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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영화] 카이 포 체, 진흙 속 연꽃

권정선재 2013. 7. 31. 07:00

[맛있는 영화] 카이 포 체, 진흙 속 연꽃

 

Good 인도 영화 팬

Bad 밝은 영화 기다린 사람

평점 - ★★★☆

 

[세 얼간이]와 비슷한 느낌의 영화인 줄 알았습니다. 저만 그런 것은 아닌 모양입니다. 영화를 보기 전 커피 전문점에 앉아있었는데 옆의 커플 남성 분도 자기 여자 친구에게 이 영화 세 얼간이 같은 건가 보네?’라고 물었으니까요. 당연히 그럴 줄 알았어요. 그런데 [카이 포 체] 이 영화 무거워도 너무 무거운 영화입니다. 하지만 나쁘지는 않습니다. 진흙 속 연꽃 같다고나 할까요? 인도를 있는 그대로 보여줍니다. 아름다운 나라. 신들의 나라라고는 하지만 인도는 그 어느 나라보다도 종교 갈등이 심한 나라 중에 하나입니다. 그렇지만 사실 이러한 것은 그다지 밖으로는 이야기를 하지 않죠. 아무래도 그다지 좋지 않은 이야기인 만큼 그다지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싶지만 엄연히 거기에 있는 거고요. [카이 포 체]는 바로 그러한 부분을 그대로 이야기를 합니다. 서로에 대해서 용서를 하지 못할 정도로 잔인한 일을 저지르는 사람들. 하지만 그들의 이름으로, 그들의 종교의 이름으로 그것이 가능해집니다. 물론 종교는 거기에서 그다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것 같으면서도 그들의 삶 자체에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는 구분도 할 수 없고 신도 그다지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을 일을 가지고 인간들은 편을 가르고 반목합니다.

 


카이포체

Brothers for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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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아비쉑 카푸르
출연
수샨트 싱 라지풋, 아밋 사드, 라지 쿠마르 야다브, 암리타 푸리
정보
드라마 | 인도 | 130 분 | -
글쓴이 평점  


이 영화가 당혹스러운 이유 중 또 하나는 이야기의 분위기가 급격하게 변한다는 겁니다. 초반부는 그저 편하게 볼 수 있고 유쾌한 영화의 느낌이 들거든요. 초반에는 위에서도 이야기를 한 것처럼 그저 [세 얼간이]의 또 다른 버전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의 진행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게 진행이 되고요. 친구들이 스포츠 용품점을 세우고 거기에서 벌어지는 소동들은 그저 사랑스럽게만 그려집니다. 그리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서로를 의지할 수 있는 부러운 사이처럼 보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영화가 길게 진행이 되면 될수록 이러한 분위기가 서서히 처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관객들이 생각을 한 것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어지죠. 지진으로 인해서 쇼핑몰이 무너지게 되면서 친구들 사이에서 갈등이 벌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 삼촌의 정당 일을 돕던 이가 다른 종교를 가진 이들을 돕지 않으면서 친구들 사이는 더욱 갈라지게 되는 거죠. 하지만 그들을 그 누구도 탓할 수 없을 겁니다. 영화를 보게 되면 알겠지만 상황은 그들 개인이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너무나도 최악의 상황에서 자신들과 다른 종교를 가진 이들을 도와줄 수 없을 정도로 사람들의 마음은 굳은 겁니다. 그리고 이 안에서 친구들 사이에서 갈등도 벌어집니다. 서서히 영화는 어둠으로 들어섭니다.

 



인도 영화답지 않게 음악이 그다지 나오지 않아서 신기합니다. 그리고 이런 류의 영화는 처음이라 당황하기도 했고요. 그 동안 우리에게 소개가 되었던 인도 영화들 같은 경우에는 늘 긍정적인 의미를 가진 작품들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물론 [카이 포 체]도 궁극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은 긍정적인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입니다. 도대체 왜 이런 식으로 풀어낸 거야?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거운 이야기이니까요. 그리고 그것을 풀어내는 방식이 조금은 지루하게도 느껴집니다. 이야기의 분위기가 바뀌는 순간에 살짝 늘어지게 되거든요. 하지만 후반으로 가서 완벽하게 다른 이야기로 바뀌고 나서는 다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속도를 찾아갑니다. 물론 이것이 그다지 관객으로 긍정적인 느낌은 아니지만 말이죠. 인도의 분위기 그 자체를 느낄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믿음이라는 것, 그리고 광기라는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과연 용서라는 것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그리고 누가 누구를 용서하고 그에게 구원을 줄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라고 해야 할까요? 너무나도 암울하지만 그래서 더 그 본질과 의미에 대해서 생각을 할 수 있는 [카이 포 체]입니다.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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