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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방] 응답하라 1997

권정선재 2013. 3. 18. 07:00

[행복한 책방] 응답하라 1997

 

케이블 드라마계의 혁명이라는 말을 들었던 바로 그 [응답하라 1997]이 이번에는 소설로 돌아왔습니다. 아무래도 소설이니 만큼 드라마와 약간 느낌이 다르기는 하지만 그래도 한 가지 동일함은 있습니다. 그 어느 시절보다 찬란했던 우리의 청춘에 대해서 매력적으로 그린다는 점입니다. 1997년은 문화적으로 굉장히 독특한 해였습니다. HOT가 있었고 젝스키스가 있었으며, 더불어 IMF가 근처에 있어서 또 다른 흔들림이 있었습니다. 정권도 바뀌면서 또 다른 역사의 시작이 되기도 했었고 말이죠. 대통령 선거까지 있었던 해이니 말입니다. 아무튼 이 소설은 오늘에서 어제를 이야기를 합니다. 그래서 더 아름다울 수도 있고 더 아플 수도 있겠죠. 하지만 분명한 것이 있습니다. [응답하라 1997]을 읽다 보면 그들의 10대 시절도 보이지만 우리의 10대도 보인다는 겁니다.

 

 

 

아무래도 소설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만큼 드라마에서보다 조금 더 몰입도도 좋고, 인물의 속마음도 잘 드러납니다. 아무래도 각자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되는 부분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을 해봅니다. 속마음을 담기가 아무래도 쉬울 수밖에 없으니까 말이죠. 그리고 조금 더 윤재시원커플에 이야기를 집중하는 것 역시 이 소설을 더욱 매력적으로 읽히게 하는 부분입니다. 아무래도 드라마는 로맨스라고 하더라도 두 사람의 이야기만 가지고 풀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니 말이죠. 아무튼 두 사람의 이야기가 더욱 중심으로 이어지고, 게다가 두 사람이 속에 무슨 이야기를 하는 지까지 더 정확하게 그리고 있어서 이야기를 읽는 매력이 더 큽니다. 특히나 형제 사이에서 망설이던 시원의 마음이라거나 형과 시원 사이에 망설이던 윤제의 모습 등이 조금 더 섬세하게 그려지지 않았나 생각이 됩니다.

 

하지만 조금은 시대에 대해서 추억을 할 수 있었던 드라마에서 조금은 단순한 로맨스가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특히나 팬덤 문화를 대변하던 시원의 모습이 조금은 단조로워진 것 같아요. 게다가 인물들 간의 관계도 조금은 더 단조로워지지 않았나 생각이 됩니다. 특히나 드라마를 보면서 오히려 주인공 커플보다도 더 안타깝게만 바라보던 동성애자 준희의 이야기가 지나치게 작게만 보인 것 같은 느낌입니다. 드라마에서 자신 나름의 사랑을 찾아서 어른이 된 그의 모습도 소설에서는 그다지 그려지지 않고 말이죠. 물론 그가 주인공이 아닌 만큼 당연한 거겠지만 그래도 아쉽습니다. ‘유정의 이야기도 많이 줄어든 것도 아쉬운 부분이고 말이죠. 게다가 그 시절을 말로 옮기는 것만으로는 생생하게 살아나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을 알려준 것 같기도 합니다. 물론 아무리 그래도 매력적인 성장 소설은 분명하지만 말이죠.

 

꽤나 쉽게 읽히는 편이라서 주말에 한 달음에 읽으면서 편하게 보낼 수 있는 소설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 복잡한 갈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편도 아니기에 더더욱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아니면 편한 저녁 시간에 짬짬이 읽더라도 그리 나쁜 느낌이 아니고 말이죠. 그리고 우리가 가장 사랑했던 우리의 그 시절에 대한 이야기이니 만큼 읽고 나면 묘한 뿌듯함이나 행복함 같은 것이 가슴에 가득 찹니다. 참 사랑스럽고 행복한 느낌의 소설이라고 해야 할까요? 가장 유명하고 가장 잘 나가는 시절은 분명 아니겠지만, 누군가를 좋아할 때 이유 같은 것을 그다지 많이 따지지 않아도 되던 그 시절에 동경했던 이를 떠올리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의 청춘에게 던지는 행복한 물음을 편안하게 만나고 싶지 않으신가요?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기억에 남는 구절

뜨겁고, 순수했던 그래서 시리도록 그리운 그 시절.

들리는가? 들린다면 응답하라. 나의 90년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