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맑은 날

권정선재 2010. 7. 13. 07:00

맑은 날

 

권순재

 

 

 

그렇게 좋은 사이

우리 둘의 좋은 사이

 

비가 개었습니다.

맑아졌습니다.

 

그렇게 멀어졌습니다.

 

왜 내가 싫어진 거야?

그런 건 아니야.

그럼 왜 헤어지자는 거야?

 

파르르 떨리는 그녀의 눈썹

무언가를 말을 하고자 하지만 말을 하지 않는,

그녀의 여린 입술

 

싫어진 건 아니야.

그럼?

내가 힘들어서 그래.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만나던 그 날과 다르게

해가 쨍쨍한 날에

그렇게 멀어지는 그녀를 보면서

나는

나는 그냥

미소를 지었습니다.

 

아 가는 구나.

네가 가는 구나.

 

이러면서 가만히 미소를 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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