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방] 오늘의 할 일 작업실
고등학생은 힘듭니다. 고작 공부만 하면 되는 것을 가지고 뭐가 힘들어? 라고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만 힘들어요. 그 시절에 하는 공부를 가지고 진로를 가질 수도 없는 노릇이니 말입니다. 그러면서도 어른들은 너는 꿈도 없어? 라고 반문합니다. 애초에 꿈을 꿀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서는 왜 꿈을 꾸지 않느냐고 반문을 하는 거죠. 그림을 배운다는 것. 지금 고등학생이 그림을 배운다고 이야기를 하면 대다수의 어른들이 물을 겁니다. 너는 대학을 미대로 갈 거니? 그냥 그림이 그리고 싶으면 안 되는 걸까요? [오늘의 할 일 작업실]은 그림이 꼭 입시가 아니어도 된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한 소녀의 고민과 방황. 그러나 단순히 이 소녀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모든 또래가 느끼는 아픔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느낌입니다. 마음에 있는 것을 고스란히 그릴 수 있다면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무게가 조금은 덜어질까요?
오늘의 할 일 작업실
엄마에게 말을 할 수도 없이 사랑하는 사촌 오빠가 죽었던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게 된다면 그 기분은 어떨까요? 물론 처음부터 그 사실을 이야기를 하지 않을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어쩌다 보니 사실을 이야기를 할 순간을 놓치게 되었고, 그 순간을 놓치게 되니 사실을 이야기를 할 수가 없게 된 거죠. 그러면서 주인공은 또 성장을 하기도 합니다. 자신이 바라보던 세상을 또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는 거죠. 더 이상 아이로만 머물러 있지 않는 그런 이야기. 사실 10대라는 것이 참 정의하기 애매한 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더 이상 아이라고 바라보기에는 너무 훌쩍 커버렸지만 그렇다고 어른이라고 이야기를 하기에는 아직 애가 분명하니 말입니다. 그리고 아무 것도 모른다고 이야기를 하기에는 속에 이미 담고 있는 것들이 너무 많아서 그것들을 꽉꽉 눌러담는 것만으로도 숨이 버거워지는 그런 것이 10대이니 말이죠.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어느 정도 자신이 걷고 싶어 하는 길을 하는 것 같으면서도 그 길을 제대로 모르는 아이들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이기에 좋은 점도 있는데 바로 지금 결정을 내리지 않아도 괜찮다는 점. 그리고 앞으로가 많다는 점이 아닐까 싶어요. 저마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을 하는 길을 그려나가고 혹여나 그 길이 삐뚤어진 것 같더라도 조금만 옆으로 걸으면 되니 말입니다. 어린 나이라는 것은 마음껏 실수를 해도 괜찮은 나이고, 또 실수를 하더라도 금방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는 자리니 말입니다. 특히나 아픔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더라도 그 아픔을 견디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쉽게 얻을 수 있는 나이고 말이죠. 철이 없다고 도대체 왜 저렇게 세상을 모르느냐고 어른들은 이야기를 할지도 모르지만 나름 자신들의 방법으로 서로를 위로하기도 하는 어른보다 더 나은 존재들이기도 한 것이 바로 십대가 아닐까 싶어요.
보는 내내 참 부러웠습니다. 나는 왜 십대에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위해서 노력하지 못했는가 그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주인공은 그리 대단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부모님에게 반항을 하기 위해서 그림을 그리는 것도 아니죠. 그냥 그림이 그리고 싶어서 그리는 그 단순한 일이 이상한 세상에서 그저 그리고 싶어서 그리는 행위는 대단하게만 느껴집니다. 미술을 한다고 하면 당연히 뭔가 미술과 관련이 된 학과를 갈 거라고만 생각을 하는 세상이 참 우습죠. 또한 소설 자체의 짜임새도 굉장히 좋습니다. 모든 캐릭터들이 살아있고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고민에 대해서 충분히 이야기를 하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죽은 사촌 오빠와 관련이 되어 있는 건우와 초우 이야기 등 역시 소설을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이 됩니다. 청소년 소설이니 만큼 소설을 읽는데 그리 큰 부담도 없으니 시간이 나실 적에 편하게 읽기에도 좋은 소설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기억에 남는 구절
오늘의 할 일, 그리워하기, 참기, 그리고…… 그리기. 실수하고 망쳐도 괜찮으니까. 나는 조금도 구겨지지 않은, 이제 내가 칠하고 지우고 긋고 구기고 찢을, 그래서 나만의 그림으로 완성할 새 종이를 꺼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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