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15

권정선재 2013. 7. 14. 19:00

[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15

도대체 누구일까요?”

모르겠다.”

류환은 창밖을 내다보며 한숨을 토해냈다. 이곳도 더 이상 안전하기만 하지는 않은 것 같았다.

도대체 왜 우리를 가만히 두지 않는 것일까? 우리는 그저 평범하게 살고 싶은 것이 전부인데 말이야.”

조장.”

아니다.”

류환은 이내 고개를 흔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너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달라질 수 있는 것도 없으니까. 괜히 너만 걱정을 시키는 거고.”

그렇지 않습니다.”

아니야.”

류환은 짧게 한숨을 내쉬고 냉장고를 열었다.

뭐 먹을 것 없나?”

만들어드릴까요?”

내가 하면 된다.”

말씀 드리지 않았습니까? 조장께서는 이런 일 하시면 안 됩니다.”

조장이 아니니까.”

류환은 해진의 뺨을 살짝 꼬집고 앞치마를 입었다. 해진은 입을 잔뜩 내밀고 그런 류환을 뒤에서 노려봤다.

조장은 저를 뭐로 보시는 겁니까?”

꼬마 조장.”

조장!”

얼른 씻고 와.”

하지만.”

내가 저녁 해놓을 테니까.”

.”

해진은 터덜터덜 욕실로 향했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고 나서야 류환은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손을 내려다 보았다. 국정원이라면 그렇게 허술하게 자신의 뒤를 쫓지 않을 것 같았다. 아니, 적어도 수혁이라면.

수혁과 관련이 된 자는 아니야. 아닐 거야.”

아무래도 자신이 하고 있는 킬러 일이 자신들을 위험으로 빠뜨리는 모양이었다. 살기 위해서 그런 거였다. 살기 위해서 누군가를 죽인 거였는데, 누군가의 눈에서 눈물이 나게 하면 결국 피눈물이 나는 모양이었다.

달아냐야 해.”

더 이상 여기에서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을 거였다.

 

조장은 안 드십니까?”

불 앞에 서있었더니 식욕이 좀 달아났네. 나는 씻을게.”

. 조장.”

욕실은 후끈했다. 그리고 해진의 향이 어렴풋이 느껴졌다. 류환은 흠흠 헛기침을 하고 옷을 벗었다. 그리고 바구니에 옷을 넣는데 해진의 속옷이 아무렇게나 벗어진 것이 보였다. 류환은 애써 시선을 지우고는 샤워기 아래에 섰다.

 

도대체 어떻게 그 녀석은 이 모든 것이 가능한 거지? 우리 요원들이 아무도 못하는 것인데 말이야.”

너무 그렇게 생각을 하지 마십시오.”

국정원장은 싸늘한 눈으로 수혁의 상사를 노려봤다.

그런데 왜 아직도 그 자의 뒤를 못 쫓는 거지?”

죄송합니다.”

요원들 실력이 그리 부족한가?”

그건 아닐 겁니다.”

서수혁은?”

그게.”

.”

국정원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수혁의 정강이를 찍었다. 수혁의 상사는 이를 악 물고 그저 고개를 숙였다.

부하 하나 제대로 간수를 하지 못하니 이 사단이 벌어지는 것 아닌가? 자기 밑에 있는 부하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서 도대체 누구를 잡겠다는 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그게 지금 가능하다는 건가?”

죄송합니다.”

 

다시 떠나야 할 것 같다.”

.”

너는 아무 생각이 없나?”

저는 그저 조장과 같이 있으면 그걸로 좋습니다.”

해진이 눈웃음을 지으며 말하자 류환은 짧게 한숨을 토해내고 아랫입술을 물었다. 그리고 엷은 미소를 지은 후 해진의 얼굴을 바라봤다.

리해진.”

.”

서수혁의 도움을 받을까?”

조장.”

안전 가옥이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가 남쪽의 것들을 위해서 일을 해준다면 문제가 해결이 될 거야.”

절대로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해진은 이를 악 물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아무리 배를 곯더라도 남조선 간나 새끼들의 밑에서는 절대로 일을 하지 않을 거니다. 조국에서 그리 고생을 해도 단 한 번도 조장을 원망한 적이 없는데 지금은 조장을 원망하고 싶어집니다. 조장은 그저 저랑 단 둘이 있는 걸로 충분하지 않다 생각을 하십니까?”

충분하다.”

류환은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걸로도 충분하다 생각을 하고 있어.”

그런데 조장은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너를 위해서 그러는 것이야. 너를 위해서. 리해진. 내가 너에게 말을 했잖아. 이 나라 안에서 네가 평범하게 살 수 있게 도와줄 거라고. 그런 것이 바로 내가 해야하는 일이라고 말이야.”

저는 평범함 그런 것 바라지 않습니다. 조장이 있어야 합니다.”

리해진.”

젠장.”

해진은 세게 벽을 치고 밖으로 나섰다. 류한은 그런 해진을 잠시 멍하니 바라보다 그의 뒤를 따랐다.

지금 무슨 일이지?”

죄송합니다.”

리해진.”

조장이 좋습니다.”

류환은 입을 꾹 다물었다.

나도 지금 내가 무슨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왜 내가 조장을 죽일 수 없었는지. 그리고 조국에 두고 온 동생들의 얼굴도 하나 떠오르지 않고 조장만 자꾸 걱정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리해진.”

알고 있습니다.”

해진은 한숨을 내쉬며 하늘을 바라봤다.

이런 마음 말도 안 된다는 거. 그리고 저도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이라는 것. 그래도 싫습니다. 그리고 조장이 저로 인해서 위험에 빠지는 것도 싫습니다. 남조선 간나 새끼들이 조장을 어떤 식으로 이용을 할지 몰라서 그러시는 겁니까? 그들이라면 조장의 모든 것을 다 가져가려고 할 겁니다.”

나도 너랑 있고 싶어.”

류환은 해진을 뒤에서 안았다.

그래서 이런 말을 하는 거야.”

조장.”

물론 나는 여자가 좋다. 네가 하는 그 말이 무엇인지 너도 모르는 만큼, 나도 내가 너를 지키고 싶은 이유를 모르겠어.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나는 너를 무조건 지킬 거라는 거다.”

.”

해진은 엷은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나도 지킬 거라는 거다.”

해진은 조심스럽게 류환의 손에 손을 얹었다. 잠시 그대로 있던 류환이 팔을 풀고 먼저 집으로 들어섰다. 해진은 하늘을 바라보며 밝게 웃었다.

드디어 조장에게 이야기를 했어.”

류환의 대답은 원하는 대답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