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맛있는 영화

[맛있는 영화]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마음으로 오다

권정선재 2013. 7. 29. 07:00

[맛있는 영화]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마음으로 오다

 

Good 아이들 나오는 영화 팬.

Bad 원작 소설 팬

평점 - ★★★☆

 

워낙 어릴 적에 읽었던 소설이었던 지라 정확히 어떠한 내용인지에 대한 인식이 없었습니다. 그냥 천방지축 어린 꼬맹이 제제가 그 안에 있고. 그의 주위에 대한 이야기일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이 이야기 제가 생각을 한 것보다 훨씬 더 무거운 내용이었습니다. 소외를 받는 아이. 그리고 심하게는 학대로도 보이는 일을 아이가 겪는 이유는 단순히 어른들의 고통 탓이었습니다. 그 안에 아이가 진실로 아파하고 괴로워한다는 것에 대해서 제대로 인지하는 사람은 오직 하나입니다. 바로 어린 제제의 유일한 친구인 뽀르뚜까 아저씨한 사람 뿐이죠. 이 유일한 사람에게 기대면서 아이는 그 순수함을 잃지 않습니다. 누구나 가장 아파할 순간을 혼자서 다 견디면서 말이죠. 특히나 영상이라는 것이 주는 무거움이 꽤나 큰 편입니다. 소설에서는 그저 부모가 제제를 때렸다고만 나오는 것이 아이의 몸에 남은 멍 자국으로 확인이 되면서 확실히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도대체 왜 그 어린 아이가 이 모든 아픔을 감내해야 하는 것인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어릴 적 그저 순수한 아이의 이야기라고만 생각을 했던 작품이 그러한 것이 아니니 당혹스러웠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아름다운 이유는 바로 주인공 제제가 있어서입니다.

 


커다란 눈망울과 기다란 속눈썹을 가진 꼬마는 관객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기에 충분합니다. 정말 행복한 아이. 라는 말 말고는 나오지 않을 것 같아요. 도대체 이 아름다운 아이를 이 아이의 아버지는 왜 그리도 미워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자신이 생각을 하는 것처럼 자신의 일이 풀리지 않는 데다가 상상력이 가득한 아이라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겠죠. 자신과 너무나도 다른 아이라는 것이 자신의 아이이지만 제제를 낯설게 만드는 요인이 아니었을까 생각을 합니다. 사실 이 영화가 더욱 불편한 이유는 제제를 괴롭히는 그의 아버지 역시 결국 세상에 의해서 버려진 가련한 영혼이라는 것이죠. 그가 일부러 집에서만 놀고 있는 것이 아니고, 술이 좋아서 마시는 것도 아니라는 점. 이 모든 것이 이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부분입니다.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에 나오는 사람 중에서 행복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모두가 가난하거나 모두가 부재를 겪고 있는 인물들이죠. ‘제제를 늘 위로해주는 다정한 뽀르뚜까아저씨 역시 가족이 없이 외로움을 겪는 인물이니까요. 그리고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을 하는 엄마도 늘 지쳐 있는 인물이고요. 아름다운 제제의 눈만을 보고 영화를 감상하기에 영화 속의 현실은 너무나도 무겁고 이 버거움은 관객에게 고스란히 다가옵니다.

 

사실 마음이 밝아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영화를 본 거인데 그렇게 되지는 못해서 조금 당황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끝까지 이 영화를 지켜보게 되는 이유는 제제의 성장담이기 때문이죠. 아이들은 커다란 충격을 받게 되면 어른이 되게 되죠. 물론 이건 너무나도 슬픈 일일 겁니다. 아이들은 아이들 나름의 삶을 살 수가 있어야죠. 아무리 버거운 일이 그들에게 닥치더라도 하나도 아파하지 않고 견딜 수가 있어야 하는데 제제에게 이러한 일은 너무나도 어렵기만 합니다. 그는 늘 상상력이 가득하고 웃을 수 있는 아이인데 세상이 그가 그럴 수 없게 합니다. 그리고 그를 사랑하는 사람 마저도 앗아가죠. 그 어린 아이는 그나마 기댈 수 있는 마지막 어른을 잃고 나서 자신의 상상력을 벗어나게 됩니다. 3부작 소설 중 그 첫 번째이고 사람들은 대다수가 첫 번째 이야기밖에 없는 줄 알기에 이 어린 아이가 제대로 성장을 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나름의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너무나도 아프고, 너무나도 괴로운 현실이지만 이 상황에서도 버거워하기만 해서는 안 되는 것. 그리고 어떤 순간에도 제제처럼 행복할 수 있다면? 이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석과도 같은 아이가 나오는 아픈 현실 그 자체를 다루는 그러나 찬란한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입니다.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뽀르뚜까 아저씨의 차에 탄 제제

뽀르뚜까 아저씨 무덤에 간 어른 제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