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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이랄까 Season 5 - [마지막 화]

권정선재 2009. 3. 13. 23:56




기적이랄까 season 5


5화 눈앞의 고지




‘딩동’


민정이 휴대전화의 슬라이더를 올렸다.


‘선생님, 오늘 저녁에 시간 있으세요? - 윤호’


민정이 열심히 자판을 누른다.




‘딩동’


‘응, 왜? - 마이 앤젤’


윤호가 씩 웃으며, 찬성을 바라본다. 찬성이 고개를 끄덕인다. 윤호가 다시 열심히 문자를 보낸다.




‘딩동’


‘오늘 저녁에 시간 좀 내주실 수 있어요? - 윤호’


민정이 고개를 갸웃한다.


“오늘 저녁?”


민정이 부지런히 손을 놀린다.




‘딩동’


‘무슨 일인데? - 마이 엔젤.’


윤호가 씩 웃더니 답장을 한다.




‘딩동’


‘아무 일도 아니에요. 그냥 선생님이랑 같이 걷고 싶어요. - 윤호’


민정이 싱긋 웃는다.


“헤헤.”

민정이 열심히 엄지를 놀린다.




‘딩동’


‘좋아. 그러면 몇 시쯤 만날까? - 마이 앤젤’


“오신대.”

“그래?”

찬성이 미소를 짓는다.


“몇 시에 보자고 하지?”

“선생님 요즘 보충 없으시지?”

“응.”

“그러면 한 4시쯤 어때?”

“4시?”

윤호가 고개를 갸웃한다.


“키스는 분위기가 중요하다며.”

“그러니까.”

“그러니까?”

“응.”

찬성이 미소를 짓는다.


“데이트도 하고, 밥도 먹고, 영화도 보고,”

“아.”

윤호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 거구나.”

“당연하지.”

윤호가 씩 웃는다.


“그러면 그 때 보자고 해야 겠다.”

“그래.”


윤호가 민정에게 문자를 보낸다.




‘4시에요, 우리 영화도 보고, 밥도 먹고 그래요. - 윤호’


“킥.”


민정이 미소를 짓는다.


“귀여워.”

이래서 연하를 사귀는 걸까?


“헤헤.”

민정이 윤호에게 답장을 한다.




‘딩동’


‘네가 쏘는 거지? - 마이 엔젤“


윤호가 씩 웃더니, 열심히 자판을 누른다.




‘딩동’


‘당연하죠. 그럼 저랑 오늘 데이트 하실 거죠? - 윤호’


“헤헤.”


민정이 싱긋 웃으며 답문을 한다.




‘딩동’


‘당연하지, 그럼 그 때 어디서 볼까? - 마이 엔젤’


“어디서 보냐는데?”

“어디서?”

찬성이 인상을 쓴다.


“그런 거 상관 없지 않나?”

“그런가?”

“어차피 데이트할 거니까.”

“그렇겠다.”

윤호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면 역에서 만나야 겠다.”

“그래.”

윤호가 답장을 보낸다.




‘딩동’


‘제가 선생님 모시러 갈게요. - 윤호’


“킥.”

민정이 싱긋 웃는다.


“데리러 오겠다.”

흐뭇하다. 민정이 버튼을 누른다.




‘딩동’


‘그럼, 우리 집 앞 편의점에서 보자. - 마이 엔젤’


윤호가 씩 웃는다.


“4시에 선생님 언니네 편의점 앞에서 만나기로 했어.”

“그래?”

윤호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면 선생님 모시고 언제 어디로 가?”

“흠.”

찬성이 인상을 쓴다.


“오후 여덟 시, 우리 학교 운동장.”

“학교?”


“어차피 방학 중이니까 학생들이 없을 거 아니야. 게다가 저녁 여덟 시라고, 요즘은 겨울이라서 애들도 없어.”

“그래?”

“응.”

윤호가 씩 웃는다.


“잘 부탁해.”

“나만 믿어.”

찬성이 어깨를 으쓱 한다.


“그래 너만 믿는다.”

윤호가 싱긋 웃는다.


“그럼 나는 뭐 입고 가지?”

윤호가 옷장을 연다.


“너는 이런 옷 밖에 없냐?”

“왜?”

찬성이 혀를 찬다.


“전부 다 학생용이잖아.”

“내가 학생이잖아.”

“그래도.”

찬성이 고개를 젓는다.


“전혀 무드가 안 나잖아.”

“야, 학생복 입어도 나.”

“아니거든.”

찬성이 손사래를 친다.


“흠.”

찬성이 열심히 윤호의 옷장을 뒤진다.

“오!”

“?”

그러더니 미소를 짓는 찬성이다.




“너 뭐하냐?”

“아, 언니.”

민정의 얼굴이 붉어 진다.


“그 애랑 데이트 하러 가는 거야?”

“애 아니야.”

“아니긴.”

민정의 언니가 미소를 짓는다.


“그래서 방을 이 모양으로 해 놓은 거야?”

“어?”

민정의 얼굴이 붉어 진다.


“이건 도깨비 소굴이다.”

“헤헤.”

윤호와의 데이트를 위해서 수십벌의 옷을 모두 꺼내 놓은 민정이다.


“그냥 아무 거나 입으면 돼지.”

“안 돼.”

민정이 도리질 한다.


“내가 나이가 몇 갠데? 걔랑 11살이나 차이가 난다고, 아무 옷이나 입고 가면 큰일 난단 말이야.”

“자랑이다.”

민정의 언니가 혀를 찬다.


“다 능력이지 뭐.”

민정이 싱긋 웃으며 브이자를 보인다.




“후우.”

찬성이 골라준 옷은 윤호의 정장이었다.


“이런 거 입으면 너무 딱딱해 보이지 않을까?”

“전혀.”

찬성이 검지를 흔든다.


“그러니까 전부 다, 정장을 입는 게 아니라, 바지는 청바지를 입는 거야.”

“청바지?”

찬성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 누구더라, 아! 이동건 그 사람도 그렇게 입잖아.”

“그 사람은 연예인이잖아.”

“너도 빠지는 외모는 아니잖아.”

“그런가?”

칭찬에 약한 윤호다.




“헤헤.”

민정이 선택한 옷은 귀여운 노란 색 원피스와 노란색 머리 띠, 노란색 병아리 모양 귀고리였다. 물론 구두도 노란 색이다.


“네가 무슨 병아리냐?”

“왜? 귀엽잖아.”

민정이 싱긋 웃는다.


‘♩♫♪♫♬’


“어 윤호야.”




“선생님 저 선생님 집 앞이에요.”

“그래?”

민정이 문을 여는 소리가 들린다.


“뛰지는 마세요.”

“헤헤.”

분명 뛰고 있는 모양이다.

“킥.”

귀엽다.


“윤호야!”

저 멀리 민정이 보인다.


“선생님!”

윤호가 전화를 끊고 달려가지만 이미 늦었다.


“에효.”

민정이 무릎을 잡으며 일어난다.


“또 넘어져 버렸다.”

“그러니까 조심하시라니까요.”

“우리 윤호 보고 싶은 거 어떡해?”

민정이 싱긋 웃는다.


“거짓말.”

“진짜야.”

민정이 팔을 파닥거린다.


“우리 오늘은 뭐할 거야?”

“헤헤.”

윤호가 싱긋 웃는다.


“여러 가지요.”

“여러 가지?”




하루 종일 윤호는 참 부던히도 자신을 참았다. 영화를 보며 팝콘을 오물거리는 민정의 입, 햄버거를 오물거리는 민정의 입, 콜라를 맛있게 빨대로 빨아 마시는 민정의 입, 귀엽게 조잘대는 민정의 입, 윤호는 하루 종일 몇 번이나 얼굴이 붉어 졌다.


“오늘 재밌었다.”

“그렇죠?”

윤호가 싱긋 웃는다.


“선생님 우리 좀 걸어요.”

“그럴까?”

민정이 싱긋 웃으며 윤호의 손을 잡는다.


“우리 윤호 손 크네.”

“네.”

윤호가 싱긋 웃으며, 민정과 나란히 걸었다.


“좋다.”

“네?”

“이렇게 멋진 남자랑 걸어서.”

“헤헤.”

윤호가 머리를 긁적인다.


“저도 좋아요.”

“응?”

“선생님같이 귀여운 여자랑 걸어서요.”

“내가 귀여워?”

“네.”

윤호가 고개를 끄덕인다.


“진짜 귀여워요.”

“칭찬이지?”

“당연하죠.”

윤호가 미소를 짓는다.


“그럼 접수해두겠어.”

민정이 고개를 끄덕인다.




“윤호는 내가 첫사랑이야?”

“네?”

민정이 미소를 지으며 묻는다.


“그냥 궁금해서.”

“네.”

윤호가 쑥스러운 듯 말한다.


“그렇구나.”

민정이 고개를 끄덕인다.


‘윙’


그 순간 윤호의 휴대폰 진동이 울린다. 시작이다.


“선생님.”

“응?”

“사랑해요.”

그리고 터지는 불꽃.


“!”

민정의 눈이 커다래진다.


“유, 윤호야.”

그리고 민정과 윤호 주위에 초로 만들어진 하트가 밝게 켜진다.


“어머.”

미처 보지 못한 민정이다.

“이게 다 뭐야?”

“그리고요.”

미리 찬성이 준비해서 둔, 벤치 밑에 꽃다발과 인형.


“선생님 사랑해요.”

“우와.”

민정이 윤호가 건네는 것들을 모두 받는다.


“너무 감동이다.”

“아직 끝이 아니에요.”

윤호가 어딘가로 손짓을 한다.


“조심스럽게 얘기할래요.”

그리고 나온 반주에 맞추어 윤호가 유리상자의 노래를 부른다.


“어머.”

민정이 눈을 감는다. 그리고 다가오는 윤호의 입술.


“!”

부드럽게, 더 부드럽게.


“선생님 사랑해요.”

“우리 더 열심히 사랑하자.”

“네.”

윤호가 찬성을 향해 엄지를 들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