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그림자 놀이

권정선재 2010. 7. 8. 07:00

그림자 놀이

 

권순재

 

 

 

그대만 보면 너무나도 답답해서 미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안 된다는 것을 누구나 다 알고 있을 텐데 말이죠.

바보 같이 그걸 모르고 바보처럼 행동을 합니다.

 

나도 바보 같다는 것을 알고는 있습니다.

나도 그대를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저 역시 알고 있습니다.

이미 사랑에 빠져 버리고 말았으니까요.

 

사랑이라는 것이라고는 감히 말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압니다.

그저, 그저 그대가 바라보고 싶은 것 뿐이니까요.

그대가 아실지 모르겠지만,

그저 그냥 그대가 바라보고 싶은 것 뿐이니까요.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나를 보고 바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림자를 사랑을 해서 바보라고 합니다.

 

그러나 나는 당신에게 묻고 싶습니다.

당신은 누군가를 그리도 간절히 바란 적이 있습니까?

그림자라고,

바보 같다고 이야기를 들을 만큼 간절히 바란 적 있습니까?

 

나도 알고 있습니다.

제가 바보라는 것 정도는 말이죠.

하지만 당신도 알고 계셔야 합니다.

그런 바보 짓 한 번 제대로 못 할 당신이 더 바보라는 것을 말이죠.

 

당신이라는 사람이 그리 한심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제가 하는 일이, 제가 바라는 일이 멍청한 일은 아닐 겁니다.

제가 그렇게 믿기에 저는 계속 제 자리에 서 있을 겁니다.

아무도 봐주지 않아도 서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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