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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우리 Episode 1. 넷

권정선재 2009. 3. 14. 11:39

 

 

 

만약에, 우리……

 

Episode 1. 우리가 만나지 않았더라면……

 

 

 

? 외출 금지가 풀려?

 

.

 

윤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 풀었냐?

 

비밀.

 

민호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너처럼 말 못 하는 녀석이 어떻게?

 

죽을래?

 

윤호가 주먹을 들이 밀었다.

 

아무리 형이라도 안 봐준다.

 

알았다.

 

민호가 잔뜩 위축되면서도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척 말했다.

 

그나저나 어디 갈 곳은 있냐?

 

.

 

윤호가 손가락을 튕겼다.

 

형님.

 

?

 

갑작스런 윤호의 호칭에 민호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왜 그래?

 

돈 좀 빌려주세요.

 

윤호가 간절한 표정을 지었다.

 

, 돈 없어.

 

형님.

 

윤호가 귀여운 표정을 지었다.

 

우리 집에서 형님이 돈이 없으면 누가 있어요?

 

진짜 없다니까.

 

정말?

 

그래.

 

민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거짓말 할 걸로 보이냐?

 

아니.

 

윤호는 고개를 저었다.

 

한 푼도 없어?

 

.

 

민호가 의아한 듯 윤호를 바라봤다.

 

무슨 일이야?

 

, 아니.

 

윤호가 민호의 시선을 피했다.

 

, 그게.

 

너 무슨 사고 쳤냐?

 

, 사고 아니 거든.

 

윤호가 다급히 말했다.

 

, 그냥 약속할 게 있어서 말이야.

 

약속?

 

.

 

윤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어떤 사람에게 약속을 하나 했거든.

 

무슨 약속을 했는데?

 

정말 한 푼도 없어?

 

?

 

민호가 고개를 갸웃했다.

 

한 푼도는 아니야.

 

얼마나 있는데?

 

흐음.

 

민호가 지갑을 열었다.

 

2만 원.

 

그럼 만 원만.

 

?

 

민호가 말을 하기도 전에 윤호가 돈을 낚아 챘다.

 

그걸로 뭐 하게?

 

형님 사랑해요.

 

이윤호!

 

민호는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무슨 일이야?

 

아니야.

 

그래도 엄마에게 동생을 또 혼나게 하고 싶지는 않은 민호다.

 

그냥.

 

흐음.

 

해미가 눈을 가늘게 떴다.

 

엄마에게 말 해.

 

아니야.

 

민호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나저나 오늘 밤에 범이랑 같이 자도 돼?

 

?

 

100분 토론 보려고.

 

그래.

 

해미가 흔쾌히 미소를 지었다.

 

우리 아들은 그런 프로그램도 잘 본다니까.

 

.

 

민호가 작게 미소를 지었다.

 

그럼 괜찮은 거지?

 

당연하지.

 

해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휴우.

 

집을 나오면서 윤호가 한숨을 내쉬었다.

 

엄마에게 또 걸리면 죽을 뻔 했네.

 

윤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래도 다행이다.

 

윤호는 씩 미소를 지으며 돈을 바라봤다.

 

아이스크림은 살 수 있겠지?

 

윤호는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가게로 가닥 멈칫했다.

 

, 잠깐.

 

윤호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어제 몇 시였지?

 

윤호가 울상을 지었다.

 

미치겠네.

 

윤호는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오늘 엄마 나갈 거니까 어디 가지 마.

 

?

 

택배 올 거 있어.

 

밥을 먹으며 정수가 말했다.

 

너 어차피 갈 곳도 없잖아.

 

, , 그게.

 

민정이 정수를 바라봤다.

 

약속 있는데.

 

약속?

 

정수가 고개를 갸웃했다.

 

네 친구들 다 일 나가는데 무슨 약속?

 

그런 게 있어.

 

민정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래서 나가봐야 해.

 

어머, 안 돼.

 

정수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엄마.

 

민정도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중요하단 말이야.

 

나 참.

 

정수가 빤히 민정을 바라봤다.

 

남자 친구니?

 

, 아니.

 

민정이 과장되게 고개를 저었다.

 

, 무슨.

 

맞는데 무슨.

 

정수가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집에 있으면서 언제 남자는 사귄 거야?

 

?

 

나가.

 

?

 

민정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 뭐라고?

 

나가라고.

 

정수가 덤덤하게 말했다.

 

, 정말?

 

그래.

 

정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시집이라도 잘 가야지.

 

, 엄마.

 

민정이 볼을 붉히며 정수를 불렀다.

 

그런 거 아니야.

 

그러면 집에 남고.

 

나 참.

 

민정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엄마는 할 말 없게 만드는데 뭐 있다니까.

 

칭찬이지?

 

그래요.

 

민정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 그러면 택배는?

 

그냥 집 앞에 두지 뭐.

 

정수가 어깨를 으쓱했다.

 

뭐가 오는 건데?

 

별로 안 중요한 걸 거야.

 

, 그럼 다행이고.

 

민정이 미소를 지었다.

 

엄마 고마워요.

 

그래.

 

정수가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잘 먹었습니다.

 

벌써?

 

.

 

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 먼저 일어날게요.

 

그러렴.

 

민정이 방으로 들어가는 걸 보면서 정수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제 쟤도 시집 가려나?

 

정수는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밥을 먹었다.

 

 

 

후우.

 

민정은 심호흡을 내쉬었다.

 

엄마에게는 거짓말 해도 괜찮겠지?

 

민정은 침대에 털썩 누웠다.

 

그나저나 정말 오기는 올까?

 

민정이 왼쪽 볼을 부풀렸다.

 

믿어도 되는 거겠지?

 

민정이 벌떡 일어나 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