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방] 굿바이 관타나모
청소년 소설치고는 꽤나 두꺼운 편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흡인력을 가지고 있어서 한달음에 다 읽어 내려간 책입니다. 자신도 모르게 엄청난 일에 휘말린 한 소년의 이야기입니다. 열다섯. 아직 많이 어린 나이지만 테러리스트라는 오해. 그로 인해서 납치를 당하게 된 주인공은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아무리 그가 테러리스트가 아니라 그저 평범한 영국인이라고 이야기를 해도 그 누구도 믿지 않습니다. 그저 그가 유색인종에 파키스탄 혈통이라는 것이 문제가 되죠. 그 누구도 이 소년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습니다. 테러리스트가 아니라는 그의 이야기에 대해서 그저 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변명이라고 생각을 하죠. 그저 그의 겉모습만 보고 그를 판단하고 맙니다. 그가 범죄자라고 생각을 하는 거죠. 그래서는 안 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도 이에 대해서 문제라고 생각을 하지도 않습니다. 이 잔임한이 책 내내 펼쳐집니다.
초반에는 살짝 들어가기가 어색합니다. 조금 딱딱한 문체 같거든요. 그런데 이 이야기가 실제로 일어나면 어떻게 될까?의 생각과 동시에 책에 깊이 빠져들게 됩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기도 하고요. 미국의 피해 의식은 생각 외로 큰 편입니다. 그런데 참 우스운 일입니다. 미국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그들을 약자라고 생각을 하고 있지 않으니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끊임없이 자신들이 약자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수많은 자신들의 적을 만듭니다. 그것이 오직 자신들의 목적이고 숭고한 일인 것처럼 말이죠. 자신들이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생각 같은 것도 거의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오직 자신들만이 정의이고, 자신들이 가는 길에 방해를 하는 이들은 정의가 아니라고 생각을 하는 거죠. 지독한 이기심이라고 할까요?
주인공은 끊임없이 자신의 무고함을 주장하고 변호사라도 만나게 해달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소년에게 이 모든 일은 가능하지 않습니다. 이미 누군가가 그를 범죄자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죠. 이 같은 일이 우리와도 닮아있어서 더 몰입을 하게 됩니다. 주인공 뿐만 아니라 우리도 누구나 다 이런 상황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죠. 우리보다 더 강한 권력이 있고, 그 권력은 우리를 누르려고 합니다. 우리가 무슨 말을 하건 그것이 잘못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그것이 틀렸다고 이야기를 하죠. 그리고 만들어진 죄를 가지고 사람을 협박하곤 합니다. 이러한 일들은 우리나라에서도 있었던 일이죠. 지난 수많은 시간 동안 수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고 나서야 오늘에 올 수 있었으니까요. 우리의 역사와도 닮은 부분이 있기에 더욱 몰입해서 읽게 됩니다. 그리고 과연 소년이 어떠한 방식으로 그것을 벗어나게 될까. 그리고 벗어날 수나 있을까 생각을 하게 되죠.
이 책에 몰입할 수 있는 아무리 생각을 해도 같이 분노할 수 있어서가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자신보다 강한 권력. 그것이 우리를 누르려고 할 때. 우리는 방법이 없죠. 그저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고 나의 진심을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아무도 들어주지 못하니 말이죠. 그런 생활이 오래 된다면 결국 자신에 대해서도 부정할 수밖에 없게 될 것 같습니다. 내가 말을 하는 것이 진실인지, 그들이 말을 하는 것이 진실인지를 알 수 없으니 말이죠. 이 두려운 상상이 지금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이 소설을 더욱 깊이 읽게 하는 것 같습니다. 비록 허구의 상상력으로 쓰인 글이기는 하지만 이런 일이 실제로 존재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할 수 있다는 일이 너무나도 괴로우니까요. 책장을 펴게 되면 마지막 장까지 한 달음에 읽게 되는 몰입도가 좋은 소설 어떠신가요?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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