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3n살의 시선

권순재의 스물셋: 열여덟. 불친절한 녀석들

권정선재 2012. 10. 9. 07:00

권순재의 스물셋: 열여덟. 불친절한 녀석들

 

대중교통에서 규칙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은,

당연히 나이가 조금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보면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제 또래 젊은 분들도 규칙을 안 지키더군요.

 

DMB를 이어폰도 없이 보기도 하고요.

버스 종점에서 새치기도 아무렇지 않게 합니다.

모르겠습니다. 제가 너무 예민한 건가요?

그런데 저는 남에게 피해 안 주는 게 당연한 것 같은데요.

 

저는 절대로 남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된다고 배웠기에, 가능하면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하는 제가 우스울 정도로 규칙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위에서도 이야기를 한 것처럼 일단 대중교통에서 에티켓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차라리 자기 이어폰을 꽂고 노래를 크게 듣는 건 예의가 있는 쪽입니다. DMB같은 것을 볼 때 그냥 큰 소리로 보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많은지. 그런데 저는 이런 것이 다소 안하무인인 50대 이상의 분들 중 일부나 하는 행동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딱 봐도 어린 분들도 요즘 아무렇지도 않더군요.

 

일본은 개인주의의 사회로 가더라도, 이기적인 것과는 조금 다르게 가능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절대로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하는데 말이죠. 사실 그런 문화가 무조건 좋은 거라고 이야기를 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적어도 제 또래의 세대에게는 그게 당연한 룰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말도 안 되는 피해를 주지 않는 만큼, 당연히 다른 사람도 나에게 그런 피해를 주지 않는 방식으로 말이죠. 그런데 우리나라의 개인주의는 약간 이상한 것이, 나만 편하면 그만. 이런 생각을 하는 모양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 탓에 얼마나 불편한지는 잘 모르고 말이죠.

 

극장 등 다수가 이용을 하는 시설에서도 예의를 지키지 않기는 다반사인데, 휴대전화 불빛은 차라리 예교일 정도입니다. 남의 자리에 앉아서, 비켜달라고 해도 자리가 많은데 왜 그러느냐는 사람도 만난 적이 있고요. 문자도 넘어서 아예 통화를 하는 사람도 본 적이 있습니다. 자신의 아이가 미친 듯 앞을 발로 차서 뭐라고 해도 왜 애가 그러는 것을 가지고 뭐라고 그러느냐는 사람도 본 적이 있죠. 제가 너무 예민하게 굴어서 그런 걸까요?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절대로 제가 이상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편의를 무조건 바라는 사람들이 당연히 더 문제인 거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저도 그런 경우를 보면 굳이 하나하나 다 이야기를 해서 따지려고 했는데 요즘에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지내게 됩니다. 그런 사람들은 말을 해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죠. 하지만 적어도 제가 부모라면 제 아이들이 그런 식으로 행동하기를 바라지 않을 겁니다. 너무 착하게 사는 것이 멍청한 거라는 일부의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가 무조건 거짓만은 아니게 된 상황이. 너무 우습지 않나요? 당연히 착하게 사는 사람이 더 옳은 사람이고, 더 정직한 사람인데, 어느 정도 룰 위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사람이 더 현명한 사람이라는 말을 듣는 세상이 오다니 말이죠.

 

물론 저도 다른 분들이 볼 때는 왜 그런가 할 때가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제가 누군가에게 피해를 끼치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을 하면 다시는 그런 일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죠. 그러나 제 주변의 지인들도 도대체 자신이 무슨 잘못을 하는 건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얼마 전에도 패밀리 레스토랑에 아는 동생과 같이 갔는데, 조금 시비를 거는 어조로 직원에게 말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좀 불친절하게 말을 하는 것 같다고 말을 했더니, 자신은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몰랐습니다. 모르겠습니다. 제가 바라는 그런 사회생활에 대한 룰이 너무 높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는 걸까요?

 

제가 정말 궁금한 것은 왜 이런 사람들이 더 다른 사람들이 하는 행동에 대해서 분노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겁니다. 굉장히 아이러니한 말이 아닌가요? 자기는 남들에게 피해를 주면서, 반대로 남들이 조금만 자신의 신경을 거스르는 일을 하면 견디지를 못하고 분노를 하다니요. 도대체 왜 그렇게 안하무인으로 행동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다들 초등학교 다닐 적에 도덕은 배웠을 텐데 말이죠. 자신의 행동이 다른 이들에게 폐가 된다는 것 자체를 자각을 하지 못하는 걸까요? 그렇다면 다른 사람이 그 상황에 대해서 설명을 해줄 때 당연히 그것을 고치려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이미 나이가 든 어른들에게는 사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도 무리가 되고, 말을 해도 들은 척도 하지 않기에, 딱히 이야기를 할 생각은 없지만, 그래도 제 또래의 젊은 친구들은 그러면 안 되는 것 아닌가요? 모르겠습니다. 그 친구들도 자기들끼리 있지 않고 어른들하고 있거나, 그렇지 않아야 하는 자리에서는 예의를 갖추는 행동을 하는지 말이죠. 하지만 전반적으로 점점 더 예의를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아주 가벼운 행동이라고 하더라도 에티켓에 어긋나거나 다른 이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는 일이라면 한 번 더 생각을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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