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권순재
소나기가 내립니다.
비가 많이 내립니다.
평소에 비를 좋아하던 그대를 보니,
비를 맞고 있으려나,
비를 보고 있으려나,
비를 듣고 있으려나,
너무나도 궁금합니다.
소나기가 아른아른 거리던 날,
그 너머로 보이던 그대의 모습.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지만,
얼굴에는 해맑은 미소가 가득하던,
그대의 그 모습이 떠올라서,
나도 모르게 미소가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깜짝 놀란 그대의 모습.
그대의 동그란 눈을 본 순간.
아, 저기요.
네?
시간 좀 있어요?
시간이요?
네.
흐음.
커피 한 잔 마실래요? 차를 한 잔 마실래요?어? 어?
커피 마셔요.
그리고 그 순간부터 내 곁에 있던 당신이란 사람,
참 고마웠고,
참 고마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