굴을 붉히며 대답하자 신지가 묘한 웃음을 짓는다.
“너 설마 딴 생각하고 있는 거 아니야?”
“무, 무슨 소리야?”
“다 보여.”
신지가 미소를 짓는다.
“윤호랑 둘이 뭐 하려고?”
“내, 내가 뭘!”
민정이 도리질 한다.
“나는 그냥 이정도 가격에, 이정도 집이면 괜찮은 거 같아서, 그냥 사겠다는 거라고. 절대로 다른 뜻은 없어?”
“정말?”
신지가 민정을 바라본다.
“응.”
민정이 얼굴이 붉어진 채 대꾸한다.
“너야말로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이어지는 민정의 역공,
“내가 뭘?”
“하여간 엉큼해.”
민정이 귀엽게 신지를 노려본다.
“킥.”
신지가 미소를 짓는다.
“학교도 가깝고, 방도 두 개나 되고, 화장실도 두 개고, 괜찮네, 부엌도 있고 다용도 실도 있고 말이야.”
민정이 손가락으로 하나하나 꼽아가며 대꾸한다.
“응.”
민정이 싱긋 웃는다.
“거기에 이 정도 가격이면 적당한 거지?”
“물론이지.”
신지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계약한다.”
“그래.”
민정이 중개인을 향해 소리친다.
“저 계약할 게요.”
“그래요?”
중개인이 미소를 짓는다.
“그럼 다시 가게로 갑시다.”
“네.”
민정은 흐뭇하게 뒤를 따른다.
“정말 잘 계약하시는 거예요.”
중개인이 미소를 짓는다.
“그 집에 살던 사람이, 이번에 갑자기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되었거든요. 사실은 간다, 간다 벼르고 있었는데, 그동안 못 가다가 가게 된 겁니다.”
“아.”
민정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서 가능하면 빨리 처리하려고 하더라고요.”
“여기요.”
계약서를 꼼꼼히 읽어보고 도장까지 찍은 민정이 계약서를 건넨다.
“고맙습니다.”
“돈은 언제 입금하죠?”
“돈은, 이달 말까지 좀 넣어주십시오.”
“네.”
민정이 싱긋 웃는다.
“그럼 저희는 가볼게요.”
“네.”
민정과 신지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나중에 뵈요.”
“네.”
중개인이 미소를 짓는다.
“하아.”
“한숨 좀 그만 쉬어.”
참다못한 민호가 한 소리 한다.
“죽을래?”
“범아, 조용히 하라고.”
“어?”
괜히 가만히 있던 범에게 한소리 하는 민호다.
“휴.”
윤호가 침대에 털썩 누워버린다.
“무슨 일인데?”
범이 윤호의 옆에 앉는다.
“애들은 몰라도 된다.”
“네가 우리보다 어리거든.”
민호가 빈정거린다.
“그래서 너는 키스 해봤냐?”
갑자기 민호의 얼굴이 붉어진다.
“뭐야? 너 해본 거야?”
범이 울상을 지으며 묻는다.
“진짜?”
윤호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형님 어떻게 하셨어요?”
“형님?”
윤호의 표정이 애절하다.
“키스하고 나서도, 그 여자분이랑 잘 지내셨어요?”
“으, 응.”
민호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데 나는 왜 이러지?”
윤호가 울상을 짓는다.
“뭐가?”
“선생님이 뭐라고 하셔?”
“그건 아닌데.”
윤호가 고개를 숙인다.
“그냥 내 가슴이 막 두근 거려.”
“뭐?”
마침 방으로 들어온 찬성이 반문한다.
“상관 없잖아.”
“응?”
“원래 사랑을 하면 가슴이 막 두근 거리는 거라고.”
찬성이 눈을 감으며 중얼 거린다.
“미친 놈.”
윤호가 베개를 던진다.
“그나저나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고 계실까?”
“꺄라멜 마끼아또랑, 브랜드 커피 주세요.”
민정이 미소를 지으며 커피를 받아 든다.
“맛있다.”
“너는 그 꺄라멜 마끼아또 안 질리냐?”
신지가 신기하다는 듯 민정을 바라본다.
“응.”
민정이 해맑게 웃으며 답한다.
“그러는 너는? 그 브랜드 커피 안 질리냐?”
“당연히 질리지.”
신지가 고개를 젓는다.
“하지만 돈이 없는 걸 어떡하냐?”
“이 선생님께 사달라고 해.”
“그 인간이?”
신지가 고개를 젓는다.
“자기 먹을 술 값도 없을 걸?”
“그렇기는 하겠다.”
민정이 미소를 짓는다.
“그나저나, 이제 윤호 아버님이랑 어머님은 집에서 나가시는 거야?”
“그럴 거 같아.”
회사의 합병 후, 눈에 띄게 바빠진 준하와 해미였다. 사실 집에도 잘 들어오지 않는 실정이었다.
“너는 좀 살만하겠다.”
“그렇지.”
신지가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어머님이, 나 애 가졌다고, 더 잘 해주시니까.”
“좋겠다.”
민정이 애꿎은 빨대를 씹어 댄다.
“그런데 너.”
“응?”
민정이 고개를 든다.
“뭐?”
“윤호랑 키스한 소감이 어때?”
신지가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응?”
“키스 했잖아.”
“어?”
민정의 얼굴이 붉어 진다.
“어머, 얘 얼굴 빨게지는 거 봐.”
“내, 내가 언제.”
“지금.”
신지는 재밌다는 듯 말한다.
“엉큼해.”
“치.”
그 때 신지의 전화가 울린다.
‘♩♪♬♫♭’
“잠깐만.”
신지가 전화를 받는다.
“어 오빠. 응?”
신지가 민정을 바라본다.
“잠깐만 물어 볼게.”
신지가 잠시 전화기를 내려 놓는다.
“왜?”
민정이 신지를 바라본다.
“오늘 저녁 먹으러 올 수 있냐는데?”
“당연히 돼지.”
민정이 싱긋 웃으며 대꾸한다.
“괜찮데. 응, 알았어.”
신지가 전화를 끊는다.
“왜?”
“오늘 윤호가 잡채 먹고 싶다고 해서 잡채 했는데, 너도 알잖아? 우리 어머님 손 큰 거. 잡채를 두 솥이 넘게 하셨대.”
신지가 고개를 저으며 말한다.
“그렇게나 많이?”
“흠, 우리 아주버님이 계셨다면 많은 것도 아니겠지만.”
신지가 고개를 젓는다.
“어머님은 아직도 집에 아주버님이 계신 줄 안다니까.”
“그래?”
민정이 커피를 한 모금 마신다.
“그러면 많이 서운해 하시겠다.”
“그런 것도 있지.”
신지가 미소를 짓는다.
“그래도 내가 잘해드리면 되니까.”
“그렇지.”
“그리고 애들도 계속 우리 집에서 갈 거거든.”
“그래?”
“응.”
신지가 고개를 끄덕인다.
“솔직히 어머님이니까 애들 챙겨주지, 형님이면.”
신지가 고개를 젓는다.
“헤헤.”
민정이 미소를 지으며 커피를 마신다.
“우리 가면서 마시자.”
“그래.”
신지가 커피의 뚜껑을 닫는다.
“다녀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아유 선생님 오셨어요.”
문희가 미소를 지으며 둘을 맞는다.
“준이 애미, 너는 몸도 힘든 애가 집에 와서 쉬지.”
“아니에요.”
신지가 미소를 짓는다.
“저 뭐 도와드릴 거 없어요?”
“없다.”
문희가 손사래를 친다.
“손이나 씻고 자리에 앉아.”
“네.”
“윤호야 밥 먹어라.”
“네.”
윤호가 일던 만화책을 덮고 밖으로 나간다.
“민호는?”
“범이랑 범이 집에 갔어요.”
“요즘에는 걔네 집에 자주 가는 구나.”
“그러게요.”
윤호가 싱긋 웃으며 식탁에 앉는다.
“우와 할머니, 내가 좋아하는 잡채 하셨네요?”
“그래 많이 먹어라.”
“우와.”
“윤호 안녕?”
“아, 서, 선생님.”
민정이 싱긋 웃으며 자리에 앉는다.
“윤호는 오늘 하루 뭐 했어?”
“네?”
윤호의 얼굴이 뜨거워진다.
“그, 그냥 만화 책 봤어요.”
그러더니 고개를 숙이고 말 한마디 안 하고 잡채만 먹는 윤호다.
“아유 우리 윤호 배고팠나보다.”
문희는 윤호의 속도 모르고, 계속 잡채를 채워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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