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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방] 비스틀리

권정선재 2013. 7. 17. 07:00

[행복한 책방] 비스틀리

 

[미녀와 야수]를 모티브로 한 로맨스 소설인데 개인적으로는 영화가 더 잘 만들어지지 않았나 생각이 됩니다. 물론 생각 자체는 꽤나 기발한 편입니다. 마녀의 저주에 빠진 남자에 대해서 이토록 현실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니 말이죠. 확실히 미국 냄새가 많이 나는 프롬 킹을 통해서 이러한 것을 풀어나가는 방식 역시 독특하지 않나 생각이 됩니다. 게다가 요즘 미국 판타지를 꽉 사로잡는 소재라는 점도 흥미롭고 말이죠. 마녀의 존재. 사실 안 믿기에는 있었으면 하는 존재 아닌가요? 때로는 귀여운 요술쟁이처럼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사악한 마녀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말이죠. 물론 이 소설은 마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외모와 상관이 없어 순수한 사랑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니까요. 하지만 현대에 사실 외모 없이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을까요?

 


비스틀리

저자
알렉스 플린 지음
출판사
북폴리오 | 2011-03-07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뉴욕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현대판 미녀와 야수저주에서 시작된 사랑...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사실적인 질문을 던지기에 더 매력적으로 읽을 수 있는 느낌입니다. 요즘에는 누구나 다 일단 외모를 보잖아요. 그런데 물론 이걸 나쁘다고 할 수는 없을 겁니다. 사람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부분은 아무래도 외모일 수밖에 없으니까요. 아주 오랜 시간 보면 더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 있기는 하지만 그렇게 오랜 시간 보기란 쉽지 않고요. 우리가 오랜 시간 보기 전까지 선입견 같은 것이 생기기도 하죠. 그리고 그러한 관계를 올곧게 유지한다는 것도 쉽지 않고요. 이토록 현실적인 로맨스라니. 게다가 외롭게 혼자서 견뎌내는 주인공의 이야기도 공감이 갑니다. 사실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다 느끼는 그러한 외로움일 테니까요. 누군가와 진정한 소통을 하고 싶어하지만 사실 그러한 진정한 소통 같은 것은 마법 속의 이야기 같은 것이나 다르지 않나요?

 

다만 독특한 소재에 비해서 이야기가 진행이 되는 것이 조금 느린 편이라서 살짝 지루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소재의 독특함과 결말에 대한 궁금함 같은 것으로 책장을 넘길 수 있어요. 진짜 미녀와 야수의 결말도 알고 있고, 이 이야기도 그렇게 풀릴 것 같기는 하지만 약간 다른 느낌이거든요. 그리고 가족에게도 외면을 받는 주인공의 마음이 조금 더 슬프기에 더 깊이 빠져들 수 있습니다. 아무리 사랑을 받고 싶어 하더라도 그게 쉽지 않으니 말이죠. 물론 그게 당연할 겁니다. 야수가 된 이후로 주인공은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하거든요. 누구라도 그렇지 않을까요? 모두가 부러워하는 외모를 지니다가 갑자기 괴물이 된다면 아무리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금세 무너질 수밖에 없을 테니 말이죠. 현실적인 이야기와 환상이 어우러져 더 완벽합니다.

 

다만 조연 캐릭터들이 그다지 입체적으로 그려지지 않는 것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영화의 경우에는 워낙 조연을 맡은 배우들이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매끈하게 표현이 되었거든요. 그런데 이 소설에서는 이 조연들의 캐릭터가 도드라지지 않습니다. 특히나 시각장애인 가정 교사의 매력이 도드라져야 이야기가 더 살아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부분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에요. 대신 주인공의 감정 변화 같은 것은 조금 더 소중하게 이야기가 됩니다. 영화에서는 조금 낭만적으로 만나게 되는 연인과의 이야기 역시 조금 더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고 해야 할까요? 우리가 어릴 적 읽었던 동화. 그게 만일 현실이라면 어떠한 일이 일어날 것 같은가요? 그것이 현실이라면? 매혹적인 동화의 재해석. 당신은 야수와 만날 때 사랑에 빠질 수 있을 것 같나요?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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